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검사확대 두가지 카드 모두 '삐걱'…정부 대책은 예정대로만?

AZ·얀센 백신 혈전 부작용 소식에 국민 신뢰도 하락…자가진단키트도 비용-효과 지적 여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만에 700명대에 진입하면서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백신을 통한 안정적인 집단면역 형성과 진단검사 확대다. 사진=보라매병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만에 700명대에 진입하면서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방역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혈전증 연관성이 공식적으로 확정되면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지속되면서 백신 접종율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 백신의 부작용 문제까지 붉어지면서 향후 백신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이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자가진단키트의 민감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정부가 방역대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교사·돌봄인력 접종 동의율 70% 그쳐…AZ·얀센 백신 삐거덕 "국내 도입 계획은 유지"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31명으로 지난 4월 7일 700명 기록 이후 500명대까지 감소하는 듯했지만 엿새만에 다시 700명대에 진입했다.  

특히 4월 둘째주 감염재생산지수는 1.12로 향후 더 큰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일명 '깜깜이' 확진자 수도 28.2%로 3주 연속 상승세에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4차 유행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백신을 통한 안정적인 집단면역 형성과 진단검사 확대다. 

그러나 유럽의약품청(EMA)이 지난 7일 AZ 백신과 비정상적 혈전 부작용의 연관성을 공식 인정하면서 백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EMA 약물안전성관리위원회(PRAC)는 백신과 혈전 질환의 인과성을 인정하면서도 특정한 위험요인은 발견하지 못했고 유추 가능한 발생 기전은 헤파린 유도 혈소판감소증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부작용보다 백신 접종에 따른 이득이 많다는 판단 하에 AZ 백신 접종 대상에서 30세 미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연령층은 접종을 재개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국민들 사이에서 AZ 백신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면서 접종 동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특수학교 교사와 유치원·초중고교 보건교사 등 학교·돌봄인력 종사자의 접종 동의율은 70%(5만9천365명 중 4만1천535명)로 다소 낮은 편이다. 

최소 전 국민의 70%가량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어야 집단면역이 가능한데 이를 위해 적어도 국민의 80~90%는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국내 구매계약 수량이 600만명분에 달하는 약센 백신도 부작용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3일(현지시간) 약센 백신이 혈전 발생 부작용이 있다며 백신 접종을 즉각 중단시켰다. 

미국에서 얀센 백신을 접종 한 이들 중 6명이 혈전 부작용을 겪었다. 이들은 모두 18~48세 여성으로 1명은 숨지고 1명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개발 기간이 줄어들어 일찍 접종이 시작된 점과 별개로 이상반응 개선 과정이 없었다는 점은 뼈아프다"며 "논란이 되고 있지 않은 화이자 백신도 2차 접종을 하다보니 만만치 않은 이상반응 발생이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는 백신접종율을 올릴 수 있는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얀센 백신과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수본 백영하 백신도입총괄팀장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약센 백신의 미국 접종 중단과 관련해 아직 국내 도입 계획의 변경은 없다"며 "질병관리청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안전성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자가진단키트, 반복 검사하면 민감도 보완?…"신뢰도 낮고·비용 부담 가중될 것"
손영래 사회전략반장. 사진=보건복지부

정부가 내놓은 또 다른 카드인 진단검사 확대도 자가진단키트가 낮은 민감도로 인해 선별검사용으로 부적합하다는 논란이 커지며 수렁에 빠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정부에서도 자가진단키트를 일상 속 시설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오히려 낮은 정확도로 방역체계의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려가 나오자 오세훈 시장은 자가진단키트로 반복 검사를 지속하면 낮은 민감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반복 검사로 민감도를 올릴수 없고 오히려 비용적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중식 교수는 "자가진단키트의 정확성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자가진단키트를 저렴하게 공급해도 만원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적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부회장은 "자가진단키트는 정확성이 떨어져 효과가 없다. 또한 현재 검사를 많이 한다고 유행을 줄일 수는 없다. 미국이나 영국이 검사를 많이 했지만 결코 유행을 줄 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검사를 많이 한다고 해도 반복되는 유행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무증상 감염이 많은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각 지자체별로 전수조사, 선제조사를 했지만 검사 양성자 비율이 0.6-02%로 효율성이 없었다"며 "더 많은 검사에 대한 부담을 떠 안기보단 그 동안의 역학자료를 바탕으로 검사의 기준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검사 민감도 부분에 여러 의견이 있다. 민감도가 낮다는 의견은 음성이라도 진짜 음성인지 확신할 수 없고 양성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양성으로 나온다면 즉시 PCR 검사를 해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이런 의견에 대해 검사 민감도가 낮아도 여러차례 반복하면 된다는 전문가도 있다. 자가진단키트의 장점은 신속하고 간편하게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현행 검사의 보조적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민감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고위험시설이나 주기적인 선제검사가 필요한 영역은 계속 PCR검사를 유지한다"며 "학교 교직원이나 민간시설 중 콜센터 등 위험한 시설은 매주 1회 PCR 검사를 하기에 대상층이 많고 부하가 크기 때문에 자가진담키트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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