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의협 회장 선거 1차투표, 눈 여겨 볼 관전포인트 4가지

2위와 2100표 차이, 임현택 후보의 약진과 교수 표 독식한 박인숙 후보…이탈표 잡는 후보가 결선 이긴다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1차 투표 결과. 사진=대한의사협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어려운 시기에 펼쳐진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1차 투표가 마무리됐다. 66.46%라는 역대급 투표율과 함께 향후 당선될 차기 회장이 의대정원 증원 저지 등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1차 투표지만 여러 관전포인트가 존재한다.  

우선 눈여겨 볼 대목은 '임현택 후보의 약진'이다.  1차 투표 결과, 임 후보는 1만2031표를 얻으며 35.72%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임 후보가 생각 보다 많은 표를 가져갔다는 게 복수 관계자들의 평가다. 숨어 있는 이른바 '샤이(Shy)' 개원의 표가 예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임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41대 회장 선거 1차 투표와 비교해봐도 두드러진다. 당시 임 후보는 1차에서 1위을 차지하긴 했지만 득표율은 29.83%(7466표)에 그쳐 30%를 넘지 못했다. 2위인 이필수 후보와의 표 차이도 700여표에 불과했다. 

즉 지난 선거와 비교해보면 임현택 후보가 1차 투표 1위인 것은 대동소이하지만 당시 보다 2위를 기록한 후보와 격차는 더 크다는 게 차이점이다. 2위 주수호 후보와 임현택 후보와의 표 차이는 2185표다. 

'박인숙 후보의 선전'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이번 1차 투표는 사실상 임현택, 주수호, 박명하 후보의 '3강' 구도였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박인숙 후보는 이번 1차 투표에서 15.54%(5234표)나 얻어 16.83% 득표를 얻은 3위 박명하 후보와 1%p 차이에 불과했다. 

박인숙 후보의 선전은 66.46%라는 역대급 투표율과도 관련이 있다. 

이번 선거는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등으로 인한 전공의와 교수 사직 사태가 얽혀 있는 만큼, 평소 의협 회장 선거에 관심이 적었던 전공의와 교수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즉 예상보다 교수 직역 참여가 늘어나면서 시니어 교수 지지세가 높은 박인숙 후보가 선전하는 그림이 만들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1차 투표 결과를 통해 결선 표심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을까. 결선투표 결과는 떨어진 박명하, 박인숙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회원들 마음을 어느 후보가 흡수할 것인지 여부에 달렸다. 

이 관점에서 보면, 임현택 후보에 비해 주수호 후보가 이탈표 흡수면에서 미세하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확고한 강경 지지층을 갖고 있는 임현택 후보에 비해 주수호 후보가 중도 확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박명하, 박인숙 후보 득표 수를 합치면 1만903표(32.37%)에 달한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박명하 후보 지지층인 서울시의사회 등 지역 개원의 회원들은 임현택 후보 보단 상대적으로 주수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측했다.  

반면 박인숙 후보를 지지했던 교수 직역 표심은 일부 기권하거나 임현택, 주수호 후보에게 각각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1차 투표 결과, 1~2위 후보간 격차가 생각 보다 크다는 것이다. 임현택 후보가 주수호 후보에 비해 예상보다 많은 '2000표 이상'으로 달아나면서 이대로 승기를 굳힐 가능성도 엿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임현택 회장은 주수호 후보에게 예상 보다 많이 쏠린 전공의 등 젊은의사 이탈 표심을 되돌릴 수 있는 방향으로, 주수호 후보는 사표가 된 박명하·박인숙 후보 지지층을 더 세밀히 공약하는 방향으로 결선 투표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결선 투표에서 표 확장성은 주수호 후보가 미세하게 앞서지만 1차 투표 결과 임현택 후보가 크게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 최종 선거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게 됐다"며 "어느 한쪽이 이기더라도 근소한 차이로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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