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전세계' 확산...국내 방역도 '비상'

백신 접종률 높은 영국·이스라엘 등서도 감염 속출...권덕철 장관 "예의 주시할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한 숨 놓는듯 했던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다시 긴장의 끈을 조으는 모습이다. 특히 인도에서 최초로 확인됐던 델타 변이가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에서도 확산되면서 우리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WHO는 지난 18일(현지시각) 델타변이가 전세계 80개국 이상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전세계적인 우세종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델타 변이는 영국에서 발견된 알파 변이보다 감염력이 60~70%가량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인도의 경우, 최근 들어 확진자가 다소 감소하는 추세지만 지난달 초 한 때 하루 확진자가 40만명이 넘는 등 델타 변이로 크게 홍역을 앓고 있다.

인도를 휩쓴 델타 변이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유럽을 거쳐 전세계로 손길을 뻗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의 10%가량이 델타 변이 감염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증가 추세도 가파른 상황이다. 러시아는 무려 신규 확진자의 약 90%가 델타 변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백신 접종률이 높았던 국가들에서도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섣부르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미접종자들을 중심으로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경우, 한달 새 확진자가 급증한데다 신규 확진자의 90%가 델타 변이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시점을 당초 예정보다 한 달가량 늦췄다.

영국은 20일 기준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인구 비율이 63%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아직까지 젊은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다.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이 63%를 넘는 이스라엘 역시 델타 변이로 화들짝 놀란 모습이다. 이스라엘은 신규 감염자의 70% 정도가 델타 변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학교 내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연달아 발생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12~15세의 청소년층에게 신속한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한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재차 꺼내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은 크지 않다. 하지만 감염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과 높지 않은 백신 접종률을 고려하면 7월부터 시작되는 방역 완화 조치가 이른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델타 변이를 완전히 막는 것은 사실 어렵지만 방역에 고삐를 더 죌 필요가 있다"며  "적어도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30~40%는 넘어야 방역조치 완화 논의를 해볼 수 있는데 현시점에서는 샴페인을 빨리 터뜨린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변이를 중대한 위협으로 보고 변이 분석 강화 입국자 대상 격리 강화 등을 통해 변이 차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방역에 중대한 위협 요인”이라며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방역 대응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국제 사회의 감염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변이 분석기법 표준화를 통해 지자체에서도 변이 검사가 가능토록 했고 앞으로도 변이 감시와 분석을 강화하겠다”며 “고위험국 입국자 시설 격리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지속해 변이 확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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