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성범죄 의대생, 뜬금포 '응급의학과' 언급에 의사집단 싸잡아 비난…응급실 의사들 '공분'

의대생 법정에서 "응급의학과 선택해 잘못 속죄할 것" 발언 보도…학회 "응급의학과 비하, 모욕" 항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최근 서울 소재 의대생이 교체했던 여성들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의대생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실상 혐의를 인정한 의대생이 법정에서 "의사들이 기피하는 전공인 응급의학과를 선택해 지금의 잘못을 속죄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진술한 것이 기사화되며 의사집단 전체를 범죄자 취급하는 등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 응급실 의사들의 공분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매일경제가 의대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의대생 A씨가 2022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상대의 나체 사진을 촬영한 일명 '몰카 성범죄'로 서울 북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의대생은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는데, 문제는 A씨의 법정 발언이었다.

A씨는 "(당시 일로) 휴학을 하는 게 (나한테도)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상당한 손해였던 상황"이라며 "의사들이 기피하는 전공인 응급의학과를 선택해 지금의 잘못을 속죄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진술한 것이다.

해당 보도에는 의사집단 안에 성범죄자가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의사집단 전체를 범죄 집단으로 매도하며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A씨가 '응급의학과'를 운운하면서,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타겟이 되면서 현장의 의료진들은 모욕감에 치를 떨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 이경원 교수(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일선에서 야간과 주말없이 응급환자 진료에 매진하고 있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모욕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성범죄자가 마치 응급의학과 의사가 돼 응급환자를 진료할 것처럼 해, 응급환자와 의사의 신뢰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명백한 내용을 굳이 활자화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분노했다.

무엇보다 A씨는 아직 본과 4학년 의대생으로, 면허를 갖춘 '의사'는 아니다. 또 응급의학과를 비롯한 모든 임상 전문과목 전문의가 되기 위한 전공의 전형은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어 본인이 원한다고 수련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이 교수는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정책 추진으로 인한 의료대란 중에 성범죄자의 발언까지도 인용해 응급의학과를 비하, 모욕하는 보도 행태에 참으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비뚤어진 보도 행태에도 강력 항의했다.

그러면서 "해당 범죄자가 사법부의 현명한 판결에 따라 응당 처벌을 받고, 피해자와 가족의 온전한 피해 회복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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