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를 걱정하는 대의원 모임인 대한의사협회 의정포럼이 26일부터 27일 전북 군산에서 열렸다. 이날 모인 의협 대의원들은 대의원으로서 의협을 걱정하면서도 앞으로 의협이 나아갈 길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들은 대의원회가 최상위 의결기구로 회원들의 뜻을 반영하고 미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단체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대의원회, 최상위 의결 기구로 미래 비전 제시해야
최상림 경남 대의원은 “대의원회는 협의의 정책 실행성 평가하고 감사하는 최상위의 기구다.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 의협이라는 팀은 회장단과 상임이사진과 대의원회가 상호 견제도 하고 감시도 하지만 지원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 대의원은 “경기에 이기려면 선수가 골을 넣어야 한다. 의협이 성과를 내려면 일단 플레이어의 회장단과 상임이사회에서 일을 잘해야 한다. 감시와 감사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필드에서 골을 내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잘해주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의원회의 기본 마음은 이런 마음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최 대의원은 “의협 대의원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활동은 정치활동이고 결국 자기가 속한 집단의 내부적인 갈등을 서로 조정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현실에 대한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정확한 최선의 답이 아니면 차선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서로 조정하는 것을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런 취지에서 임의단체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의단체는 전국의사총연합, 대한평의사회에 2월에 출범하는 미래한국의사회 등이 있다.
최 대의원은 “이를 위해 서로 대화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 임의단체가 서로 타단체를 비난하고 견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정책을 발전시키고 비교 발전시키면서 가야 한다. 이렇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대의원은 “공적인 일을 할 때는 정말 사심을 버려야 한다. 사심을 버린다는 기준은 자신이 돼서는 아니다. 상대방이 사심이 있다고 보면 그것은 사심이 있는 것이다. 대의원들은 내가 과연 내가 하는 일들이 나 자신을 위한 것인지, 의협을 위한 것인지를 한번 더 생각하는 발언과 행동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최 대의원은 “우리의 목적은 회원들의 권익확보와 증진에 있다. 대의원들의 양심에 따라서 해야 한다. 투쟁을 구호로만 외치면 카타르시스는 느끼지만 실익은 없다. 대의원회에서 앞으로 설득력 있는 리더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회, 정족수 20%→10%으로 줄이고 보조금 43%→ 20%로 줄여야
박상준 경남 대의원은 “대한의학회가 대의원 정수에 비해 너무 활동이 저조하다. 의학회가 상당수 의협의 보조금을 받으면서 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의원은 “의학회 대의원은 250명의 20%를 배정하고 있다. 의협이 산하단체인 의학회를 존중하고 의협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는 의미가 반영됐다"라며 "의학회도 같은 의지를 갖춰야 한다. 의협이 매년 약 5억원 가량의 보조금을 의학회에 제공하는 것은 의료정책개발과 학술활동을 지원하고 의협의 이론적 자문을 맡아 의협이 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기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학회는 의협의 실질적인 문제에 대한 의견제시에 눈을 감고 중요한 의료정책에 대한 의협 주장에 반하거나 독자적인 행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박 대의원은 “의협에서 제공한 보조금은 의학회 고유예산의 43%에 이를 만큼 상당한 지원이다. 제시된 사업 내용을 보면 분명한 정책개발을 위한 예산 사용에도 불구하고 의협을 위한 어떤 정책이 개발됐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박 대의원은 “의학회가 이처럼 내부에서 개혁되지 못하고 존립된다면 피해는 다수 회원의 몫이 될 것이다. 자리에 연연하면서 실질적 행동과 활동을 등한시한다면 의학회는 정관이 부여한 대의원 정수를 차지할 어떤 명분도 없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그는 “정관에 명시된 의학회 대의원 정수를 개원의협의회와 같에 대의원 정수의 10%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려운 의협 예산을 고려해 타 산하단체와 형평성을 고려해서라도 20% 이상의 의학회 보조금 감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예산 사용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동반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개인보다 회원 의견 반영하고 의협에 정책 대안 제시해야
전일문 충남 대의원은 “개인으로서 대의원의 역할이 필요하다. 회원이 가장 위에 있고 회원을 떠받들고 있어야 한다"라며 "일선에 있는 대의원들이라면 회원들의 생각을 수평적으로 교류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의원은 “아직 대의원들의 소통이나 대화가 많이 부족하다. 대의원회에 나온 결과를 회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이 굉장히 많다”라며 “선택의 기술은 사람을 만날 때 논리와 감성, 누가 말하는 것인가에 있다. 이렇게 소통할 때 훨씬 더 파급효과가 크다고 본다"라고 했다.
그는 "대의원이 회원들과 함께 회원들과 가야 한다. 대의원의 단합된 힘으로 회원들이 함께 가야 한다. 대의원이 하는 일에 가지 못할 길은 없다”라고 했다.
주신구 제주 대의원은 “결국 본인의 정체성 문제다. 나는 어디에 소속돼있고 의정포럼은 무엇이고 봉직의, 개원의인지 또는 의협 대의원 신분인지 등에 따라 나뉜다”라고 말했다.
주 대의원은 “의정포럼을 만든 계기는 대의원들이 깊은 토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의도에서 시작됐다. 일반 회원들의 조직은 정치구조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의정포럼에 대의원들이 대거 참여를 하는 것은 정당식 토론구조가 필요하다는 데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 대의원은 “대의원들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의협 입장을 발전적으로 정하는데 기여해야 한다”라며 “10년동안 계속 나왔던 의안이 발의가 아니라 발전된 의안을 생산해나갈 수 있는 기구여야 한다. 의협 상임이사회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분과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한의료법인연합회 이성규 회장(동군산병원장)은 의협 대의원회 이력을 밝히면서 "조직의 파워는 분열이 아니라 단결에서 온다. 의협과 병협도 일차의료기관이나 각각의 역할 분담을 하면서 이해충돌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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