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교섭’ 시동 거는 의대교수들, 노동자로서 목소리 낸다

전국의대교수 노조 하반기 목표로 단체교섭 준비···아주의대 교수노조 6월초 교섭 시작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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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과대학 교수들이 노동자로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각 의대와 대학병원에서 변화를 예고하는 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노동조합이 최근 정부로부터 공식 노조로 인정을 받고 하반기 단체교섭을 위한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의대교수 노조는 지난 4월말 창립총회를 연 데 이어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으며 본격 활동을 위한 사전 작업을 마쳤다.

김장한 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하반기부터 각 지회 차원에서 대학과 단체교섭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며 “단체행동권이 없는 교원노조의 특성상 단체교섭의 의미가 더욱 큰 만큼 신중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의대교수 노조에 가입한 노조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10개 의과대학에서 총 11명이다. 빅 5병원을 보유한 의과대학 중에서도 서울의대, 울산의대, 가톨릭의대 교수들이 포함돼 있는 등 교섭이 시작된다면 의료계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수들로선 단체교섭을 포함해 노조 활동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실제 교섭 개시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김 위원장은 “재정적으로 여의치 않아 노조 규약도 교수들이 직접 공부하며 만드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실제 단체교섭에서 어떤 내용들을 다룰 수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노조를 필요로 하는 교수들의 목소리가 모여 출범한 만큼 노조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자기 시간을 쪼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대교수 노조에 앞서 지난 3월 전국 의대 최초로 단위노조를 설립했던 아주의대 교수노동조합은 늦어도 6월 초부터 학교 측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전망이다.

아주의대 교수노조는 지난 4월30일 학교법인 대우학원에 교섭 요구서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해 수원지법에 단체교섭 요구사실 공고 이행 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다.

이에 대우학원은 5월14일부터 전날(20일)까지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정식 공고했으며, 이후 확정 공고를 거쳐 구체적인 교섭 일정을 조율하게 된다.

아주의대 교수노조 노재성 위원장은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6월초부터는 교섭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며 “휴가 문제를 포함해 노조가 일반적으로 단체교섭시에 요구하는 사항들이 테이블 위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교섭이 개시될 경우, 아주의대 교수노조는 의대교수 노조로서 학교 재단 측과 협상에 나서는 첫 사례가 되는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노 위원장은 “아주의대 교수노조의 교섭 사례가 다른 의대교수 노조들의 모델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면서도 “교섭에 대해 큰 부담은 없다. 오히려 학교 측이 더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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