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청장 "예방접종률 2%에 불과한데 백신 수급도 불안정...연말까지 방역체계 강화"

올해 말까지 접종률 70% 달성 목표...mRNA 플랫폼 확보·국내 백신 개발사 지원 등 백신 확보에도 총력

 사진 = 왼쪽부터 우준희 의학한림원 코로나19특별위원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온라인 공동포럼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600명대 이상을 기록하는 동시에 백신 접종률은 2% 이하에 수급마저도 불안정해지고 있어 4차 유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9일 COVID-19와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미래를 주제로 한 제23차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이 같은 현황에 따라 접종률 확대와 백신 확보 전략 수정, 그리고 올해 말까지 마스크 착용 의무화·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의 방역수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 지난해 11월 3차 대유행을 기점으로 매일 5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며칠새 600명대 이상으로 일일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누적 확진자 수는 10만 8000여명, 사망률(치명률)은 1.65%를 기록했다.

정 청장은 "주요 국가 대비 코로나19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낮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 1.0%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이는 검사, 추적, 치료라는 3T 전략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효과적인 진단체계 구축과 민관 협력을 통해 조기에 검사 역량을 확대했고, 빠르게 확진자, 접촉자 분류가 이뤄지면서 추가 전파 가능성을 차단했다. 투명한 소통과 정보 공유를 통해 전국민적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참여를 유도한 것이 긍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청장은 "역학조사 등 방역대응 인력과 의료진이 부족하며 병상, 특히 고령환자와 중환자, 특수환자(정신질환, 투석, 요양병원) 등의 병상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사회경제적 피해와 국민적 피로도 증가에 따라 방역수칙 수용성이 저하되는 한계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3차 유행 후 400~500명대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2월 중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일일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숨은 감염자의 증가로 지역사회 감염 역시 급증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영국(280명), 남아공(42명), 브라질(8명) 변이바이러스 감염자가 늘어나고 최근 캘리포니아, 뉴욕, 영국, 나이지리아 등에서 신규 변이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국내 지역사회 유입·전파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 2021년 코로나19 대응전략 정은경 청장 발표 자료 갈무리.

정 청장은 "올해 코로나19 대응 전략은 방역과 의료대응을 강화하는 동시에 예방접종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경각심과 수용성 약화로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이행력을 다시금 확보하겠다. 이를 위해 지속성, 효율성, 효과성, 수용성 기반으로 사회적 거리두리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하는 동시에 조기 환자 발견을 통한 감염기간을 단축을 위해서 검사체계를 정비하겠다"면서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선제 검사를 확대해 조기 진단과 격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재 의료체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예방접종률을 높여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 안에 고위험층을 우선 접종하고 하반기 전국민 70%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정 청장은 "아직 접종률은 인구의 2%에 불과하고 여기에 백신 수급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게다가 접종을 받아도 전파 차단율이나 면역 지속력 등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올해 말까지는 예방접종 70% 달성과 동시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 기존 방역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백신 확보에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국내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청장은 "현재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파이프라인은 5가지(합성항원 2개·바이러스벡터 1개·DNA 2개)다. 대부분 1상에 머물러 있고 빠른 게 2a상인데, 성공가능성이 높고 1·2상 데이터가 좋은 백신을 선정해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제적으로 면역대리자 ICP를 통한 임상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TF를 만들어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면서 "최근 신종감염병 대응에서 가장 빠른 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mRNA'의 기술 플랫폼의 확보 방안도 추진 중이며, 외국과의 공조, 국내 연구자 네트워크 등을 통해 핵산백신(mRNA, DNA) 개발도 같이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응 방안도 공개했다.

정 청장은 포스트 코로나 대응 전략을 ▲방역 역량 강화 ▲의료 대응 역량 강화 ▲R&D 역량 강화 ▲민관 협력체계 거버넌스 강화 등 크게 4가지로 분류했다.

방역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감염병 위기징후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신종 감염병 진단법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위기시 인프라 신속가동체계를 마련하고, 역학조사 역량과 역학조사 정보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검역-역학조사- 환자정보-접촉자 등 통합관리, 지자체와 민간 전문인력과 조직 투자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병상, 인력, 시설, 장비 확보하고, 인력에 대한 교육 훈련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의료대응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임상연구를 통해 최적의 표준 진료지침도 마련할 방침이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치료제, 백신의 조기 개발 역량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R&D 역량 강화와 민·관·산·학·연·병 연구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방역 전략과 정책 수립을 위해 감염병 역학·정책 등의 연구도 강화할 것"이라며 "중앙- 지자체, 전문가,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민관 협력체계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국제 기구, 주요국과의 협력체계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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