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 사망률 낮다지만...중증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 받고 있나

"사망률 1.7%대 상승...중환자 진료 현황 점검하고 인력, 시설 등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구성해야"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우리나라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일 1만명을 넘어섰다. 초기 0%대 사망률이 이제는 1.7%를 넘어섰다. 확진자수 자체를 줄여야 하지만 사망률을 줄이는 것도 관건이다. 한정된 중환자실 병실과 장비, 그리고 의료인력의 상황에서 중환자 진료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3일 'COVID-19 판데믹 중환자 진료 실제와 해결방안'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코로나19의 중환자 진료 방안을 논의했다. 

온라인 포럼의 주요 발제에 따르면 지역 내에서 중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병상을 확대하고 다른 지역 이송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환자실 병상, 인력, 장비 등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구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자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 대구 동산병원 중환자실 7→20병상 확대 
  
사진=온라인 공동포럼 유튜브 캡처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홍석경 교수(대한중환자의학회 총무이사)는 3월 10일부터 대구 동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지원을 하고 돌아온 경험을 소개했다. 대구 동산병원 중환자실은 의사 2명이 한 팀으로 교대근무를 하면서 중환자 지원팀이 투입된지 3일만에 7병상에서 10병상으로, 일주일만에 20병상으로 늘렸다. 

중환자는 증상 발생 후에 위중으로 넘어가는 기간이 10일에서 12일 사이로 나타났다. 가령 홍 교수가 진료했던 58세 여성 환자는 기저질환은 없었고 3월 8일 기침을 시작해 15일 발열, 18일 대구동산병원에 입원했다. 이 환자는 호흡곤란 증상이 생겨서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았다. 인공호흡기 치료 후에 폐렴이 호전돼서 28일 인공호흡기를 떼고 병실로 옮겨졌다. 

중환자 의료진 입장에서 보면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위중 환자들이 증가하고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다.  

홍 교수는 “3월 30일 기준 대구·경북 지역이 전체 환자의 82%를 차지하고 사망률은 1.64%였다. 꾸준히 사망자가 증가하는 추세다”라며 “해외에 비해서는 사망률이 낮지만 대구·경북 지역에 밀집 환자들이 있고 사망자도 집중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대구 경북 상급종합병원은 5개가 있고 다른 권역에 비해 인프라는 비교적 좋다. 다만 전국적으로 위중한 환자들이 대부분 대구·경북에 몰려있다”라며 “중증 환자의 52.8%는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곳에서 치료하고 있다. 그 다음에 수도권은 28.8%었다”고 했다. 홍 교수는 “중증 이상의 환자들이 매일 50~60명을 넘는 수준에 있기 때문에 중환자 환자 진료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구 동산병원 중환자실에서는 시설과 장비를 점검하고 의료인 감염 방지를 위한 준비가 필요했다. 서로 모르는 의료인끼리 협진을 하는 관계로 많은 협의가 필요했다.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도 다른 관계로 현장에서 습득하면서 진행했다. 진료 프로토콜을 만들고 2~3시간 간격으로 라운딩을 했다. 의료진 간에 현황판을 만들었고 환자 상태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을 구체적으로 작성했다. 

진료 프로토콜은 중환자실에서 병동으로 오는 기준과 중환자실에서 병동 기준, 폐렴 환자 기준 등을 통해 구성했다.   

홍 교수는 “무엇보다 협진 진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했다. 의료인들끼리 중환자의학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세부 전공과 경험이 다르고, 서로 다른 의료환경에서 와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연계된 여러 시스템과의 이해도가 높은 현지 의료진을 주축으로 나머지는 지원하는 방향으로 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중환자실은 무엇보다 시설과 장비를 고려한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자를 효율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라며 “무엇보다 감염이 우려되는 만큼 의료진 안전이 담보된 상태에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비, 시설, 인력, 이송체계 등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필요
 

중환자 진료에 시급한 것은 중환자실 장비, 시설, 인력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다. 

고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형 교수(대한중환자의학회 기획이사)는 “대구경북 지역이 전체 사망자의 94.1%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1등급을 받은 64개 병원 중에서 서울 21개, 경기 18개, 충청 6개, 전라 2개, 강원 2개, 부산·경남 9개, 대구·경북 5개 등으로, 전체의 7.8%만 대구·경북에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중환자실 의료진이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2시간 이상 근무해야 하는데, 지속적으로 교대하는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라며 “조사에 따르면 10개 중환자실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간호사는 19.2~24명이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이보다 5배가 넘는 간호사 120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있고 다른 지역에서는 해외 유입을 통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대구처럼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현 시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중환자 진료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해야 한다.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해서 치명률을 감소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환자들이 밀집된 대구·경북 지역은 중환자실 병상, 장비, 의료인력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환자가 갑자기 증가하거나 중증도가 심해서 중환자실에 체류하는 기간이 길다. 초기에 병상이 부족하다보니 다른 지역으로 옮겨지는 환자들이 많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환자실은 병상 회전이 중요한데 병상 회전이 원활할 수 없고 새로운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 시설과 장비가 어느 정도 갖춰지면서 추가적인 투자를 할 때 추가적인 중환자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는 9823개의 인공호흡기와 350개의 에크모가 있다. 김 교수는 “중환자의학회가 파악한 결과 대구에 에크모는 19대밖에 없다. 국내에 남아있는 재고는 인공호흡기 3개, 에크모는 0이었다”라며 “영남대병원이 에크모가 없어서 장비를 빌렸다고 한다. 필수적인 의료장비가 어느 지역, 어느 병원에 분포해있는지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전략이 매우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대구 지역은 의료지원 인력이 돌아간 다음에는 인력 부족 문제가 생긴다.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의료인력을 지원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김 교수는 내다봤다. 의료법 제59조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시도지사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 

만약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서 지역 내에서 감당할 수 없으면 시설과 장비와 인력이 있으면 인력이 갖춰진 다른 지역으로 이송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중환자의학회가 중환자실 병상을 파악하고 있는데, 별도의 장비를 갖춘 앰뷸러스를 필요로 한다.  

김 교수는 “환자의 이송을 위해서는 메디컬팀과 장비를 갖춘 앰뷸런스가 필수적이다. 장비와 약물을 갖추고 이를 통해 환자들의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반적인 앰뷸런스가 아니라 음압시설을 갖추고 인공호흡기 치료가 가능해야 한다. 재난감염병 위기대응 차량이 30대나 있지만 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됐는지에 대한 리포트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부족한 병상과 장비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지역 외에서 준비된 중환자실을 파악하고 있고 앰뷸런스는 통합해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대구 지역에 의료인력이 빠져나갔을 대 할 수 없다. 컨트롤 타워의 구성이 시급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국가가 중환자실을 통해 중증환자에 대해 최적의 치료를 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뒤를 돌아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컨트롤 타워를 구성하고, 이송체계 시스템을 갖춰 신속하고 효율적인 중환자 진료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향후 발생하는 신규 감염병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환자 진료지침, 중증 환자 조기 발견과 중환자실 입실 기준 마련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전경만 교수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와 대한중환자의학회가 만든 중환자 진료지침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중환자 진료지침은 범학계 대책위원회 활동을 토대로 시작해 2월 24일 초안을 발표했다. 이후 일선 의료진에게 받은 피드백과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3월 1일 재공지하고 이후에 대한감염학회와 대한항균요법학회도 참여했다. 

전 교수는 “중환자 진료지침은 중증 환자 조기 발견과 중환자실 입실 기준을 명확히 했다”라며 “제한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고 사항을 마련해 실제 진료에 적용할 수 있는 진료지침”이라고 말했다. 

우선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정의가 중요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따라 중증 폐렴에서 호흡도 30회 이상의 호흡곤란과 대기 중 산소포화도가 90%가 되지 않을 때를 적용했다. 나머지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이나 패혈증은 일반적인 기준과 다르지 않았다. 이들 환자는 고위험환자로 분류하고 중환자 진료팀과 상의할 것을 권고했다. 

전 교수는 “생체 징후로 조기 경고 점수를 매겨 저위험, 중등도 위험, 고위험 환자로 분류하고 적절한 분류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65세 이상의 고령과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점수와 상관없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영상검사를 확인한 기준으로는 전체 환자의 21%로 보고돼 중환자실의 의료자원 확보가 중요했다”라며 “전체 환자의 5~6%는 저산소성 호흡부전이 발생해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이 중 70%는 기계환기를 적용한다. 약30%는 쇼크가 발생하고 10~30%는 신부전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보통 환자의 증상 발현 후 5일이 지난 다음에 영상검사에서 발견되고 10일 후에 호흡부전이 생긴다. 하지만 중증 환자는 12~24시간 이내로 빠르게 상태가 악화할 수 있어 일반병실에서 빠르게 중환자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했다. 

전 교수는 “중증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하면 초기 1~2주 사이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산소증 호흡부전에 의한 장기부전이 많았다”라며 “진료지침은 저산소성 호흡부전을 자세히 기술하고 급성 호흡곤란에 대해 기계환기가 필요한 경우를 정의했다. 기계환기가 필요하면 중환자실 세부전문의 등의 숙련된 의사가 하도록 했고 24시간 중환자인력 상주시스템을 내부적으로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저산소증 호흡부전 환자에게는 기도삽관 대신 가온가습 고유량 비강캐뉼라(HFNC)를 먼저 권고했다. 대신 HFNC는 과이산화탄소증이 있거나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하거나 다장기부전이거나 의식이 떨어지는 경우 등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권고됐다. 비침습적 기계환기(NIV)는 유행성 바이러스에서는 권고되지 않았다. 

호흡부전 환자의 진료에서 중요한 이슈는 스테로이드 치료다. 전 교수는 “중국 연구결과를 보면 스테로이드 치료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에 의해 직접적인 폐손상을 일으키고, 일반적인 ARDS가 아니라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ARDS가 많아 스테로이드를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에크모(체외막산소요법)는 꼭 필요하지만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반드시 연 20회 이상 경험이 많은 진료팀이 시행할 것을 요청했다. 전 교수는 “에크모는 적절한 가스 교환을 보장하고 기계환기를 줄여 추가적인 폐손상을 막을 수 있다. 기계환기에도 불구하고 중증 저산소혈증의 경우에 고려한다”라며 “대신 에크모는 15~20%에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합병증을 줄이는 것을 중요하다. 경험이 많은 기관의 다학제적인 진료를 통해 합병증을 줄이고 환자의 예후를 살피면서 시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나머지는 일반적인 중환자실 진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진료지침을 기반으로 중증 환자 조기 발견과 중환자실 입실 기준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제한된 의료자원의 효율적 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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