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단 위원장 "올특위 해체 거부하는 의협, '일단 들어오라'는 정부와 무엇이 다른가"

20일 오후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 회의 직접 참석해 올특위 해체 건의…올특위는 4차 회의 통해 '존속 결정'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해체를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자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와 다를 바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단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의협 집행부를 제외한 전국시도의사회장단,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의협 감사단 등 대부분이 올특위 해체를 직간접적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집행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강한 질타를 내놓은 것이다. 

박 위원장은 본래 운영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지만 김교웅 대의원회 위원장의 참석 요청에 따라 이날만 특별히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직전까지 온라인 참여를 고민하다 올특위와 관련한 정확한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직접 회의에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회의에 참석한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운영위 회의 과정에서 올특위의 존재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의대생과 전공의가 참여하지 않고 의대 교수들도 불참을 밝힌 상황에서 더 이상 존속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운영위 회의에 참석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박단 위원장의 올특위 해체 발언도 있었고 운영위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올특위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방향이었다"며 "그럼에도 집행부가 올특위 존속을 계속 고집하면서 박단 위원장은 '일단 문을 열어 놓을테니 들어오라는 발언을 내는 것이 의협이나 정부가 비슷하다'고 꼬집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감사단이 19일 의협 집행부 측에 발송한 공문 내용.


앞서 19일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은 '올특위 해체해 달라'는 공문을 의협 측에 보냈고 같은 날 의협 감사단 역시 의협 집행부의 불통을 꼬집는 공문을 발송했다. 

감사단은 공문을 통해 "집행부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시도의사회 회장단 및 감사단과 좀 더 적극적인 소통이 요구된다"며 "집행부가 대전협, 의대협 비대위와 직접적인 소통 없이 일부 구성원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는 그들과 소통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일 올특위는 예정대로 4차 회의를 열고 올특위를 존속키로 결정했다. 임정혁 올특위 위원장은 "올특위를 유지하고 향후 전공의, 의대생의 참여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 같은 올특위 해체 여부를 둘러싼 의대생·전공의와 의협 집행부 간 갈등은 향후 대정부 협상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와 직결된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만약 의협 산하 올특위가 유지될 경우, 현재와 마찬가지로 의협이 여러 직역을 아우르며 정부와 협상 주도권을 쥐게 된다. 

반대로 올특위가 해체되면 사실상 의료계를 하나로 묶을 단일화된 협상 창구가 사라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협상 주도권은 대전협·의대협 비대위가 갖게 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생, 전공의들이 참여하지 않는 올특위는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시도의사회장들, 대의원회 운영위가 올특위 해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올특위가 해체될 경우 자연스럽게 향후 협상 주도권은 박단 위원장 등 전공의, 의대생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며 "의협 집행부가 큰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올특위 향방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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