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붕괴 사태 해법을 제시할 책임, 떠난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만들 책임은 바로 대통령, 총리, 장관에게 있다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전라북도의사회 부회장


[메디게이트뉴스]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는 장관에 이어 '환자를 떠난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했다'고 총리가 말했다. '현장에 가보라. 비상의료체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대통령 발언도 있었다. 이처럼 대통령, 총리, 장관까지 국정에 무한책임, 최종책임을 졌다는 분들의 입에서 며칠 사이에 쏟아져 나온 말이 이런 수준이다. 

대통령은 오기와 독선을 버리지 않고, 총리, 장관들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말실수나 하고 땜질식 대책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는 동안 국민들은 죽어가는데 국민 생명을 지키라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의대 정원을 증원했다고 필수 의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사례는 세계에 유례가 없다. 의료개혁을 안 했으면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질 높은 의료시스템은 유지가 안 된다"고 했다. 의대증원이 없었으면 우리나라가  자랑하던 최고의 의료시스템이 붕괴되지 않았을텐데 석고대죄해도 부족함에도 뻔뻔하고 가증스러운 모습이다. 

조 장관에게 묻고 싶다. 하루 아침에 의대 정원을 1500명 넘게 증원한 나라는 세계 어느곳도 없다. 그나마 남은 양심이 있다면 능력이 안되면 사임하는 것도 위정자로써 태도라고 본다. 

군사 작전하듯이 진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공의를 비난하고 압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꽂혀 이 어려운 의료개혁을 쉽게 하려 했던 단순 무식한 만용부터 버려야 한다. 

의료붕괴 사태의 해법을 제시할 책임, 떠난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만들 책임은 바로 대통령, 총리, 장관에게 있다. 

심지어 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 도중 응급실의 경증 환자 이용 자제를 거론하면서 "본인이 경중증을 판단해서 갈 수는 없고 본인이 전화를 해서 알아볼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사실은 경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중증은 의식이 불명이거나 본인이 스스로 대처할 수 없는 마비 상태에 있는 경우들이 대다수다"라고 망언을 했다. 

이런 인식에서 경증 환자가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본인 부담금을 60%에서 90%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석 연휴부터 시행한다. 응급실은 숨넘어가기 직전에 가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 없다. 자신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얼마나 더 많은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인지 차관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 총리, 장관 차관에게 묻는다. 역사에 길이 남을 죄인으로 기록되기를 원하는가. 

그나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의료대란의 근본적 원인은 정부의 급한 의료 증원 강행에 있다.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재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으로 너무나 많은 일이 꼬여 있고 또 정부의 특히 용산의 태도가 너무 요지부동이라 과연 이런 대화나 노력이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지방에서 응급 중환자들이 발생했을 경우에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추석 연휴에도 이렇게 안일한 대처를 하고 있다간 어떤 의료대란이 일어날지 모른다.

더 늦기 전에 총체적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아가는 무능한 정부를 바로 잡아야 한다. 그 유일한 길은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전면 중단하는 것이다.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는것을 정부만 모른다. 이젠 야당도 국민을 위해 행동해야 할 시기가 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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