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가능성 이슈…유럽에서의 경험은

FDA 초안, 스위칭 임상연구 요구…유럽 국가들 "추가 임상연구는 필요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으로, 치솟는 생물학적 제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약품 경쟁이 강화될 수 있도록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도입 확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달리 출시 제품 수가 아직 미미하고, 출시된 제품도 여러가지 시장 허들로 시장을 크게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업체들도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세부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거나 적용 시점이 내년 이후인 만큼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시장의 대표적인 허들 중 하나로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간 '상호교환가능성(interchangeability)'이 꼽힌다. 미국에서는 40개가 넘는 주에서 상호교환가능성을 인정받은 바이오시밀러의 대체사용(substitution)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상호교환가능성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지침이 나오지 않아 실제로 대체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없는 상태다.

이에 지난달 미국 민간 보험회사들과 협회 등 17개 단체가 FDA에 상호교환가능성 지침 확정을 요구하는 레터(letter)를 발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레퍼런스 제품과 상호교환가능한 바이오시밀러 간 대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바이오시밀러 규제 및 사용 경험에서 앞서가고 있는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미국 규제당국과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다. 예를들어 간단한 단백질 의약품의 경우 품질에서 동등성이 입증된다면 비임상이나 임상도 필요하지 않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상호교환가능성이나 대체사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시네오헬스(Syneos Health) 안나 라 노체(Anna La Noce) 박사팀은 최근 에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스위칭 접근 개요와 지금까지의 실제 경험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유럽의약품청(EMA)에서는 상호교환가능성에 대한 법적인 정의를 따로 내리지 않고 있다. 대신 상호교환가능성은 하나의 의약품을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했을 때 똑같은 임상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위원회 과학자들 간에 동의하는 정도로 접근한다. 승인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자동 대체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현지 법에 따라 규제할 수 있다.

반면 미국에서 상호교환가능성은 규제 기준이다. 초안 기준으로 최소한 3회 스위치를 포함한 연구를 통해 어떤 환자에게 투여해도 레퍼런스 의약품과 동일한 결과를 산출할 것이라 FDA가 예상할 수 있는 경우 자동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자동 대체는 FDA로부터 상호교환가능성 승인을 받은 제품에 한해 미국의 개별 주법에 따라 이뤄질 수 있다.

노체 박사팀은 "유럽 국가들은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레퍼런스 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대체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면서 "레퍼런스 의약품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의 스위칭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약국 수준에서 대체를 허용하는 일부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임상의사의 감독 하에 실시되는 경우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도록 권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EU 회원국이 상호교환가능성에 대한 지침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자동대체를 포함해 스위칭을 허용하기 위해 추가 임상연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일반적인 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체 박사팀은 이에 대해 몇 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이탈리아 의약국(AIFA)은 최근 자동 대체를 제외하고 레퍼런스 의약품으로 치료 받는 환자의 임상적 판단에 근거해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는 것을 장려하는 두 번째 입장문을 발표했다.

네덜란드 의약품평가위원회(MEB)도 바이오시밀러 사용에 대한 개정된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조심스럽지만 특정 조건 하에서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할만한 근거가 충분하다고 결론내렸다.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 모두 하나를 다른 하나로 대체하는 것은 환자에게 충분하게 정보가 전달되고 임상적으로 적절하게 모니터링되는 한 MEB에 따라 가능하다.

또한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의학적 목적이 아닌 스위칭(non-medical switches)이 상당수 이뤄지고 있고, 시판후 연구(PMS) 수도 증가하면서 오리지널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데이터 양도 늘고 있다.

특히 재정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 바이오시밀러는 더 낮은 의약품 가격 협상에 사용되면서 혜택을 주고 있다. 저소득 국가에서 바이오시밀러 가용성은 생물학적 제제의 접근성을 향상시켰다.

노체 박사팀은 유럽 시장의 관행 중 놀라운 사례로 불가리아를 꼽았다. 불가리아는 의약품 국가 입찰(tenders)이 빈번하게 진행되면서 환자들은 치료제를 여러번 스위칭해서 사용하게 됐다.

노체 박사팀은 "지금까지 보고된 자료를 보면 스위칭 후 치료 중단률 증가에 대한 일부 보고가 있었지만, 안전성과 효능 측면에서 스위칭이 환자에게 해롭지 않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효능 약호와 주관적인 불만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중단한 환자 대부분이 질병 악화나 특정 안전성 이슈에 대한 객관적인 징후를 나타내지 않았다는 점에 근거해 노세보 효과(nocebo effect)가 잠재적인 원인으로 자주 언급됐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오시밀러 사용에서 노세보 효과는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에서 더 저렴한 제품으로 전환되는 것과 관련된 부정적 인식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스위치 이유와 차이점, 순응도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적절한 의사소통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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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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