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EMR+모바일, 환자 편의성 제고해 매출 증대...개인건강정보 거래 위한 블록체인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구축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메디블록이 클라우드 EMR ‘닥터팔레트(Dr.palette)’와 의료정보생활앱 ‘메디패스(Medipass)’를 보다 긴밀하게 연결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기존에 보험청구 앱 정도로만 알려졌던 메디패스를 다양한 일상건강관리, 데이터 마켓 플레이스 등의 서비스를 탑재한 명실상부한 ‘슈퍼앱’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메디블록 고우균 대표는 11일 KIMES 2022 기간 중 열린 의료기기산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메디블록의 현황과 미래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2017년 고우균 대표(치과의사)와 이은솔 대표(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함께 창업한 메디블록은 현장에서 방대하게 생성되는 의료 데이터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그간 데이터가 가진 중요성에 비해 이를 실질적으로 생성, 유통,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이 미비했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해왔다.
먼저 유통 과정에서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장해주기 위한 퍼블릭 블록체인 패너시아(Panacea)가 2019년 선을 보였고, 이어서 메디패스와 닥터팔레트도 속속 시장에 출시됐다.
닥터팔레트-패너시아-메디패스로 데이터 가치 극대화...메디패스 대대적 변화 예고
그 중 가장 앞단인 데이터 생성 단계에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지난 2020년 출시한 차세대 EMR 닥터팔레트다. 닥터팔레트의 가장 큰 특징은 100% 클라우드 기반의 웹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이런 연결성을 기반으로 의료기관 내에서 진료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넘어 환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
의료기관간 의료데이터 교류를 위해 국제데이터 표준(HL7 FHIR)을 적용했으며, 웹 기반 으로 설치가 필요없어 집을 비롯한 진료실 밖에서도 스마트폰, 테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진료차트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의 설치형 EMR들과 달리 정부의 고시가 실시간 업데이트를 통해 반영되며, 대부분의 로직이 서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진료기록이 많아지거나 PC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구동 속도에 영향이 없다. 최근 늘고있는 랜셈웨어 공격에 따른 데이터 유실 위험에서 자유롭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두 번째로 유통 과정에서 역할을 하게되는 패너시아는 데이터 유통을 위한 신원 및 데이터 인증 솔루션, 거래를 위한 가상자산 및 기술 인프라를 제공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보험사 및 제약사 등 전통적인 헬스케어 산업계에서도 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며 신뢰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미 수년간 다수의 정부 과제를 통해 국내 대형 의료기관, 보험사 물론이고 공동연구를 진행한 하버드 부속병원(MGH),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으로부터 기술력 및 효용성도 인정받았다.
앞으로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블록체인∙IT기업, 전문 검증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을 참여시키며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활용 단계에서는 다양한 EMR과 연동을 지원하는 PHR(개인건강기록) 솔루션 메디패스가 환자들을 지원한다.
그간 단순히 보험청구 기능 중심으로 운영되던 메디패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변모한다. 환자가 스스로 생성하는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포함해 다양한 데이터를 지원할 예정이며, 비대면 의료 서비스, 일상건강관리 기능 등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 제약사, 약국 등 다양한 외부 서비스와 연계를 도모한다. 또한, H2E(Healthy to Earn)과 같은 보상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확대에 나선다.
건강 데이터 거래위한 데이터 풀 형태 '마켓 플레이스' 구축 예정
특히 이목을 끄는 건 환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구축 계획이다.
메디블록이 사용자 개개인의 데이터를 한 데 모은 데이터 풀(Data pool)을 구상하고 있다. 개인 한 명 한 명의 데이터는 이를 얻기 위한 노력에 비해 가치가 낮을 수 있는 만큼 여러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모두 끌어 모으겠다는 복안이다.
사용자들에겐 자신의 의사에 따라 풀에 제공하는 데이터를 늘리거나 제공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하며, 데이터를 얻고자 하는 개인이나 기업∙기관 등에겐 풀 접근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NFT를 발급한다. 메디블록은 이를 통해 실제 데이터가 필요한 이들은 물론 변동성을 가진 데이터 풀의 가치에 주목해 투자 목적으로 참여하는 이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디블록은 이 같은 데이터 마켓플레이스를 여러 주체들이 참여해 공동운영∙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DAO(Decentralizes Autonomous Organization)를 통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메디블록 혼자만의 힘으론 시장에 참여하는 이들이 담합 등을 통해 거짓 데이터, 낮은 가치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례를 100%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메디블록은 이르면 올해 내에 이 같은 마켓플레이스의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가 단순히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에 활용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자체로서도 활용될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고 대표는 “이 같은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서비스가 잘 만들어져 출시된다면 전세계적으로도 이른 시기에 모범적인 사례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메디패스 연동 닥터팔레트, 의료기관 매출 증대에 도움...올해 제품 사용자 수 확대 중요
이어진 Q&A 시간에는 고우균 대표와 이은솔 대표과 함께 연단에 올라 메디블록의 향후 계획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이미 다수의 기업들이 참여하며 포화 상태인 EMR 시장에서 메디블록은 그 틈을 어떻게 비집고 들어가 파이를 키울 수 있을까. 고 대표는 환자들을 위한 솔루션인 메디패스와 닥터팔레트를 연동함으로써 환자의 편의성을 제고해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고 대표는 “결국 의료기관 운영자들도 다 사업자란 점에서 메디블록의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좀 더 많은 매출을 올리거나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기여가 돼야 할 것으로 본다”며 “이런 점에서 메디블록은 의료용 솔루션뿐 아니라 환자용 솔루션까지 같이 패키지 형태로 공급을 하면서 환자 편의성을 도모하고 환자들이 더 많이 방문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메디패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편리성이 알려지게 되면 환자들 사이에서 메디패스와 연동된 닥터팔레트가 설치된 의료기관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까지 없었던 환자의 관점에서 의료기관을 선택하게 만드는 움직임을 일으켜 보는 것을 마케팅 관점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팬데믹을 계기로 늘어난 비대면진료에서 메디블록 제품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고 대표는 “현재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원격진료가 차트와 연동이 되지 않다보니 추가적인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부드럽게 연동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단 점도 우리 제품이 줄 수 있는 명확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관련 산업의 성장을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지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마이헬스웨이’에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마이헬스웨이는 개인이 자신의 건강정보를 한 곳에 모아 원하는 대상에게 제공하거나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실제 마이 헬스웨이와 유사한 미국의 ‘미닝풀 유즈(Meaningful Use)’의 경우, 참여 의료기관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환자용 플랫폼, 외부기관 등과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실제 마이헬스웨이가 구성이 되면 디지털헬스케어 업체들은 물론이고 정부나 개인들 입장에서도 얻을 게 많아진다. 반면, 의료기관은 마이 헬스웨이를 한다고 해도 얻을 게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도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개인들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길 원한다면 의료기관들을 지원해주는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고 대표는 데이터의 생성-유통-활용을 잇는 제품 라인업이 본격 연동되며 운영될 올해가 메디블록에게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존에는 서비스 자체를 구현하는 데 많은 자원과 시간을 쏟았다면 이제는 만들어진 제품을 시장에서 실제로 사용될 수 있게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사내에서도 올해는 사용자 수 측면에서 성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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