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의정갈등 이후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연구용역 진행됐지만…"이행된 것 없어"

전공의 추가모집 안 하면 정원 감축, 전공의 TO가 무기인가…수련 개선 의지 없다고 봐야

사진 왼쪽부터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 최창민 전국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이봉근 한양대병원 수련교육부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수련병원 교수들이 26일 "정부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의지가 전혀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전공의를 값싼 노동자로만 인식하고 정치적 목적에 따라 전공의 정원(TO)을 입맛에 따라 조정하고 있다는 취지다. 

특히 2020년 9.4 의정합의 이후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연구용역까지 진행됐지만 연구에서 제안된 내용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의사 대토론회'에서 "전공의는 근로자, 피교육자의 지위가 공존한다. 그러나 정부는 필요에 따라 이들의 지위를 20년간 악용해 왔다"며 "이후 2020년 전공의 단체행동 이후 전공의 수련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부가 2000만원 용역과제를 냈고 당시 해당 과제를 직접 맡았아 진행했다"고 입을 뗐다. 

최 위원장은 "연구를 진행하고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결국 정부는 최종보고서 채택 조차 하지 않고 연구는 그대로 묻히게 됐다. 당시 보고서에서 수련환경 시간, 여성전공의 출산 등과 관련한 인력 백업 등 제도, 수련비용 국가 책임 등이 요구됐다"며 "미국은 1년에 전공의 수련을 위해 150억 달러를 쓰는데 그정돈 아니어도 중요한 과에 대해선 정부가 우선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주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긴 커녕,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전공의 추천 인사를 추가하자는 주장을 거부하고 정부 인사를 더 넣겠다고 해서 전공의를 좌지우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며 "전공의 수련 환경을 조사할 수 있는 독자적 기구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 의학교육평가원을 없애려는 것을 보면 쉽진 않아 보이지만 전공의 수련과 관련된 독자적 권한을 갖고 있는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정책 방향에 따라 너무 쉽게 전공의 TO를 조율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전공의 TO는 관련 단체들이 많은 논의를 통해 최상의 교육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되는데 이런 논의를 무시하고 손바닥 뒤집 듯 TO가 변경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부 정책을 보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은 안중에도 없다는 게 교수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봉근 한양대병원 수련교육부장은 "전공의 추가 모집을 하지 않겠다는 병원은 전공의 정원을 감축하겠다고 한다. 이 문제가 전공의 교육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얼마 전엔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기계적으로 조정했다. 비수도권은 당연히 교육 환경이 수도권에 비해 좋지 않다. 그런데 당장 정원만 더 가게 하는 것이 전공의 교육을 위한 일인가. 정부가 전공의 TO를 너무 쉽게 조정하고 바꾼다"고 지적했다.   

이 교육부장은 "더욱이 이젠 학위가 없더라도 개원의를 교수로 채용하다고 한다. 이런 일들을 봤을 때 정부가 전공의 교육에 관심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정부는 전공의를 컨트롤할 자격이 없다"며 "단순히 전공의를 일꾼 정도로 취급하고 억눌러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인턴 전담 지도전문의를 전적으로 국가가 지원해달라는 요청도 제기됐다.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미국은 지도전문의가 전공의 교육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업무시간의 30~40%를 전공의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병원 수련교육 부서가 인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낮다. 이로 인해 피수련자의 개별적 교육수요가 적절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각 개별과에서도 인턴 교육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어려운 구조라 인턴은 소속감이 결여돼 있어 방임되기 쉽고 환자 진료에 대한 책임이 없이 병원에서 필요한 잡일을 하게 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박 이사는 "현재 수련환경 평가는 수련병원 시스템, 인턴 만족도 등을 평가하지만 인턴 역량 성취 평가는 부재하다. 각 과별로 인턴 수련을 담당하는 담당교수가 부재하다 보니 인턴들끼리 족보 형식으로만 인수인계를 하는 문제가 있다"며 "당장 각 과별, 특히 필수과는 지도전문의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도전문의는 승진 가산점, 진료 경감, 교육점수 등 적절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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