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한병당 1~2명 더 맞출 수 있다고 호들갑…백신 수급 늦고 접종량 모자라자 면피용 홍보?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142화. 백신 추가 접종 가능성에 전문가들은 부정적  

지난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국내산 특수 주사기를 사용해 한 병당 권고 인원보다 1~2명 추가 접종을 할 수 있다고 안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정기현 원장의 대화에서 추가 분주 가능성에 대해 ‘세계 최초’, ‘영업 비밀’, ‘대박 사건’ 등의 말들이 나왔고, 이것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국민들의 희망이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입장에 대해 현장에서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주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세계 최초’가 아니고 ‘영업 비밀’도 아니며 ‘대박 사건’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미 이런 분주 가능성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먼저 보고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그 사실을 검증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미 이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FDA는 백신의 사용 지침에서 1병당 6회분까지만 사용할 것을 명시했다. 

백신을 분주하는 과정에서 아주 정확한 손놀림이 아니라면 잔류량이 예상보다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자칫 정량이 되지 않아 효과가 부족한 ‘물백신’이 남발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원래 모든 주사제는 다루는 사람의 숙련도 차이를 고려해 적정량보다 여유분을 두는 것이 원칙이다. 같은 훈련을 받았어도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일인 이상, 사람마다 같은 사람도 때마다 분주량이 미세하게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저수가의 팍팍한 현실에서 암암리에 해오던 분주 관행이 신생아 사망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과거가 있지 않나.

이런 정부의 고육지책은 백신 수급이 늦고 접종량이 모자라자 정치적으로 나온 면피용 홍보책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이런 정부의 입장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일 "정부가 접종현장에 오히려 혼란을 주고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의협은 또한 백신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의협의 권고사항에는 "단순 분주량보다 실제 투여량을 고려해야 하며, 주사기를 다룰 때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모든 국민들이 적절한 용량의 백신을 제때 맞아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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