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전공→의대진학 허용? "자율전공이 의대입시반으로 변질될 것"

교육부 이주호 장관, 의대쏠림 완화 위한 방안으로 언급…의료계∙입시업계 "부작용만 발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교육부가 각 대학들이 신입생의 30%를 자율전공으로 뽑고 일부는 3학년이 될 때 의대 진학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율전공 입학 후 의대 진학 길을 열어줌으로써 의대쏠림 현상을 완화시키겠다는 취지인데, 의료계와 입시업계는 부작용만 커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

SKY 입학 2000여명도 의대 노리고 중도 이탈…자율전공→의대 진학 검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적어도 대학 신입생의 30%는 최대한 전공 선택의 자유를 주고 의대정원이 생기면 그것도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자율전공에서 2년을 가르치고 의대를 선택하게 하는 선택권을 주면 우수한 아이들이 일단 자율전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달 종로학원이 대학정보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중도 탈락자는 2131명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았다. 2019년 1339명이던 중도 탈락자는 꾸준히 증가해 4년만에 800명가량 늘었다.
 
입시업계에서는 이처럼 상위권 대학들에서 중도 이탈자가 많아지는 이유로 의대쏠림 현상을 지목한다. 특히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선언하면서 향후 의대를 지망하는 학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의료계와 입시업계는 의대쏠림 완화를 위한 방안으로 자율전공학부 입학 후 의대 진학 허용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입시업계 "의대쏠림 해결책 안 돼"…대통령실 "계획 없어, 교육부 질책"
 
안덕선 전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 부회장은 “자율전공으로 입학해 의대 진학이 가능해지면 자율 전공이 의대편입 준비반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의대 통합 6년제와도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장성구 전 대한의학회장도 “자율전공학부는 의대 편입의 중간 다리가 돼서 해당 대학 교육이 엉망이 될 것”이라며 “또 제도는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의대 본과 1학년에 매년 일정 수의 편입생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지도 문제”라고 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자율전공으로 입학했다가도 의대를 가기 어려워졌다고 생각되면 바로 반수나 재수를 해 대학을 옮겨버릴 것”이라며 “의대 진학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그 학교에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최근 의대쏠림으로 이공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데, 이 문제는 이공계 자체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교육부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자율전공 입학 후 의대로 진학하는 것은 몇몇 대학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를 이야기한 것으로, 교육부 차원에서 정책방안으로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도 "교육부 장관이 언급한 자율전공 입학 후 일부 의대 진학 허용은 정부에서 전혀 검토되지 않았고 그럴 계획도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불필요한 언급으로 혼란을 야기한 교육부를 질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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