의료IT 기업들, 코로나19에서 실력 발휘...전화처방 가능한 동네의원 655곳 실시간 연결

원격모니터링·화상진료 무상 지원, 모바일 사전문진까지..."진료는 줄어도 IT서비스 이용은 늘어"

코로나19에서 실력 발휘 나서는 IT기술 
①생활치료센터에 등장한 PHR과 원격모니터링
②의료IT기업들, 전화 진료와 모바일 서비스 지원
③전화 진료 준비하는 대학병원들, 원격의료까지?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료IT 기업들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IT기반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보유한 IT기술을 활용해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이를 통해 주력 서비스를 경험하는 이용자들을 늘리기 위해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아체온관리 앱을 서비스하는 모바일닥터는 전화 진료(전화 상담·처방)가 가능한 1차 의료기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원격의료 플랫폼을 제공하는 라이프시맨틱스, 메디히어, 인성정보 등은 전화 진료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모바일 접수 예약과 병원 찾기 서비스로 알려진 똑닥과 굿닥은 공적마스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전화 진료 시행하는 의원급 의료기관 정보 655곳 정보 제공 
전화진료 가능 의료기관을 클릭하면 위치정보 확인과 전화걸기가 가능하다. 사진=모바일닥터 

“전화 상담과 처방이 시작됐다더니, 대체 전화 처방이 가능한 병원이 어디인가요?”

지난달 24일부터 한시적으로 전화 진료(전화 상담·처방)가 허용됐지만 의사들의 참여 여부가 불투명했다. 일반인들에게 어느 병의원이 전화 처방을 시행하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소아체온관리 앱 ‘열나요’를 운영하는 모바일닥터에 “전화처방을 하는 곳이 어디인가”라는 이용자들의 문의가 많았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병원 방문을 꺼려 가벼운 질환에 간단한 약 처방만 원하는 엄마들의 문의가 대다수였다.  
 
모바일닥터 임직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문의에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전화 진료가 가장 많이 이뤄질 만한 진료과목인 내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의원급 의료기관 4곳을 선정했다. 직원들과 아르바이트생까지 붙어 일주일 내내 전체 1만여곳의 의원에 전화를 돌렸다.

아직 시행 초기다 보니 전화 진료 자체를 거세게 비판하거나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곳이 많았다. 반면 병의원 경영 상태가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전화 진료라도 해보려는 곳도 있었다. 그 결과 현재까지 4개 진료과에서 655개 의원의 참여를 확인했다.

회사 측은 '열나요' 앱에서 가까운 의원의 전화 진료 여부 확인과 전화 걸기 기능을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앱의 체온관리 기능을 활용해 자가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발열·기침 등 자신의 증상을 기록해 의료진과 상담에 활용할 수 있다. 

모바일닥터 오남수 공동대표는 “대구 지역은 환자들의 병원 방문을 꺼려 특히 전화 진료를 필요로 했다. 조사대상 의원들 중 전화 진료를 하는 대구 의원은 70%정도이고 서울, 경기는 25%정도였다. 나머지 인천, 울산, 경기 용인, 충남 등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라며 "의원은 경영이 너무 어려워 전화 진료라도 하려는 곳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현재 환자가 약국 정보를 알아서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전화 진료가 병원급에도 보다 활성화된다면 추가로 약국 정보를 안내하거나, 약국에 바로 전자처방전을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격모니터링에서 화상진료까지...전화 진료 활용 적극적으로 나서  
라이프시맨틱스 에필케어(왼쪽)과 메디히어 원격화상 진료 서비스(오른쪽)가 한시적으로 무상 제공되고 있다. 사진=각 회사 앱 

의료기관 입장에서 막상 전화 진료를 하려고 보면 정확한 환자 상태를 알아야 하고, 영상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필요성도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원격의료를 구축하던 업체들이 무상으로 전화 진료 시스템 제공에 나섰다.  

개인건강기록 플랫폼을 구축하는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 3일부터 전화 진료를 지원하기 위한 원격모니터링 시스템 ‘에필케어M’ 솔루션을 무상으로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상 의심자는 앱에서 체온, 심박수, 혈압, 혈당 등 다양한 생체데이터를 직접 기록할 수 있다. 의사가 이를 확인한 다음 전화 진료를 할 수 있다. 전화 진료 후 환자 본인부담금은 모바일 결제(PG)를 통해 수납하면 된다.

회사 측은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단순히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원격 모니터링 상태를 자동으로 전송해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한인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플랫폼을 출시하던 메디히어는 10일부터 원격 화상진료 서비스 상품을 출시하고 코로나19 기간동안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격통신 솔루션 사용료, 서버 비용, 의료기관의 플랫폼 사용료, 중개수수료, 진료비 이체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을 메디히어가 지원한다. 의사가 설정한 진료 비용은 중개와 이체 수수료 차감없이 의료기관의 계좌로 일괄이체된다.

메디히어 김기환 대표는 "팀원들의 요청으로 코로나19 상황에 도움을 주기 위해 3주일간 주말 밤낮없이 국내 서비스를 위해 개발에 매달렸다”라며 ”원격 화상진료가 전화상담의 한계를 극복하고 의료진과 환자가 보다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실제 전화 진료에 관심 있는 의료기관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외국 원격진료 솔루션 기업 인성정보는 미국 국가보훈처와 이탈리아 공공병원에서 원격의료로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을 대구 지역 요양원 100곳에 원격진료시스템을 무상지원하고 있다.  요양원 환자들의 혈당, 혈압 등의 생체정보를 측정하면 측정된 정보는 원격지 병원 의사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모니터링 중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의사는 직접 메시지를 보내거나 원격 화상진료를 한다. 

마스크 알림 앱까지 활용..병원 진료는 줄어도 IT서비스 이용은 늘어   
똑닥과 굿닥은 각자의 앱 내에 공적마스크 정보 제공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진=각 사 앱 

의료IT기업들은 코로나19로 병의원들의 진료는 줄어도 IT서비스 활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위기 상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보다는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서비스 사용을 늘리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병원 예약접수 서비스 ‘똑닥’을 운영하는 비브로스는 24일 똑닥의 코로나19 사전 문진 기능이 출시 한달 만에 이용 횟수 100만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사전 문진 기능은 병원에 가기 전에 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여부와 해외방문력을 확인해 미리 체크하는 서비스다. 또한 11일부터 시작한 공적마스크 정보 제공 ‘실시간 마스크 지도’ 서비스 이용 횟수는 일주일만에 400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2월 23일부터 한달 간 전국 똑닥 제휴 병원 1만 2000여곳의 진료 건수는 전년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모바일 병원 접수예약 서비스와 키오스크 이용 건수는 전체 진료 건수의 25%, 전년 13% 대비 2배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병원·약국 찾기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굿닥은 약국의 공적마스크 현황을 확인하는 '마스크 스캐너' 서비스를 9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굿닥은 앱 내 ‘휴일지킴이약국 정보 제공 서비스’에 이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회사 측은 출시 하루 만에 트래픽이 100만건 이상 발생하는 등 병원과 약국 찾기 앱의 사용을 자연스럽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 의료서비스 정보를 제공하는 ‘메디스캐너’를 제공하는 메디오는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다국어로 된 마스크 정보와 선별진료소 정보를 제공한다. 회사 측은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아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250만 국내거주 외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의 코로나19 대응을 가능하게 하고, 우수한 한국 의료서비스를 편리하게 경험하게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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