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비대면진료 수가 산정‧법제화 등 논의 위해 의료계와 대화 준비 중

[2020국감] 복지부, 서면답변 통해 의정협의체서 논의 계획 밝혀…의원급 중심 지원책 확대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비대면진료 정책도 덩달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향후 비대면진료 수가 산정에 있어 의정협의체에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의원급을 중심으로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한 지원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런 움직임은 이번 2020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드러졌다. 비대면진료 법제화 가능성, 비대면진료 수가 산정 논의 등 복지부의 새로운 답변이 이어지면서 이번 국감이 향후 비대면진료의 정책 방향성을 알아볼 수 있는 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에 대한 대응을 명목으로 비대면 전화 진료를 시범사업 성격으로 허용했다.

향후 비대면진료 수가, 의료계 논의 통해 의정협의체에서 결정…의원급 중심 지원한다
 

29일 보건복지부가 작성한 국회 복지위 의원들의 국정감사 서면질의답변을 확인한 결과, 복지부는 향후 비대면진료 수가 산정과 법제화 등 논의를 위해 의료계와 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화의 주요 채널은 의정협의체다.  

비대면 진료 수가 산정계획을 묻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국민의힘)의 질의에 복지부는 서면답변을 통해 "전화상담은 유선을 통해 환자 상태를 파악해야 하므로 대면진료보다 난이도가 높고 많은 진료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부는 “특히 원활한 운영을 위해 추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진찰료 30% 수준 수가를 적용했다"며 "향후에는 해외사례를 비롯해 특히 의료계 논의결과 등을 반영해 적정 수준의 비대면진료 수가가 마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특히 복지부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열악한 상황을 고려해 의원급 중심의 비대면진료 지원방안도 검토 중이다. 

복지부는 서면답변을 통해 "장비 등 진료환경 측면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에 비해 의원급 의료기관이 열악한 점을 고려해 대면진료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의 비대면진료 제도화와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의정협의체를 통해 비대면진료의 발전적 방향을 논의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한 지원방안으로는 2020년 3차 추경예산에 의원급 5000개소에 40만원 씩 비대면진료 장비지원을 위한 20억원이 반영돼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복지부는 향후 비대면진료의 허용범위와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유권해석에 그치고 있는 의사-환자 간 원격 모니터링의 허용범위와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 등을 복지부가 정립해야 한다"고 질의했다.
 
이에 복지부는 서면 답변을 통해 "현재 원격 모니터링의 허용범위는 환자의 생체정보를 의료인에게 전송 후, 내원안내와 비의료적 상담까지 가능한 것으로 유권해석하고 있다"며 "향후 비대면진료 제도화방안 마련 시 의사-환자 간 원격 모니터링의 허용범위와 의료사고 발생시 책임소재 등을 포함해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비대면진료 법제화 가능성 농후…“의원급으로 제한” 공감대
 
주목할 점은 한시적으로 허용된 이번 비대면 진료 제도가 정례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대면진료의 법제화를 촉구하는 질의가 나왔고 복지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회 복지위 소속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감 대면 질의를 통해 "비대면진료가 국민들 입장에서 굉장히 편리한데 법제화가 미비하다"고 질타했다. 이에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의료기관들도 (비대면진료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민과 의료계로부터도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강 의원은 3차의료기관 쏠림현상, 의료전달체계 붕괴 등 우려가 있는만큼 향후 비대면진료가 1차 의료기관에 한해 초진은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연속적 비대면진료는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국회 복지위 강기윤 의원(국민의힘)도 제한적 비대면진료 정책에 찬성했다. 강 의원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쏠리고 있는 비대면진료를, 만성질환자와 도서·벽지 주민으로 대상을 제한하고, 의원급 의료기관만 우선 허용하는 방안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복지부는 서면질의를 통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초기에 비해 이용이 감소한 데 반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활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비대면 전화 처방 건수는 의원급에서 3월 6만6715건에서 7월 8만5015건으로 증가한 반면 병원급 (3월 2만3252건→7월 7256건), 종합병원 (3월 6만3953건→7월 7484건), 상급종합병원 (3월 4만2597건→7월 7316건)에서 모두 급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감에서 비대면진료가 환자 쏠림을 가중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만성질환자 대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2월 24일부터 9월 20일까지 비대면 전화 진료가 총 79만 6795건 시행됐다고 밝히고 이 중 의원급에서 가장 많은 43만 4079건(54.5%)가 실시됐다고 강조했다. 질병별로 살펴보면 고혈압이 12만 8351건으로 43.6%를 차지하고 당뇨가 20.5%로 그 뒤를 이었다.
 
신 의원은 "감염병 시대에 비대면 진료가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짐을 확인했다"며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와 병행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방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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