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변이 오미크론은 나쁜 놈, 좋은 놈, 혹은 끝판왕?

[칼럼] 배진건 배진사이언스 대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월 26일 새 ‘우려변이(variant of concern)’의 이름을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으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금까지 그리스 알파벳으로 변이 이름을 지었고, ‘뮤’ 변이까지 지정한 상태여서 새로운 변이의 이름은 다음 글자인 ‘뉴’로 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순서상 새로운 변이 이름을 ‘뉴(ν)’와 ‘크시(ξ)’가 와야 하는데 두 개를 건너뛰고 ‘오미크론’(ο·Omicron)으로 정했다. 뉴는 뉴(new)와 혼동되기 쉽다는 이유로 크시의 ‘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영문 성(Xi)과 같아 제외됐다. 오미크론은 지어진 이름부터 좋은 놈을 제외하고 '나쁜 놈'으로 시작했다. 

새로운 우려변이 ‘B.1.1.529 Omicron’의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 S-P) 부분 가운데 최소한 30개 아미노산이 바뀌었고 3군데의 결손(deletion)이 존재하고 작은 한 곳의 삽입(insertion)이 존재한다. 특별히 30개 아미노산 중에 15개가 수용체 결합 부위 ‘receptor binding domain (RBD)’이다. 상당히 많은 아미노이 바뀌었다. 

‘B.1.1.529 Omicron’을 아미노산의 변화 그대로 먼저 적어본다. A67V, del69-70, T95I, del142-144, Y145D, del211, L212I, ins214EPE, G339D, S371L, S373P, S375F, K417N, N440K, G446S, S477N, T478K, E484A, Q493R, G496S, Q498R, N501Y, Y505H, T547K, D614G, H655Y, N679K, P681H, N764K, D796Y, N856K, Q954H, N969K, L981F. (RBD 내의 아미노산 변화는 굵은 글씨로 적었다.)

오미크론과 감기바이러스(HCoV)가 유전자 재조합의 의해 혼종이 생겼다는 뉴스를 독자들도 국내 신문에서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Omicron variant of SARS-CoV-2 harbors a unique insertion mutation of putative viral or human genomic origin’ ‘nference’ 이름의 미국, 인도, 캐나다 팀이 발표한 것 때문이다.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 내 아미노산 3개(EPE 모티프)가 삽입됐기 때문에 감기 바이러스와 혼종으로 감기화가 돼간다는 주장이다.위에 적은 ‘ins214EPE’ 때문이다.

생명정보학적 관점에서 보면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시는 전문가도 있다. 그냥 오미크론과 HCoV 바이러스 게놈 서열을 가지고 ‘BLAST’만 돌려봐도 이 모티프 주위 염기 서열은 전혀 상동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 3개 아미노산만 같아 게놈 재조합 현상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아미노산 3개(EPE)는 사람의 유전자에도 수백 개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아미노산은 3개 시퀀스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Integrin’의 ‘RGD sequence’를 통해 이미 오랫동안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내 코로나19 중증과 사망 사례가 다른 나라 대비 적은 배경의 이유를 밝힌 연구도 관심을 끈다. 12월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일본인의 약 60%이 보유한 백혈구 형태인 HLA-A24가 코로나19의 중증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12월 2일자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에 ‘Identification of TCR repertoires in functionallycompetent cytotoxic T cells cross-reactiveto SARS-CoV-2’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연구 결과 감기 면역세포를 지닌 A24 타입의 사람들은 세포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QYI’라는 펩타이드가 나타나 ‘킬러 T세포’를 증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도 주목할 것은 ‘RGD’와 같은 단지 3개의 아미노산인 ‘QYI’이다. 연구진은 “과거 계절성 감기에 걸렸던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체내에서 자고 있던 킬러 T세포가 신속하게 증가해 감염 세포를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 킬러 T세포는 감염 세포를 파괴해 중증화를 방지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A24 타입을 가진 인구 비율이 일본은 60% 정도지만, 유럽과 미국의 경우 10~20%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본인 특유의 체질적 요인이라는 것이다. 한편으론 대한민국 백성들의 A24 타입을 가진 인구 비율은 얼마일지도 궁금해진다.

오미크론은 무려 26개의 스파이크 아미노산 변이가 존재한다. 알파 특유의 4개, 베타의 6개, 감마의 8개 델타의 7개와 비교하면 너무 많다. 알파 변이(영국 변이)는 B.1.1.7(501Y.V1) 스파이크 단백질 아미노산 치환 가운데 2군데가 특별하다. 첫째, N501Y는 우리 몸의 자물쇠인 ACE2와 직접 결합하는 부분이라 이 변이는 더 밀접하게 ACE2에 붙어 몸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특징은 P681H다. 이는 바이러스가 인간세포로 침투하기 위해 S-P이 잘리는 부위에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오미크론에는 알파 변이의 특징이 모두 들어가 있다. 더구나 N501Y와 Q498R 콤보(combination)는 더 침투를 빠르게 할 가능성이 높은데 Q498R도 존재한다.

전염성이 강한 HIV나 에볼라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방식을 보면 사람의 퓨린형 단백질분해효소(furin-like protease)를 이용해 활성 상태로 변한다. 퓨린형 단백질 분해효소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motif (R/K)-(2X)n-(R/X)’를 자르면 바로 사람 세포의 엔도솜(endosome)과 결합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융합 단백질(fusion protein)과 연결돼 작동한다. 이런 퓨린형 단백질분해효소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H655Y가 오미크론에 존재한다. N679K도 퓨린형 단백질분해효소에 염기성 아미노산을 더해 ‘polybasic’이 돼 스파이크 단백질을 자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P681H는 이미 스파이크 단백질 분해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아미노산 변이는 이미 알파 변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델타 변이는 같은 위치에 있는 P681R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보면 오미크론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의 특성을 다 가진 것과도 같다. 그러기에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이 2~4배 높다는 보고가 현실적인 리얼월드데이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오미크론 변이에 관한 첫 중화항체 데이터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예상한 대로 오미크론은 기존의 알파, 베타, 델타에 비해 중화항체가 많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 오미크론 유행에 대비해 면역을 더 획득하기 위해서는 3차 부스터로 항체를 더 만들어내는 방법이 있다. 필자의 경우로는 1, 2차 ‘아제(AZ) 백신’을 맞았기에 화이자(mRNA 백신)로 접종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 효과는 상당히 떨어지겠지만, 기존 감염자들의 T cell response(spike 및 다른 항원들)가 어느 정도 방어효과를 보일지는 사뭇 궁금하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대한 염려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빌 게이츠는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심각한 단계가 내년 2022년에 끝날 것이라고 12월 7일 전망했다. 왜 그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을까? 2017년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감염병 대비 혁신연합(Coalition for Epidermic Preparedness Innovations)을 설립하고 코로나19가 창궐하자 재빠르게 백신 치료제 개발을 위해 1억 2500만 달러 펀딩으로 ‘COVID-19 Therapeutics Accelerator’를 론칭했다. 그리고 투자 대상으로 2020년 2월 큐어백, 이노비오, 모더나가 먼저 선정되고 이어서 노바백스와 옥스퍼드대학교가 선정됐다. CEPI의 이런 재빠른 투자가 없었다면 기적을 예측하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가 힘들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나온 정보를 보면 오미크론은 무려 26개의 스파이크 아미노산 변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unknown’에 대한 불확실성과 거기에 기인하는 염려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오미크론이 바이러스의 변이의 행태대로 감염력을 더 높였지만 숙주의 살상 능력은 떨어져 나쁜 놈 보다는 좋은 놈일 확률이 훨씬 높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더 바라는 것은 ‘코로나19 끝판 왕’이 돼 ‘코로나19’로부터 ‘Bye’하는 2022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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