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23%·흉부외과 31%…전공의 기피과들 지원율 '처참'

'피안성∙정재영' 인기 건재 속 정신과∙마통과도 두각...외과∙산부인과도 60%대 미달 행보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도 별다른 이변은 없었다. 기존 인기과들은 높은 경쟁률을 자랑한 반면 비인기 및 필수의료과들은 빅5병원에서도 미달이 속출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2022년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전통의 강호인 일명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 ,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에는 지원자들이 줄을 섰다.

대표적 비급여과인 피안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1.6~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정재영 역시 1.5~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건재한 인기를 과시했다.

정신건강의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두 과는 지난해 보다 더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며 명실상부한 인기과 대열에 합류했다. 두 과는 각각 1.41대 1, 1.5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승재 수련이사는 “비인기과 기피 현상이 심화된 것에 더해서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사회 전반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높은 지원율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면담 관련 수가가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과 김재환 이사장은 “마취통증의학과는 마취, 통증 등 향후 커리어 선택지가 다양한데다 마취의 경우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면서 전문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인기과들은 올해도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0.23대 1이라는 처참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3년제로 전환이 확정됐지만 출산율 감소 등 불투명한 미래를 우려하는 지원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청과의 경우 그나마 지원자가 있는 병원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원자가 전무해 당장 내년을 걱정해야 하는 병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소청과와 마찬가지로 저출산 여파를 받고 있는 산부인과 역시 경쟁률이 0.61대 1을 기록해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수술실 CCTV 의무화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외과는 지난해에 비해 지원률이 더 떨어져 충원율이 60% 초반대를 기록했다.

대한외과학회 이우용 이사장은 “학회는 3년제 전환, 술기 교육 프로그램 개발, 복지부를 통한 전공의 술기 교육 비용 지원 등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며 “하지만 정부는 말로만 필수의료를 치켜세울 뿐 수가는 변동이 없고, CCTV 의무화를 통해 외과계 의사을 목을 조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외에 병리과(0.43대 1), 가정의학과(0.62대 1)도 지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필수의료로 불리는 내외산소 중에는 유일하게 내과만 모집 인원을 충족(1.06대 1)하는 지원자들이 몰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전공의는 물론 지방에서는 교수 확보도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비뇨의학과의 경우 정원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0.9대 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이 같은 비인기과들의 고전은 지원자들이 선호하는 빅5 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청과의 경우 빅 5병원 중 정원을 채운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특히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세브란스병원은 각각 13명 모집에 2명, 10명 모집에 2명만 지원해 지원자가 정원 대비 50%도 되지 않았다.

흉부외과도 서울대병원이 유일하게 4명 정원을 모두 채우는 데 성공했고, 서울아산병원이 4명 모집에 3명이 지원해 체면 치레를 했다. 반면 가톨릭중앙의료원은 5명 모집에 1명, 삼성서울병원도 4명 모집에 1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세브란스병원은 지원자가 전무했다.

산부인과 역시 가톨릭중앙의료원(경쟁률 0.4대 1), 서울대병원(경쟁률 0.8대 1), 세브란스병원(경쟁률 0.3대 1)이 모집 정원을 채우는 데 실패했고, 외과도 가톨릭중앙의료원(경쟁률 0.1대 1), 세브란스병원(경쟁률 0.4대 1)이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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