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S G12C 변이 폐암 3~4% 가량…국내 8월 표적치료제 암젠 루마크라스 출시

식약처 2상 결과로 조건부허가·현재 3상 환자모집 완료, "더 많은 환자 적용 위해 유전자검사 기반 마련·급여절차 본사 협의 중"

사진 =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전체 폐암 환자의 3~4%를 차지하는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표적하는 항암신약이 오는 8월 국내에 출시된다.

암젠코리아는 6일 루마크라스®(성분명 소토라십)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이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올해 2월 루마크라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2상 결과에 따라 조건부 허가를 획득했다. 적어도 한 번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KRAS G12C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반드시 신뢰성 있는 시험방법을 통해 KRAS G12C 변이가 진단된 환자만 사용할 수 있다.

NGS 등 차세대 유전자 검사방법의 발전으로 폐암 선암 환자 중 다양한 종류의 표적이 발견돼왔고, KRAS 종양세포 유전자는 약 40년전 발견됐다. 해당 유전자는 전체 폐암의 85% 정도고 이중에서도 다양한 아형 돌연변이가 존재한다. 

KRAS는 모든 신체의 세포, 조직과 장기들의 구조, 기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중 하나로, 분자 스위치가 온·오프로 작동하면서 세포의 성장과 성숙, 사멸 과정에 관여한다. 

이중 KRAS G12C는 KRAS 단백질에 발생하는 돌연변이로, 분자스위치가 온(On, 활성화)상태로만 유지돼 암세포의 증식과 생존을 초래하게 된다. 
 
사진 = KRAS G12C 설명

KRAS 종양세포 유전자 중 G12C 변이는 25~35% 정도 분포하며 아시아는 이보다 더 적은 편이다. 즉 전체 폐암에서 KRAS G12C는 3~4% 정도고, 이는 기존 수술이나 항암요법 치료에서 KRAS 정상형 또는 다른 KRAS 변이 진행성 폐암 대비 생존율이 더 낮은 경향을 보여 왔다. 

암젠은 오랜기간의 R&D를 이어온 끝에 해당 유전자를 표적하는 루마크라스를 개발, 코드브레이크(CodeBreak)로 명명되는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해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약처는 임상2상인 CodeBreak100 임상결과에 따라 신속하게 조건부 허가를 했다.

해당 임상시험 대상 환자는 124명이며, 항암화학요법 또는 면역항암제 치료 경험이 있는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성별은 절반정도로 분포했고, 아시아인은 15%였다. 이들 환자에 루마크라스정 960mg을 1일 1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일차평가지표는 객관적 반응률, 이차평가지표는 반응지속시간, 질환조절률, 안전성, 전체·무진행 생존기간 등이다. 

그 결과, 객관적반응률(ORR, Objective Response Rate)은 37.1%였으며,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median Progression-Free Survival)은 6.8개월(95% CI:5.1-8.2),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median Overall Survival)은 12.5개월(95% CI: 10.0-NE)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공개된 2년 장기 데이터에서는 40.7%의 객관적반응률(ORR)과 함께 12.3개월의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 median Duration of Response)을 보였다. 부작용도 대부분 그레이드 1, 2 정도만 발생하는 등 내약성이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KRAS G12C 유전자가 있으면 다른 유전자 돌연변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상호배타적인 성격을 띈다"면서 "환자 특징은 대부분 60~70대로 고령에 속하며 95% 이상이 흡연자다. 해당 유전자가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나 KRAS 중 다른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 보다 예후가 나쁜 편"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루마크라스는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는 돌연변이 단백질을 비활성 상태로 고정해 정상 KRAS 유전자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발암 신호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KRAS 변이 가운데서도 예후가 불량했던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도 루마크라스의 개발로 '표적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라며 "향후 임상현장에서 적합환 환자에게 루마크라스 치료 기회가 부여되도록 KRAS G12C 변이 여부 진단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2상임상결과로 조건부허가를 받은만큼 암젠 측은 정식 허가를 위해 표준치료제와 비교하는 3상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성기전을 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안 교수는 "현재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데, 2, 3차로 넘어가면 환자 상태가 매우 좋지 않고 예후도 나쁘기 때문에 1차 치료로 가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동시에 1차 적용을 위해 암젠 측이 면역항암제, 표준치료제 등과 병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1상시험들도 진행 중이며, 1상 결과를 보고 유의미한 정도에 따라 선별한 다음 추가 임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ASCO에서 경쟁약물로 불릴 만한 아다그라십이 등장한 것에 대해 안 교수는 "루마크라스와 생존기간 등은 비슷한 결과를 보인 것으로 알지만, 아직까지 부작용(사이드이펙트)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은 약물이다. 임상시험 중간에 멈춘 환자도 절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루마크라스(20%) 대비 높은 편인만큼, 추가적인 임상 결과를 확인한 후에 직접 비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젠코리아 의학부 이상진 상무는 "KRAS는 아시아에서는 EGFR 다음으로 많이 발견되는 변이 유전자 임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적 특성상 오랜 시간 동안 표적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다"면서 "앞으로 루마크라스가 이끌어갈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환경의 변화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보다 빠른 적용을 위해 신속허가 절차를 추진하고 8월 국내 출시에 앞서 병원 랜딩 작업을 진행, 발매전 몇몇 의료기관에서 코딩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암젠코리아 노상경 대표는 "암젠의 뛰어난 R&D 역량과 ‘환자를 위한다(To serve patients)’는 사명에 대한 헌신을 잘 보여주는 신약으로, 국내 출시를 통해 표적 치료의 혜택을 현장의 의료진과 환자분들께 제공하게 돼 기쁘다"면서 "그간 치료제가 없던 KRAS 환자들에게 ‘빛’이 되어 줄 수 있는 치료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본사와 국내 급여 진행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으며, 보다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진과의 협의를 통해 유전자진단 등 검사기반에 대한 준비도 이어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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