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위기 충남대병원, 마통 잔고도 '10억원' 안팎…다음달부터 직원 급여 밀리나?

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본원 의료수익도 100억원 이상 감소…세종 분원 적자 감당 어려워

충남대병원 전경. 사진=충남대병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충남대병원이 당장 8월부터 의료진 등 직원 급여 조차 지불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 통장 잔고 마저 바닥을 드러내면서 가용할 수 있는 현금 자산이 동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병원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A 교수는 23일 메디게이트뉴스를 통해 "현재 병원이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 10억원 안팎으로 안다. 마이너스 통장 잔고마저 말라버린 상태"라며 "이대로라면 현실적으로 당장 다음 달부터 월급이 제대로 지급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다음 달부터 충남대병원에서 직원 급여를 주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 위기가 극에 달하고 해결 대책이 묘연하다. 충남대병원이 디폴트 위기에 처한 가장 큰 이유는 세종병원을 짓고 운영하기 위해 4000억원 가량의 돈을 빚지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본원이 매달 운영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전공의 이탈로 본원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충남대병원은 세종 분원 개원에 따른 차입금 4200억원에 대한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데 이어 전공의 이탈로 인한 월평균 의료수익 감소액이 100억원을 뛰어 넘게 되면서 자금 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구체적으로 병원은 2020년 세종 분원 개원 과정에서 시설 차입금 3074억원, 단기운영자금 550억원, 마이너스 한도 대출 600억원 등 총 4224억원의 차입금이 남아 있는 상태다. 설상가상 금리상승으로 인해 차입금 이자 부담은 2.7%에서 4.9%로 높아졌다.  

재정 압박은 세종병원 신축 이후 곧바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시작됐고 매년 적자가 누적돼 세종병원은 개원 이후 4년간 누적 207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충남대학교병원 본원은 세종 분원으로 2023년까지 1261억원 운영 자금 지원을 하고 있으나 올해 전공의 이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본원 수익도 크게 줄어 추가 지원이 불가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교수 사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전공의 사직 이후 현재까지 충남대병원 본원에서만 의료진이 5명(교수 4명, 전임의 1명) 병원을 떠났다. 

A 교수는 "전체 550병상 가량이 있지만 현재 350병상 정도 밖에 가동되지 않고 있다. 전공의 공백이 이어지면서 월 평균 의료수익 감소액이 1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앞으로 의료인력들의 대거 이탈도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분원 적자를 본원이 감당하고 있었지만 이번 의료대란 사태로 인해 본원 마저 무너져 버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자금 사정이 급속도로 어려워 지고 있어 추가 대출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면서도 "당장 다음 달부터 '월급 주기 어렵다'는 표현까진 조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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