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다원검사 다양한 생체신호 볼 수 있지만 장기 측정 불가…액티워치, 환자 움직임 감지해 장기 측정 가능성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기술이 다변화되면서 수면장애에 따른 검사 방법도 다양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수면 모니터링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무엇일까.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대한수면연구학회 차기 회장)는 지난달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서울대의학연구원 감각기관연구소, 한국수면기술협회가 주최하는 '재택 수면 모니터링을 위한 자가 수면 데이터 구축과 활용' 세미나에서 다양한 수면 모니터링 방법을 소개했다.
수면다원검사, 수면 문제 포괄적 접근 가능…평상시와 다른 환경 '한계도 지적'
정 교수에 따르면 현재 대표적인 수면 모니터링 방법은 수면다원검사(PSG)와 웨어러블 기기인 액티워치(Acti watch)가 있다.
먼저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에 발생하는 질환이 보통 일반적인 질환처럼 한 장기의 문제라기보다는 여러 장기의 복합적인 문제로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수면 중 질환들을 진단하기 위해 다각적인 검사 장비들이 동원된다.
구체적으로 뇌기능 상태를 알기 위한 뇌파 검사(EEG), 눈 움직임을 보기 위한 안전도 검사(EOG), 근육 상태를 알기 위한 근전도 검사(EMG), 심장 리듬을 보기 위한 심전도(ECG), 전체적인 상태를 보기 위한 비디오 촬영 등을 같이 시행된다.
대개 하룻밤 정도 수면을 취하면서 검사를 하는데 이 검사의 장점은 인체에 방사선 등의 노출이 없는 안전한 검사들로 이뤄져 있으며, 하룻밤의 장기간 검사를 하기 때문에 수면 중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가 여러 장비를 몸에 부착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잠이 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평상시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검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일상적인 수면패턴과 다를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정 교수는 "수면다원검사는 다양한 신체신호를 잡아낼 수 있고 정확한 수면의 질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수면호흡장애, 과다수면증 이상운동, 사건수면 등 상황에서 활용된다"며 "다만 장기 측정이 불가능하고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액티워치, 장기간 측정 가능 '최대 장점'…"모션리스 상태는 포착 어려워"
반면 손목에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형태인 액티워치는 수면장애 환자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빛과 온도 등을 측정해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면다원검사처럼 여러 생체신호를 알아낼 순 없지만 장기 측정이 가능해 일상적인 수면습관이나 일주기리듬을 파악하는데 효과가 높다.
정 교수는 "액티워치는 최대 두 달까지도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일주기리듬장애나 불면장애 등에서 많이 쓰이며 보통 임상에선 액티워치만으론 정확한 데이터 수집이 어렵기 때문에 자가진단 격인 수면일기 등도 함께 작성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현재까지 웨어러블 기기로 수면 모니터링을 할 때 최대 난제가 남아 있다. 환자가 자려고 누운 상태에서 잠이 들지 않았지만 자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미동 없이 장기간 누워있으면 환자가 자는 상태인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액티워치 등 액티그라피(Actigraphy, 활동기록기) 기기는 환자의 정서적인 부분도 예측이 가능하다.
정 교수는 "액티워치를 통해 미래 수면 상황을 예측하거나 우울증을 진단하는 사례도 있다. 보통 치매 초기에 수면이 불규칙하거나 낮밤이 바뀌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또한 우울증이나 정서장애를 앓고 있을 때도 활동성이나 바이오리듬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액티그라피 데이터 구축 전략도 함께 논의됐다. 특히 환자가 자가 수면 데이터 측정 과정에서 오류를 범하거나 기기 혹은 기술적 문제로 데이터가 저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쟁점이었다.
아워랩 윤원혁 기업부설연구소장은 "아워랩 같은 경우 검수단위를 시리얼넘버별로 하고 있는데 현재 자가 수면 데이터 저장 기술 상 환자가 하루정도 측정을 빼버려도 데이터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기 때문에 바로 알 수없다. 추후 데이터를 열어보고 값 변화를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신현우 이비인후과 교수(한국수면기술협회장)도 "현재 매일 기록되는 자가 수면 데이터에 공백이 생기면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애매하다. 어떤 병원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매일 환자에게 전화해서 데이터 공백을 줄이는 곳도 있다"며 "이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의료기관 입자에선 엄청난 비용이고 스트레스다. 현재로선 데이터 공백이 생겨도 귀책사유가 환자에게 있는지, 기술적 오류인지 증명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에이슬립 홍준기 최고기술경영자(CTO)는 환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 자가 수면 데이터를 측정할 때 다른 어플리케이션과의 상충 문제도 제기했다.
홍 CTO는 "스마트폰으로 사운드 데이터를 녹음해 저장 과정에서 녹음 자체는 큰 문제가 없으나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틀거나 동영상을 재생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섞일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아이폰의 경우 다른 어플리케이션 소리를 최대로 줄일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안드로이드는 이런 기능이 없다. 현재 데이터 생성 과정에서 다른 어플 실행을 막는 기능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정기영 교수 발표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각색한 내용이다.
Q. 액티워치 등 액티그라피 장비 가격대 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장비는 시간이 갈수록 기술이 평준화되면서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이다. 특히 기술만 보면 센서 자체엔 큰 차이가 없지만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퀄리티가 차이나는 경우는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알고리즘이 고도화돼 있는지, 이를 바탕으로 임상에서 바로 적용이 가능한지가 가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Q. 액티워치는 손목에 센서를 다는 형식이고 수면다원검사는 가슴 쪽에 센서를 부착한다. 가슴 부착 센서론 수면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은 가슴 쪽 센서가 불리하다. 가슴 부착 센서는 몸통 자체가 움직여야 움직임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미세한 움직임은 감지하기 어렵다. 즉 수면 상태에서 미세한 모션들을 판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사료된다.
Q. 액티그라피 측정 시 너무 많은 데이터가 수집되다 보니 오히려 유의미한 데이터를 놓치는 경우는 없는지?
보통 데이터 측정 시 30초 샘플링을 많이 한다. 만약 이를 10초 간격으로 한다고 가정하면 측정기간이 짧아지면서 배터리 소모도 너무 많고 축적되는 데이터 상으로도 매우 큰 이득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30초에서 최대론 1분정도 샘플링을 많이 하는 추세다.
Q. 예전엔 액티그라피 데이터를 XY축으로만 측정했지만 최근엔 정교함을 위해 Z축까지 활용하는 움직임이 있다. 이를 통해 수면 모니터링 측면에서 추가적으로 이득볼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액티워치가 수면 모니터링에도 활용되지만 스포츠나 다이어트 측면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런 주간 활동 시엔 Z축이 나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활동 자체가 굉장히 역동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움직임 자체가 매우 적은 수면 상태에서 추가적인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의문이다. 지금보다 좀 더 센서티브(sensitive)하게 볼 수 있긴 할 것같은데 그 정도가 데이터 수집에 큰 임팩트가 있을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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