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심사는 정부의 의료비 절감과 통제 의도, '가치기반 심사평가 체계'로 가는 길"

병원의사협의회 "분석심사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의료계는 반대 목소리 높여야"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2일 "정부는 분석심사 선도사업을 통해 의료비를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관치의료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계획을 드러냈다. 분석심사는 의료의 질 하락 및 왜곡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고, 가치기반 지불제로의 지불제도 전환을 위한 도구로 이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병의협에 따르면 분석심사 선도사업 지침에서 정부는 사업 추진 기본 방향을 ‘궁극적으로 비용증가가 일정 부분 불가피한 상황에서 의료의 질과 효율성 향상을 균형 있게 도모하는 가치기반 심사평가체계로 이행’으로 기술하고 있다. 또한 ‘인구구조 변화 등 의료비 증가가 불가피한 현실 속에서 환자에게 제공되는 치료결과를 중시하는 가치기반(Value-based) 심사·평가로 전환 추진 (Value = Health Outcome / Cost)‘이라고도 기술하고 있다. 

병의협은 “결국 정부는 분석심사의 목적이 가치기반 심사평가로 심사체계를 바꾸는 것임을 인정했다. 그런데 가치기반 심사체계로의 전환은 가치기반 지불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전 작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병의협은 "가치(Value)는 의료의 질(치료 결과 등)을 비용으로 나눈 개념이다. 결국 정부가 말하는 의료에 있어서의 가치는 치료 결과가 좋을수록 높아지고, 비용이 낮을수록 높아진다. 아무리 환자를 열심히 진료하고, 정확한 의학적 판단을 통해서 치료를 한다고 해도 좋은 치료 결과는 담보할 수가 없다"라며 "이러한 치료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정부가 내세우는 가치 있는 의료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손쉬우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가치기반 지불제도를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가장 큰 목표는 의료비의 통제 및 절감"이라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분석심사 선도사업 지침에서 드러난 세부 지표들을 분석해보면, 분석심사는 과소진료와 제네릭 약제 사용을 유도하고 진료의 획일화와 관치의료 강화를 부추긴다. 90% 이상이 민간 자본으로 설립된 의료기관들을 정부의 정책에 순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파시즘적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분석심사를 통해 대형병원 위주의 의료 시스템은 더욱 굳어지면서 의료전달체계는 현재보다 더 빠르게 붕괴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불편은 커지고 의사들의 고통도 가중될 것이며 의료의 질은 저하될 것이다. 동료평가제에 불과한 전문가심사제도를 통해 정부는 분석심사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의사들에게 전가할 것이며,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병의협은 “정부가 분석심사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바로 증가하는 의료비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다. 그 방법으로 가치기반 지불제도로 지불제를 전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 대체 지불제의 한 형태로 도입돼 적용되고 있는 가치기반 지불제는 궁극적으로 인구기반 지불제와 총액계약제로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병의협은 “저수가와 관치의료 체계에 대한 그 어떤 개선도 없는 상황에서 현재 대한민국에는 문재인 케어를 포함한 무분별한 포퓰리즘 의료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포퓰리즘 의료 정책들을 유지하기 위해 심사체계와 지불제도를 변화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첫 번째 단계가 바로 분석심사의 도입을 통한 가치기반 심사체계로의 전환인 셈"이라고 했다. 

병의협은 “정부의 포퓰리즘 및 파시즘적 의료 정책을 막고,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붕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의료계를 비롯한 전 국민들은 파국의 첫 번째 단계인 분석심사 도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분석심사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병의협은 앞에서 가장 크게 목소리를 낼 것이며 목소리가 널리 퍼지게 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라고 밝혔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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