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김동석 회장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큰 틀을 다루고, 13만 의사들의 총의를 모아야"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의 대선 정책제안서는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큰 틀을 다뤄야 하고, 13만 의사회원들의 총의를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즉각 폐기하고 회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18일 ‘의료정책연구소의 대선 정책제안서에 대한 대한개원의협회의 입장’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의협의 대선 정책제안서에 대해 네 가지 문제점을 짚었다. [관련기사=]
김 회장은 첫째, 의협의 정책제안서는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큰 틀을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역대 대선마다 의협이 각 후보 캠프에 정책제안서를 보냈지만, 제대로 채택된 사례가 없었다”라며 “대선 캠프에서는 보다 큰 국민적 보건의료의 사안을 다루고, 의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제안서를 내심 바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때마침 방역 위기에서 보여준 의료진의 노고와 역할을 부각시키고, 의료계가 중심이 되는 보건의료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둘째, 보건의료의 큰 청사진을 그리려면 13만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의협의 정책제안서는 13만 회원들의 뜻을 모아 치열한 논의를 거쳐 추려내고 정제돼야 한다. 의료계의 각 직역에 따라 의견이 다르거나 상충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공통된 관심사를 찾아 현행 의료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을 마련하여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대선 캠프에 받아들여져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금 의료정책연구소(의정연)의 대선 정책제안서는 의협의 정책제안서인가, 아니면 의정연의 정책제안서인가. 의정연 연구가 의협의 대선 정책제안서가 되려면 의협의 의사결정 절차를 밟아서 공식적인 정책제안서로 채택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의협의 대선 정책제안서는 의정연 소장의 소신이나 의정연의 연구 안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회원이 바라는 바를 정책으로 정하고 제안을 해야 한다"라며 "대개협이 문제점을 지적하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바로 수정 보완해야하는데, 대개협의 우려가 기우라고 백안시하며 반박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또한 의정연의 정책 제안서가 아닌 의협 정책제안서인데, 의협 대외협력이나 정책파트에서 답변을 하지 않고 의정연 소장이 반박하며 나서는 것이 올바른 회무 절차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의협은 셋째, 의협의 대선 정책제안서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대개협과 각 전문과 의사회는 2021년 8월 정책제안을 하라는 공문을 받았을 뿐 이후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이나 정책에 대한 내용도 받아본 적이 없다. 정책제안서가 마련됐다면 초안이 완성된 후 각 직역과 지역 의료단체에 보내서 의견을 듣고 수정 첨삭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회장은 이어 “대선 정책제안서라면 설명회 등을 통해 회원들께 공개하는 절차가 수반돼야 한다. 회원들의 뜻과 맞지 않는 것이 있다면 당연히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의정연의 정책제안서 중 회원 다수의 뜻과 거리가 있는 예로 일차의료와 의료전달체계 왜곡을 들었다. 의료기관을 '초급성기-급성기-회복기-만성기' 의료전달체계로 전환하자는 주장에 대한 것이다.
김 회장은 “이는 과거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가 주장했던 의료전달체계 개편안과 유사하다. 아직 의료계의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고 특히 개원가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폐기되거나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제안서에는 전문의원, 요양의원, 회복병원, 통합의료돌봄법안 제정 등의 제안이 있고, 일본의 개호의원과 재택의료, 지역포탈케어시스템의 설명이 있다”라며 “심각한 저수가로 왜곡된 우리 의료의 현실에서 사정이 다른 외국의 제도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고, 의료계 내의 동의를 얻지 못한 요양의원 등의 제도 도입을 대선 캠프에 덜컥 제안한다는 것은 매우 당혹스럽다”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넷째, 논란이 많은 제안서는 즉각 폐기하고 원점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김윤 교수의 주장과 유사한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은 이미 4년 전 의료계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는데, 정책제안서에 다시 올라온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며 "대개협은 깊은 우려와 함께 즉시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해당 사안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면 공식적인 회의는 물론이고 설명회나 여론조사 등을 통해 민의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의료계 내에는 각 산하단체들은 물론이고 KMA 폴리시 등을 비롯한 많은 정책 생산 기구들이 있다. 대선 정책제안이라는 막중한 임무는 전체 의협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특별위원회 등 새로운 기구를 구성해 의정연의 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의견들을 받아들여 보다 폭넓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만의 목소리가 담긴 지엽적인 주장보다 일차의료와 필수의료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하고 방역위기나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의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선 굵은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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