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재정투입 없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을 중단하라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전라북도의사회 부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부는 공공정책수가에 대해 행위 유형별로 수가 인상률에 차이를 두고 재정투입도 없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을 중단하라.

정부는 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해 공공정책수가를 반영한다고 해왔다. 다만 정부가 말하는 공공정책수가는 공공영역에서 정부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일 뿐, 특정 수가를 공공정책수가로 명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중증소아질환 인프라 구축 등 필수의료 분야 걍화를 위해 건강보험에서 역할을 한다는 개념이다. 공공정책수가 몇 개를 만들겠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공공정책수가는 기존 수가에 가산할 수도 있고 새로 만들 수도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정부가 공공정책수가 항목을 따로 만들지 않을 것이 분명해진다.  

필수의료 분야 의료인력의 이탈을 방지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증응급 수술 분야에 보상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필수의료가 어렵기 때문에 수가를 주는 방향으로 갈 수는 없다는 움직임만 보여주고 있다.    

공공정책수가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행위별수가제 한계 극복을 위해 ▲의료기관 단위 보상 ▲협력체계 구축에 대한 보상 ▲지역수가 도입 등이다. 보상 방식 다변화를 통한 지불구조 개편 방향으로 보상 대상은 국민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나 의료서비스 적정 제공이 부족한 필수의료분야로 행위별수가제에서 기준으로 삼는 행위량이 아닌 질과 성과를 중심으로 한 결과 지표를 활용하며 이를 통해 가치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필수의료 제공을 위한 인프라나 수요 부족 등으로 수익 보장이 어려운 경우 예산과의 분담을 통해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하고 건강보험 수가를 통해 인프라 유지를 지원하는 형태로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분만 분야는 시설과 인력 기준을 갖춘 분만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지역 여건과 자원 분포 불균형을 감안해 지역수가를 신설하고 분만취약지 지원사업도 확대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 지원사업 어디에도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체적인  발표가 없었다. 다만 29일 보건의료정책심의원회(건정심)에서 재원 마련의 실마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의원급 환산지수는 1.6% 인상 재정 범위 내에서 건강보험 행위 목록의 장·절별(기본진료료, 처치 및 수술료 등)로 별도로 정할 수 있으며, 정부는 의원급 장·절별 환산지수를 별도로 정할 때 의원급 필수의료 확충과 진찰료 등 기본진료료 조정에 투입되도록 하고, 이를 2024년 환산지수 적용 전까지 건정심에 보고하도록 의결했다.  

건정심은 행위 유형별로 수가 인상률에 차이를 두어 재정투입도 없이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의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의 속내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소청과만의 특수성을 감안, 6세·3세·1세 등 연령별로 세분화해 수가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소아청소년과 의료대란 해소 위한 TF’ 에서 논의하고 있다. 2025년 요양급여비용 계약 시 환산지수 인상분 중 일부 재정을 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수술, 처치 등 원가 보상이 낮은 행위 유형 상대가치점수와 진찰료 등 기본 진료비 조정에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의료행위별 상대가치점수 불균형은 재정운영위원회는 환산지수 총액에 대해 이야기하는 논의체이지, 의료행위별로 배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게다가 건정심 산하 상대가치점수기획단에서 할 부분인데도 재정운영위가 개별 의료행위 영역에까지 환산지수 차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것을 정부가 모를리 없다.  

수술, 처치 관련 수가는 1.6% 오르지만 검체, 기능, 영상 검사 분야 수가는 적어도 내년 한 해는 제자리걸음으로  조정하고 재원을 마련해 필수의료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를 정부가 드러냈다. 건강보험 재정외 재원 마련대책 없는 필수의료 강화 대책은 의료계를 분열시키고 실질적인  필수의료 지원사업은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필수의료 지원사업은 국고지원으로 재원이 반드시 투입돼야 한다.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정책 전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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