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협 "서울대병원, PA 160명 합법화 시도 즉각 철회하라"

"임상전담간호사로 명칭 대체하고 간호부에서 진료부로 소속 변경...불법 행위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17일 성명을 통해 "서울대병원은 불법적인 PA 합법화 시도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불법 행위에 대해 국민과 의료계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밝혔다.

병의협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상급종합병원 및 대형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의사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의료보조인력(PA)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그 분야도 의사 고유의 영역으로까지 넓어지는 등 불법의 정도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에 병의협은 "불법 PA 의료행위는 의료인 면허체계의 붕괴, 의료의 질 저하, 의료분쟁 발생 시 법적 책임의 문제, 전공의 수련 기회 박탈, 봉직의사의 일자리 감소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높기에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그동안 빅5 병원 불법 PA 의료행위 고발, 불법PA 의료행위 신고센터 운영, 보건복지부 행정처분 의뢰, 불법 PA 의료행위 관련 수사기관 자문 등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불법 PA 의료행위가 근절되지 않았던 이유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불법 PA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의지가 없었고, 대부분의 PA가 근무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및 대형병원들이 불법을 멈출 의사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대병원의 PA 공식화 방침이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병의협은 “서울대병원은 PA를 정식으로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역할과 지위 및 보상체계 등을 가동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서울대병원은 PA를 임상전담간호사(Clinical Practice Nurse, CPN)라는 용어로 대체하고 이에 대상이 되는 160명의 PA를 간호부 소속에서 진료부 소속으로 바꿔 양성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이는 공공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대병원이 현재 법적으로 불법인 행위를 공공연히 하겠다고 선언한 어이없는 행태다. 앞으로 불법인 PA 의료행위를 합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지난 12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불법 PA 의료행위를 폭로한 좌담회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및 대형병원 내에서 이러한 불법행위가 만연해져 있음을 알렸다. 이 일이 있는지 5일 만에 이뤄진 서울대병원의 이번 조치는 불법 PA 인력들의 폭로나 내부고발을 달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체 의료계의 모범이 되고 정도를 걸어야 마땅한 서울대병원이 앞장서서 불법을 자행하고 이를 뻔뻔하게도 공식화시키는 모습을 보면 현재 대한민국 의료가 얼마나 왜곡돼 있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알 수 있다"라며 "지금까지 불법 PA 의료행위 근절을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던 병의협은 이번 서울대병원의 불법적인 조치를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 이에 서울대병원에 불법적인 PA 합법화 시도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이러한 결정을 주도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의협에는 김연수 병원장의 불법 행위에 대해 윤리위원회 회부를 통한 징계를 요청한다"라며 "서울대병원 불법 행위에 감사원 감사청구, 법적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또한 의료계 단체들과 연대해 불법 PA 의료행위의 합법화 시도를 무산시키고, 관련자들의 법적 처벌이 이뤄지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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