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화. 정부의 문재인 케어 성과 자화자찬 논란
병원비에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문케어)가 올해 8월로 시행 4주년을 맞았다. 정부는 최근 자화자찬식 ‘문재인 케어 4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열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정부는 성과 보고대회에서 "9조 2000억원’의 의료비를 경감했고, 20조원이었던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을 17조원이나 남겨두었다"고 자축했다.
그런데, 이는 잠깐만 생각해봐도 이상하기 짝이 없다. 그동안 미래를 대비해 꾸준히 흑자로 쌓아 왔던 건강보험 적립금이 적자로 전환됐다는 것이 중요하지, 얼마의 적자를 봤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또한 2019년 2조원이 넘게 적자가 났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환자들의 의료 이용률이 급감하며 적자폭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그러므로 이 적자폭은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면 다시 급격하게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적립금 20조원 중에 현 정부 임기 5년동안 몇 조원만 선심성으로 꺼내 쓰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무분별한 MRI 급여화 등 퍼주기식 제도 확대는 임기가 끝난다고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단 주었던 혜택을 다시 빼앗는다는 건 정치인으로서는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 어느 정치인이 "지금껏 싸게 찍어 오신 MRI, 공짜이다시피 했던 병실료 2인실 비용을 내일부터는 비싸게 내셔야 합니다"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4년 동안 9조 2000억원을 쏟아 부어 목표했던 건강보험 보장률이 크게 향상됐냐면 그것도 아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고작 1.5%p 향상에 그쳤다. 보장성이 올라가는 만큼 비급여 지출이 함께 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재정을 미리 당겨 써, 현재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줄거나 그대로냐면 그것도 아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보험료 평균 인상률은 1.11% 였지만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균 보험료 인상률은 무려 2.91%에 달했다. 미래의 재정이 새어나갈 장치를 설치하고 적립금 수조원을 당겨쓰고도 현재 국민들의 부담이 2.5배 이상 오른 셈이다.
문재인 케어라는 제도가 시행된 지 4년동안 세부적으로 보면 몇 가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 것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제도 시행 당시 의료계가 우려했던 것들은 그대로 현실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그나마 재정 절약에 구세주였던걸 한편으로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는 건지 씁쓸함이 든다.
2021년 1분기 합계 출산율은 전 세계 역사상 최저치인 0.88명을 기록했다. 모두가 알겠지만, 건강보험료는 젊은이들이 내고 노인층이 소비한다. 예정돼있는 암담한 미래 앞에서 우리는 지금 과연 자축포를 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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