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백신 트렌드 'mRNA'→'합성항원'…SK·유바이오·이노엔·차백신 등 연구 중"
노바백스 승인·내달 중순 현장 도입 이어 국내 개발사들도 유의미한 성과로 임상 순항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신기술인 mRNA 플랫폼을 활용해 빠르게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접종이 대폭 확대됐으나, 부작용 이슈가 증가하면서 3차, 4차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증가하고 있다.
17일 제약업계·증권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오랜 기간 사용돼온 합성항원 플랫폼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백신 플랫폼은 백신에서 특정 항원이나 유전정보 등만 바꿔 백신을 개발하는 기반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백신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항원은 사람 몸에서 항체를 생성하기 위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물질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생기는 경우 바이러스 항원(virus antigen)이다.
백신 플랫폼에는 ▲바이러스벡터 ▲DNA ▲RNA ▲유전자재조합(합성항원) ▲불활화 등이 있다.
이중 현재까지 상용화돼 전국민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mRNA 플랫폼의 화이자 코미나티주, 모더나 스파이크박스주와 바이러스벡터 플랫폼의 아스트라제네카(AZ) 코비드-19백신주 얀센 코비드-19 얀센주 등이 있다.
mRNA 플랫폼과 바이러스벡터 플랫폼은 빠른 개발이 가능하지만, 이전에 없던 신기술인 동시에 각종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으로 전국민이 코로나19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아야 하는데,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백신에 대한 거부감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3차, 4차 접종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안전한 백신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합성항원으로 불리는 유전자재조합 백신은 유전자재조합을 통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직접 주입해 면역반응 유도하는 것으로, 해당 플랫폼은 이미 대상포진백신, B형간염 백신이나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HPV·자궁경부암 백신) 등에서 오랜 기간 사용돼 어느 정도 안전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또한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이 가능해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해 유통할 수 있고 접종 단계에서 해동 등의 과정도 불필요해 보관에도 mRNA 타 백신 플랫폼에 비해 용이하다.
재조합 항원 단백질만으로는 면역반응이 낮을 수 있어 일반적으로 면역증강제(알루미늄염 등)가 포함된 제형이 필요하며, 오랜 기간 사용으로 안전성이 높은 백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품목허가를 받은 노바백스 뉴백소비드프리필드시린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바백스가 미국과 멕시코에서 18세 이상 성인 3만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NVX-CoV2373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 효과는 90%에 달했고 안전성에 있어선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이상반응 대부분이 경증 혹은 중등증으로 경미했다.
국내 제약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에 대한 원액 생산과 글로벌 공급을 위한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탁생산)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 생산과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어 식약처 품목허가도 신청했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플랫폼을 활용해 자체적인 코로나19 백신 NBP2001, GBP510(면역증강제 알루미늄, AS03)도 개발 중이다. 이중 GBP510을 GlaxoSmithKline(GSK)의 펜데믹 면역증강제(Adjuvant)와 혼합해 28일 간격으로 2회 근육투여하는 방식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성인 32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1/2상시험에서 면역증강제를 함께 투여한 투약군 99% 이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되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이외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말 GBP510의 합성항원 플랫폼을 활용, 사스, 코로나19, 변이주 등을 전방위적으로 예방할 범용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를 표적으로 한 백신으로, 코로나19,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등과 그에 관련된 변이주가 사베코바이러스 계열에 속한다.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유코백-19(EuCorVac-19)도 합성항원 방식으로, 국내 1/2상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안에 국내외 비교 임상3상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변이주에 대한 개발도 동시에 진행 중이며 현재 비임상단계다. 유바이오로직스 백영옥 대표는 "기존 유코백19 플랫폼을 활용해 RBD(바이러스 수용체 결합 도메인·receptor-binding domain) 항원만 교체하면 델타,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면서 "제조 공정과 제조처가 모두 동일하고 기존 허가된 안정성 시험도 활용 가능해 신속하게 진행 가능하다"고 밝혔다.
HK이노엔이 임상1상을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IN-B009주 역시 유전자재조합 플랫폼을 활용한 백신이다. 이는 표면항원 단백질의 N-말단 부위에 세포 투과 펩타이드(Cell Penetrating Peptide, CPP)를 추가로 발현시켜 세포 내로 단백질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한양증권 오병용 애널리스트는 "합성항원은 일반적으로 mRNA 대비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안전성은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정부 역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조한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4000만회를 선구매해둔 상황이다. 지난해 백신 트렌드는 mRNA였다면 올해는 합성항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차백신연구소도 오랜기간 합성항원 백신 제조 시 반드시 첨가돼야 하는 면역증강제(adjuvant)인 L-pampo기술을 자체 개발해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항원 개발사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 CVI-CoV-001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글로벌 상용화된 합성항원 백신용 면역증강제는 GSK의 ‘AS01~04’ 시리즈, Dynavax의 ‘CpG’, 노바티스의 ‘MF59’ 등이 있는데, 자체 비교연구를 통해 L-pampo의 면역원성의 우수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차백신연구소는 L-pampo와 또다른 면역증강제 Lipo-pam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면역증강제의 기술이전을 주 사업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항암백신 개발사 애스톤사이언스에 L-pampo를 기술이전했으며, 현재 20여개 기업과 기술이전의 전 단계인 mta(물질이전 계약)을 맺고 기술이전을 협상 중이다.
또한 자체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B형간염백신, 대상포진백신, 면역항암제, 항암백신 등의 R&D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B형간염 치료백신 CVI-HBV-002는 현재 임상2b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1/2a상 2년 장기추적 결과에 따르면 24명 중 5명에서 S항원 50%이상 감소를 확인했고 이중 2명에서 99% 감소로 완치수준의 결과를 냈다. 기존에 B형간염백신의 무반응자를 대상으로 예방백신임상(1상)도 진행 중이다.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으로 개발 중인 CVI-VZV-001는 자체면역증강제로 개선해 통증을 없앤 것이 특징이며, 올해 초 임상1상시험계획(IND) 승인이 이뤄지면 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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