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북·전남 도의원들 "코로나 위기는 공공의대법 통과 절호의 기회" 정부 압박

전북 부지사 "복지부와 협의, 일부 반대하는 의원 지속적 설득"...전남 국장 "내부 공감대 형성, 정부에 수차례 전달"


전북도의회 예결위 회의록 발췌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라북도·전라남도 도의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국민 대위기 사태를 "공공의대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정부를 압박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2일 메디게이트뉴스가 올해 5월 4일 전라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7월 15일 전라남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 회의록 등을 확인한 결과, 정부여당이 이같이 공공의대 법안 처리를 강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전북도 의회 예결위 회의록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성경찬 위원은 "공공의대법이 약사(회의록에는 의사로 오기) 출신 두 분의 미래통합당 의원(김승희·김순례 의원 지칭)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위원은 "부지사님, 실은 지금 코로나 위기로 인해 공공의대법을 통과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코로나 위기에도 공공의대법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라는 지탄을 미통당이 받도록 집행부에서 끝까지 노력해달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또한 성 위원은 공공의대 설립 예정 지역인 전북 남원을 지칭해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를 아우르는 근방 중심에 있다"며 "(해당 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법안이 마지막 15일 전에 국회에서 어떻게든 통과될 수 있도록 강한 안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행정안전부 1급공무원인 당시 전북도 최용범 행정부지사는 "그동안 주관부처인 보건복지부하고 협의하면서 또 여야 의원들 일부 반대하는 의원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서 설립 타당성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를 해왔지만 아직 상임위(국회 보건복지위) 문턱에 있다"면서 "20대 국회 안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안 되면 코로나 이후에 공공의료체계 구축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해서 21대 국회에 하여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조속히 법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엄중한 국가 감염병 위기 사태를 공공의대법안을 처리에 이용, 자신들의 지역구 이익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행안부 등 정부 공무원들이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을 직접 찾아가 지속적으로 압박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의대법안을 강하게 반대해온 김승희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2월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정세균 총리 등 많은 곳에서 압박 전화를 받고 있다"고 토로한 것과 일맥상통하다.
 
전남도 의회 회의록 발췌 


전북도 의회는 물론, 전남도 의회에서도 '코로나 사태'를 '공공의대법안 처리'에 이용하자는 여당 소속 의원의 발언이 이어졌다. 코로나 시기라는 국가 위기상황을 '호기(好期)'라고 칭하며 지역구 의대 신설 추진에 나선 것이다.

실제 전남도 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민병대 전남도의원(보건복지환경위원)은 "현재 전남지역의 의료가 매우 취약하다. 동부권이든 서부권이든 의대를 줘야 한다"면서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어도 보건복지부든 교육부든 간에 전남이 위치를 선정하면 의대를 주겠다는 입장인만큼 전남도가 명확하게 결정, (정부에) 통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청 강영구 보건복지국장은 "전남권의 의대 필요성은 이미 정부에 수차례 전달했고 내부적으로도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 "복지부는 이에 대한 여론 수렴과정이 필요하며 전문가 집단의 여러가지 의견도 있다고 한 만큼 우리(전남도)가 먼저 나가 방향을 선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민 전남도의원은 "확실한 답을 가져와야 한다"며 "의대 설립은 쉽지 않은 문제인데, 코로나 때문에 굉장히 호기다. 그 호기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거듭 의대설립 필요성을 강조했고 강 보건복지국장은 "그렇게 하겠다.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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