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직 내걸어도 지방 안가, 공공임상교수제도 충원율 16%…의사 늘린다고 해결될까?

국립대병원 교수 명예 팔아 지방의료원 봉직의 모집하려는 '꼼수' 비판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지역의 의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도입된 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이 지원자 부족으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

이들 공공임상교수는 국립대병원 소속 정규 의사지만 의료원과 적십자병원 등에 순환 근무해야 하는 데다 여건보다 임금이 적었고, 결국 의사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의대를 증원에 의사 수를 늘리고 국립대병원을 강화해 지역 의료불균형 등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의료계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총 10개 국립대병원에 150명의 공공임상교수를 모집해 전국 41개 지방의료원(35개)과 적십자병원(6개)에 배치할 계획이던 공공임상교수가 지난달 말 기준 16%인 24명만 채용하는 데 그쳤다.

구체적으로 경북대병원은 대구·경북 지역 7개 의료원·적십자병원의 모집 인원 총 15명 중 울진군의료원 응급의학과(1명), 영주적십자병원 신경외과(1명) 등 2명만 채용했고, 전북대병원은 군산의료원 등 3개 의료원 총 19명 중 3명, 충북대병원은 청주의료원 등 2개 의료원 15명 중 1명만 채용했다. 

경상국립대병원(모집 인원 14명), 부산대병원(7명), 전남대병원(15명), 제주대병원(15명) 등 4개 국립대병원은 채용 인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최근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통해 국립대병원 강화책을 내 놓고 교수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하면서 의료계는 이것이 일종의 꼼수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정부가 국립대병원 교수 정원을 대폭 늘려 교수들에게 지방의료원 출장 진료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지방의료원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방식은 지방의료원 근무 의사들에 대한 연봉 및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통해 의사 인력을 수급하는 합리적인 방법은 제쳐두고, 국립대병원 교수라는 명예를 팔아서 이름만 교수인 지방의료원 봉직의사들을 손쉽게 모집하겠다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지방 병원과 필수의료에 전공의들이 지원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수도권 생활을 원하고, 힘들고 경제적으로도 열악한 직종을 기피하는 현상이 의료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 병원의 전공의 정원을 늘리고, 비인기과로 전락한 필수의료 분야의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지방과 필수의료 분야에 전공의 지원이 늘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한 병의협은 "지방 의과대학 지역 인재 모집 확대와 전공의 배치를 연계하는 것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지도 의문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대한민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인구가 있는 곳에 일자리와 기회가 있으므로 지금도 지방 의대 출신들이 졸업 후 또는 전문의 취득 후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인구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수록 의사들의 수도권 이동도 심화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의료기관들이 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의 고용을 망설이는 이유는 필수의료 분야는 수익성이 낮고, 의료 분쟁의 위험이 높아 장기적으로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기관들이 자발적으로 필수의료 전문의 고용을 늘리게 하기 위해서는 필수의료 분야의 수익성을 높이고, 의료 분쟁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켜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보험 제도와 수가 제도 등을 포함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개혁이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