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총파업]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 “의사 파업은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 변화 유도해야”

“민주주의 선진국 파업 사례 보면 정부 압박 없어...법정단체 의협, 이제는 노동조합 필요”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사진=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채널 캡처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28일 대한의사협회 ‘4대악 의료정책 바로알기’ 온라인 학술대회를 통해 “의사 파업은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덕선 소장은 “우리나라는 의사 기본권에 대한 역차별 국가라는 것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며 “파업 제재 조치의 악성 법안 폐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안 소장은 의사 파업에 대한 근원적 원인으로 ▲관료주의와 전문주의 충돌 ▲의료정책의 독재화 ▲관료집단의 정치화·정치 관료의 역량 부족 ▲의료에 대한 이데올로기 충돌 등을 제시했다.

안 소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의사들이 노력을 많이 하고 고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치적 위주의 K 방역에 집착하고 있다”며 “정부와 전문직 집단 파트너십도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또, 안 소장은 “선진국에 없는 여러 독재 정책들이 보이는데 의료 노예화의 함정이라고 할 수 있다”며 “모든 국민은 건강보험에 강제 가입하게 돼있고 환자 진료 거부를 금지하고 있다. 의사가 파업해 행정명령을 내리거나 공정거래법으로 과징금 부과하는 예는 선진국에서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해외 의사 단체 파업 사례를 소개하며 법정단체인 의사협회도 향후 노동조합 설립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영국의 젊은의사회는 2016년 응급실을 포함해 24~48시간 파업했다. 우리나라가 대개 교수, 전임의를 통해 진료를 해결하는 반면 영국은 컨설턴트나 밑에 있는 그룹이 들어가 업무를 대신해줬다”며 “전체 외래의 52% 이상, 12만5000건의 수술이나 처치가 취소됐음에도 파업으로 인한 사망 사고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발생한 인도 파업 사례도 제시했다. 안 소장은 “최근 인도에서 전공의에 대한 폭행 사건이 있었다. 콜카타 젊은의사회가 3일간 파업했고 주정부에 안전한 진료환경 보장을 요구했다”며 “(이들은) 주정부 보건부장관의 복귀 명령을 거부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도의사회에서 총 파업을 결의하고 다양한 형태의 파업, 태업, 사직 등이 진행됐다”고 했다. 

안 소장은 “의사 파업의 국제적 법제도를 보면 의사는 육체·감성·지식 노동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대체는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노동자적 속성이 반드시 존재한다”며 “유럽연합에서는 일반적 노동자 권리를 그대로 준용하고 다만 절차적 규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파업할 권리는 있지만 의사 파업에는 제한이 따른다. 파업기간 필수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가 들어간다. 응급의료, 응급수술 등 파업의 제외 영역이 있다”며 “사전 공지로 파업 대비를 독려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나라마다 절차상 다양하다”고 언급했다.

안 소장은 “독일도 코로나 사태로 의사 강제 업무를 입법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결론은 헌법상 직업의 자유와 민주주의 위협으로 간주해 통과되지 못했다”며 “일본의 경우도 의료기관의 협력요청은 있어도 명령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의사협회 정체성은 법정 단체로 복지부 피감사기관이다. 노동조합으로서는 잘 맞지 않는 기관이라서 노조 설립이 필요하다”며 “결국 언젠가는 조합(Trade Association/Union)으로 발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업 # 의사 파업 # 전국의사총파업 # 젊은의사 단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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