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퇴원해도 갈 곳이 없다

재활시설 태부족, 정신병원 퇴원대란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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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정신건강복지법(개정 정신보건법) 시행에 따라 퇴원 후 사회로 복귀하는 정신장애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신재활시설 인프라 구축'이 필수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신재활시설(사회복귀시설)은 2015년 기준으로 전국에 333개에 불과하고 지방으로 갈수록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31개 시·군 중 17개 지역에서는 정신재활시설이 단 한 곳도 없어 재활 기반이 부재한 상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과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는 19일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정신재활시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하다' 토론회를 개최하고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른 정신장애인의 사회 복귀를 논의했다.
 
지난 5월 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정신건강복지법은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와 1명의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의 소견서만 있으면 강제입원이 가능했던 기존 법과 달리 최초 입원 기간 2주 안에 국공립병원 소속 전문의 등을 포함한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에 소속된 2명의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는 일치된 소견이 있어야 계속입원을 가능하게 해 시행 전부터 논란을 빚어왔다.
 
정신건강복지법이 의사들에게 과도한 출장진단 업무로 이어져 진단대란이 발생하거나 환자들이 대거 퇴원할 경우 갈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하경희 교수는 "입원치료 중인 중증정신질환자 중 비의료적(사회적) 입원에 해당하는 사례가 32.1%로, 퇴원 후 지역에서 정신보건서비스가 필요한 환자가 1만 354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경희 교수는 "현재 퇴원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지켜봐야 하며, 대거 퇴원이 발생한다면 이들을 재활할 수 있는 시설이 매우 부족해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인프라 구축으로 사회복귀시설을 늘리고, 지역적 불균형 또한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하 교수는 정신재활시설의 복지서비스 강화와 시설 유형 다양화,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경희 교수는 "정신건강보건법 제33~38조에 이르는 복지서비스 제공에 따라 고용 및 직업재활, 평생교육, 문화·예술·여가 등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하며, 연령과 기능 수준, 지역 특성 등에 따라 그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장기거주시설이나 직업재활시설, 아동·청소년정신건강지원시설 등으로 시설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강남대 사회복지학부 최희철 교수도 "2016 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자료에 따르면 정신장애인 가운데 단지 1.97%만이 지역사회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예산을 마련해 다양한 유형의 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최희철 교수는 "다만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꿔 새로운 방식으로의 정신재활을 논의해야 하며, 현재는 지자체가 시설을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이지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은 지자체가 직접 설치해 공립 정신재활시설을 시범적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고려해야 한다"면서 거점, 권역별로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도 정신재활시설 인프라 부족을 인정하고, 다양한 요구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예산의 한계도 있음을 설명했다.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차전경 과장은 "정신재활시설이 양도 모자라고, 질도 충분히 좋지 않은 것을 인정한다"면서 "따라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예산이 중요한데, 현재 기재부의 예산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전경 과장은 "정신재활시설이 꼭 필요하고 인권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인 것은 확실하다"면서 "복지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차전경 과장은 "현재 정신재활시설이 국비시설이 아니라 지방비 시설이기 때문에 지자체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 등이 배정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복지부에서도 정신재활시설을 어떻게 많이 만들도록 유인할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잘하면 인센티브 제공 등 예산 활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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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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