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확증임상시험 진행 중인 디지털치료기기 7개 중 5개 '씨알에스큐브' 임상솔루션 이용, 이유는

[인터뷰] "디지털 치료기기 1호 '솜즈' 등 혁신 제품 개발 잇따르는 시대, 데이터 통합 관리가 중요"

사진 = 씨알에스큐브 전자자료수집 플랫폼 cubeCDMS.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첫 디지털치료기기(디지털치료제, DTx)인 에임메드 솜즈가 진료현장에 나올 준비를 마친 가운데, 해당 제품의 임상시험에 활용한 임상솔루션 제공한 기업인 씨알에스큐브(CRS, Clinical Research Solutions cube)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씨알에스큐브는 지난 2010년 설립된 의료 임상 소프트웨어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임상시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과거 수기(페이퍼)로 관리되던 임상시험 과정과 데이터를 디지털(paperless)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개발·제공하고 있다. 즉 임상시험을 해야 하는 제약사, 의료기기업체나 임상수탁기관(CRO)에 임상시험 수행에 필요한 툴을 제공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업력 특성상 DCT(분산형 임상시험) 확산, 휴대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생체신호를 분석·예측하는 디지털치료제의 시장 진출 등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씨알에스큐브의 솔루션은 ▲전자자료수집 플랫폼인 cubeCDMS, ▲ 의약품 안정성 보고 시스템 cubeSAFETY ▲의약품 통합 관리 시스템 cubeIWRS ▲전자동의서 솔루션 cubeCONSENT ▲환자결과 보고 수집을 위한 cubePRO 등 데이터 관리 솔루션과 이 외에 ▲ 문서 관리를 위한 cubeTMF  ▲ 임상시험 통합 관리를 위한 cubeCTMS ▲임상시험 종사자 교육 시스템 cubeLMS 등 총 10가지다.

회사 내 100여명의 직원 중 절반 가량이 IT솔루션 개발·유지를 담당하고 있으며, 20~30%는 오퍼레이션을 실사용해보는 조직이 있고, 미국, 일본, 중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씨알에스큐브 임덕상 COO(최고운영책임자, Chief Operating Officer)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국산 1호 디지털치료제 임상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솜즈를 비롯 의약품·의료기기의 임상시험은 근본적으로 같고 제공하는 솔루션 역시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솜즈 임상 참여로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기존 솔루션 제공…의약품, 의료기기든 디지털치료제든 임상시험 관건은 데이터"
 
사진 = 씨알에스큐브 임덕상 COO.

씨알에스큐브의 가장 대표적인 솔루션인 '큐브CDMS(cubeCDMS)'는 정확한 eCRF데이터를 수집해 효율적으로 임상시험 진행을 관리할 수 있는 EDC(전자 데이터 수집·Electronic Data Capture) 플랫폼이다. 임상시험의 규모, 단계, 종류에 상관없이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21 CFR Part 11을 준수해 데이터의 정확성·신뢰성·일관성 있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받았고, FDA 뿐 아니라 EMA(유럽), PMDA(일본) 규정도 준수한다. 이에 따라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들이 해당 시스템을 활용해 미국, 일본, 유럽, 호주 등 20개 이상의 국가에서 4200건 이상의 임상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임 COO는 "매년 FDA가 공개하는 현장 실사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위반 사항 1, 2위는 '조사계획 불이행', '부적절하고 부정확한 기록'"이라며 "그러나 큐브CDMS에는 데이터 입력 시점 프로토콜 위반 감지, 시스템 쿼리(query)를 통한 데이터 무결성 지원 기능이 있어 이 같은 문제들을 사전에 예방·관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큐브CDMS는 독립적으로 사용하거나 e클리니컬(eClinical) 솔루션 제품군 내 다른 모듈과 통합한 사용을 통해 기능과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 무작위배정부터 임상시험약 반납까지 IP와 관련된 통합 기능을 제공하는 '의약품 통합 관리 솔루션 큐브IWRS'의 경우 큐브CDMS와 통합돼 EDC 상에서 무작위배정과 임상약 교부·재고 관리가 가능하고, 임상시험 참여자 서명관리 솔루션 큐브CONSENT는 큐브CDMS를 통해 대상자 등록 상황을 실시간으로 연동하게 한다.

임상시험 통합 관리 솔루션 큐브CTMS는 이슈 트래킹을 통한 리스크 기반 모니터링과 간편한 리소스 관리로 임상시험을 효율화하는 데 기여하며, 큐브CDMS를 통해 기관, 시험대상자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다. 

또한 큐브BUILDER(임상시험 디자인에 최적화된 eCFR와 에디트 체크 구성)로 다양한 형태의 설문을 쉽게 설정할 수 있고, 에디트 체크(Edit Check)를 설정해 보다 클린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ePRO(환자결과 보고 수집을 위한 전자 임상 솔루션·Electronic Patient Reported Outcomes) 데이터 수집을 위한 환자 중심 솔루션 큐브PRO는 cubeCDMS의 데이터베이스에 자동으로 연동돼 입력 데이터와 발생 쿼리를 실시간으로 큐브CDMS에서 EDC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는 EDC데이터와 ePRO데이터의 동일성을 확인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임 COO는 "최근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DTx)로 허가 받은 '솜즈(Somzz)' 임상시험에 큐브PRO, 큐브CDMS, 큐브IWRS 등이 적용됐다"면서 "혁신기기인 디지털치료제인만큼 기존 의약품, 의료기기 임상시험 솔루션을 적용할 수 없을 것이란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이와 달리 솔루션 적용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시험도 원칙적으로는 신약 개발 임상시험과 동일한 프로세스를 따른다"면서 "다만 의약품, 기존 의료기기는 수기 형식의 임상시험도 가능한데, 디지털 치료기기의 경우 정의가 '의학적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기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인 만큼, 환자의 실사용근거(RWE) 확보가 필수"라고 밝혔다.

디지털치료기기는 환자의 일상 생활 데이터 확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ePRO 솔루션을 활용이 필수며,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전자기기로 수집해 데이터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종이에 작성하던 PRO의 경우 작성 시점이나 수정 여부를 알 수 없어 데이터 신뢰성이 낮았으나, ePRO를 활용하면 작성 날짜, 시간, 변경 내용 등이 모두 기록돼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이 가능하다.

ePRO 외에도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를 위해 EDC, e콘센트(eConsent), eTMF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향후에는 치료기록을 EDC 데이터와 연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솜즈 임상시험에서 eCRF 데이터 수집을 위한 EDC 플랫폼 큐브CDMS는 임상시험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활용했고, 의약품 통합 관리 솔루션 큐브IWRS는 무작위배정, 큐브PRO는 환자데이터 수집을 위해 적용했다. 특히 큐브PRO는 의료진 개입 없이 사용자(임상시험참여자)가 이용하는 솔루션인만큼 남녀노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친환적인 UI를 적용했고 푸시 알람 기능을 통해 환자의 참여를 독려하고 지정된 시간에 설문응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솜즈 외 다양한 국산 DTx 임상 참여…업계 대표로서 데이터 중요성 인지·국내시장 정착 높은 허들 넘는 데 기여

지난해 12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식약처의 임상시험계획(IND)를 승인받아 임상시험에 진입한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사가 7곳인데, 이중 5곳에서 씨알에스큐브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임 COO는 "호흡재활 소프트웨어, 불면증 치료, 알코올 사용장애 개선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뇌 손상 환자의 시야장애 개선 디지털치료기기 등의 DTx 확증 임상시험과 슬개대퇴통증 증후군 치료, 만성요통환자 치료를 위한 DTx 탐색 임상시험 등에 씨알에스큐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치료제 등 혁신의료제품들이 나오고, 분산형임상시험이 대세고 신사업이라고 하지만, 결국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 통합 관리'다. 임상시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확보·관리하고 이를 분석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보는 것이 의약품, 의료기기든 혁신제품이든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씨알에스큐브의 페이퍼리스(종이없는) 임상시험 솔루션들은 하루 아침에 나온 것들이 아닌 이미 10여년 전부터 데이터 중요성을 인지하고 나온 것으로, 이들이 더 많은 임상시험에 적용돼 보다 안전하고 효능 높은 의료제품들이 높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시장에 나와 잘 정착되길 바란다고 했다. 

또한 국내 임상솔루션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임상시험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업으로서, 디지털치료제가 국내시장에서 잘 정착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솔루션들을 더 안정성 있게 관리하고, 개인정보보호 등 보안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계획이다.

임 COO는 "우리가 할 일은 디지털치료기기(DTx) 데이터, 환자 평가 자료, 기타 일반적인 임상 데이터가 모두 통합관리될 수 있도록 구조와 표준을 만들고, 임상시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는 DTx의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디지털치료기기 시장 정착과 성장은 임상시험과 디지털치료기기 등의 업계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DTx과 관련 임상시험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유관기관에서 디지털 치료기기 약가를 포함한 국내 실정에 맞는 제반 규정을 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미국 등 선진 규제당국에서 의무사항으로 지정된 데이터표준(CDISC)을 국내에도 적용해 국내 규정과 국제 표준간의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씨알에스큐브 매출액은 매년 20~30% 이상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해외 법인의 매출을 포함해 약 175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400억원, 해외 200억원 등 총 600억원 이의 매출을 기록하는 임상 소프트웨어 전문 솔루션 대표 기업으로 자리를 공고히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내 임상시험 현장에도 분산형(DCT)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대규모 자본과 공격적 마케팅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임상솔루션 기업들의 진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오랜 기간 축적해온 기술력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는 "한국 고객의 까다로운 요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해외 규제 당국 요건을 충족시키는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솔루션을 적용하는 기업, 국가가 증가하면서, 기업 성장은 물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의약품, 의료기기, 디지털치료제가 시장에 나오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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