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상 단계지만 유망"…미국암연구학회서 처음 공개된 퍼스트인클래스 항암제 데이터는

사노피·바이엘·애브비 등 빅파마와 바이오텍들 12개 후보물질 발굴 및 개발 현황 공유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최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2)에서 이제 막 임상 1상 단계에 진입했거나 곧 진입할 예정인 후보 물질 12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어떤 내용을 발표했고, 새로운 약제들이 가진 특징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KSQ 테라퓨틱스, 퍼스트인클래스 USP1 억제제로 PARP 억제제와의 병용 기대

KSQ 테라퓨틱스(KSQ Therapeutics)는 상동 재조합 결핍증(HRD)이 있는 암 치료를 위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유비퀴틴 특이 단백질 분해효소1(USP1) 억제제 KSQ-4279의 구조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전임상 데이터 개요를 발표했다.

BRCA 1/2 변이 및 기타 상동 복구 결핍이 있는 종양은 백금 함유 화학요법이나 PARP1을 표적하는 분자를 포함한 DNA 복구 경로를 표적하는 약제에 취약하다.

KSQ 수석 부사장인 앤드류 와일리(Andrew Wylie) 박사는 "이러한 약물이 주는 임상적 이점에도 많은 환자가 불완전한 질병 통제를 달성하고 내성을 겪기도 한다"면서 "미충족 임상적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DNA 복구 경로의 결함을 특징으로 하는 암 적응증에서 새로운 표적을 식별하기 위해 독점적인 CRISPromics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KSQ-4279는 DNA 손상 반응(DDR)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USP1을 표적하는 저분자다. 여러 BRCA/HRD 이종이식 모델에서 단일 제제 및 PARP 억제제와의 병용 모두에서 용량 의존적 종양 성장 억제 효능이 확인됐다.

와일리 박사는 "KSQ-4279와 PARP 억제제를 병용효과를 조사한 연구 결과 세포주에서 각 약제에 대한 민감도가 부분적이거나 전혀 없는 경우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기능적 유전체 저항성 스크리닝 수행 결과 KSQ-4279의 내성 유전자는 PARP 억제제에서 확인된 것과 구별돼 PARP와 USP1 억제제를 병용하면 내성 출현을 줄여 보다 지속적인 질병 통제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1상 연구 중이다.

10억달러에 아뮤닉스 인수한 사노피, 차세대 TCE로 표적 및 종양외 독성 극복

사노피(Sanofi)가 지난해 아뮤닉스(Amunix Pharmaceuticals, Inc.)를 인수하며 확보한 자산인 AMX-818의 데이터도 이번 학회에서 소개됐다. AMX-818은 HER2를 표적하는 차세대 T세포 결합체(T-cell engager, TCE)다. 사노피는 당시 전임상 단계 기업이었던 아뮤닉스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선급금으로 10억달러 및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2억2500만달러를 추가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TCE는 종양 특이 MHC/펩타이드의 T세포 인식 요구를 우회해 선택된 종양 관련 항원(TAA)을 발현하는 종양에 대해 T세포 독성을 재지정하는 매우 강력한 암 사멸 방식이다.

아뮤닉스 브라이언 어빙(Bryan Irving) 박사는 "직접적인 세포독성 유도 외에도 TCE의 효력은 항종양 면역 반응을 향상시키는 T세포 활성화의 다운스트림 사이토카인 주도 작용에 의해 증폭된다"면서 "이 두 가지 작용 메커니즘으로 TCE는 면역관문억제제와 같은 다른 면역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차가운' 종양 환자에게 임상 활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AMX-818는 표적 항원을 발현하는 건강한 조직에 대한 독성을 완화해 기존  TCE와 관련된 표적 및 종양 외 독성을 극복하도록 설계됐다. 광범위한 전임상 시험에서 높은 항종양 활성을 유도하면서 안전 마진을 크게 확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어빙 박사는 "비임상 데이터 패키지는 계획된 임상시험에서 추가 평가하는 것을 뒷받침한다"면서 "AMX-818은 HER2 고발현 및 저발현 종양에서 TCE 활성에 대한 치료지수(therapeutic index)를 넓힐 수 있는 유망한 솔루션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바이엘-브로드연구소, PDE3A와 SLFN12 발현 고형암에서 종양 축소 관찰

미국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와 바이엘(Bayer Pharmaceuticals)이 공동으로 개발한 BAY 2666605는 1상 임상시험에 들어간 첫번째 벨크린(Velcrin)이자 암 치료를 위한 최초의 PDE3A-SLFN12 복합 유도체다.

벨크린 화합물은 PDE3A와 SLFN12 사이의 복합체 형성을 유도하는 저분자의 일종으로, PDE3A 포스포디에스테라제(PDE) 효소 억제와는 독립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이 두 단백질을 높은 수준으로 발현하는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브로드연구소 히디 그롤리치(Hidi Graulich) 박사는 "유전체 변화에 의해  암세포에서 생성된 의존성을 활용하는 전통적인 표적 치료제와 달리 벨크린은 SLFN12의 RNase 활성에 의존하는 기능 획득 메커니즘으로 암세포를 죽인다"고 설명했다.

그롤리치 박사는 "BAY 2666605는 세포주 및 환자 유래 흑색종 이종이식편, 특히 PDE3A와 SLFN12 바이오마커가 고발현되는 곳에서 활성화된다"면서 "바이오마커 양성 종양은 흑색종에서 특히 많으며, 인비보 바이오마커 양성 흑색종 모델에서 종양 크기 감소(tumor regression)를 일관되게 관찰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최근 흑색종과 난소암, 육종을 포함해 PDE3A와 SLFN12를 공동 발현하는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최초의 인간 연구(first-in-human study)에 착수했다.

애브비-칼리코, 협력 2번 연장한 성과로 PTPN2/N1 억제제 선보여

애브비(AbbVie)는 2014년 구글 알파벳(Alphabet)이 설립한 생명과학 회사 칼리코 라이프사이언스(Calico Life Sciences)와 신경퇴행 및 암을 포함한 노화 관련 질병에 중점을 두고 협력에 들어갔다. 2018년 두 회사는 첫 번째 계약 연장에 서명하고 각각 5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이어 2021년 협력을 연장하기 위한 두 번째 계약을 체결하고 각각 5억달러씩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ABBV-CLS-484는 이러한 두 회사의 협력을 통해 탄생한 후보 물질 중 하나다. 선천적 및 적응적 면역 반응을 증가시키고 면역 매개 사멸에 대한 종양 세포의 민감성을 향상시키는  활성 부위 PTPN2/N1를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다.

칼리코 마르시아 패독(Marcia N. Paddock) 박사는 "PTPN2/N1 억제제는 세포독성  T세포의 활성화와 기능을 증가시키고 인비트로에서 CD103 양성 수지상세포와 대식세포의 염증유발 특성을 증가시킨다"면서 "그러나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비특이적 활성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활성화된 세포의 신호 전달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PTPN2/N1 억제가 인터페론 반응을 강화해 면역 매개 사멸에 대한 민감성을 증폭시켜 종양 세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애브비 크리스티나 바움가트너(Christina K. Baumgartner) 박사는 "ABBV-CLS-484는 항PD-1 치료에 내성이 있는 모델이나 염증이 최소인 모델에서도 단독요법 및 항PD-1과의 병용요법으로 극적으로 종양 수축을 유도한다"면서 "종양 침윤 면역 세포의 싱글셀 RNAseq 분석에서 T세포의 활성화를 확인하고 골수 유래 억제 세포가 염증전(proinflammatory) 표현형으로 전환되는 것을 입증, PD-1 차단과 비교해 ABBV-CLS-484의 뚜렷한 작용 기전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현재 다양한 고형암 적응증에서 ABBV-CLS-484 단독 및 항PD-1 제제와의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내약성,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1상이 시작됐다.

이번 학회에서는 KRAS 변이 암 치료제에 대한 발표도 2건 진행됐다. KRAS 억제제로는 암젠(Amgen)의 루마크라스(Lumakras, 성분명 소토라십)가 세계 최초로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며, 이어 미라티 테라퓨틱스(Mirati Therapeics)의 아다그라십(adagrasib)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검토를 받고 있다.

로슈, KRAS G12C 항암제 vc 미라티, KRAS G12C 효능 높일 SOS1 억제제 공개

먼저 로슈 제넨텍(Genentech)은 KRAS G12C 양성 암 치료제 GDC-6036의 발굴과 개발에 대해 보고했다.

제넨텍 한스 퍼키(Hans Purkey) 박사는 "KRAS G12C 억제제의 발굴과 개발은 역사적으로 약물 개발이 불가능한 대상으로 여겨졌던 것을 억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GDC-6036은 인비트로에서 다른 KRAS-G12C 억제제보다 더 큰 효능과 선택성을 보여줬으며, 여러 KRAS-G12C 양성 세포주와 이종이식 마우스 모델에서 완전한 종양 성장 억제를 보여줬다"면서 "GDC-6036은 KRAS-G12C 양성 모델 전반에 걸쳐 유의한 항종양 효능을 나타냈고, 다른 표적 항암제와의 병용도 전임상에서 강력한 활성을 보여줬다"고 보고했다.

GDC-6036은 단일요법 및 SHP2 억제제를 포함한 다른 약물과의 병용요법으로 1상이 진행되고 있다.

미라티는 KRAS 기반 암 치료를 위한 SOS1 억제제 MRTX0902에 대해 발표했다.

미라티 제이콥 할링(Jacob R. Haling) 박사는 "KRAS-G12C변이를 직접 표적하는데 지난 몇 년간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KRAS-G12C 억제제에 대한 반응의 깊이와 지속 시간을 향상시킬 추가 치료법 역시 초기 진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미라티는 SOS1과 KRAS 간의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방해해 GDP 결합 KRAS에서 SOS1 매개 GTP 교환을 방지하는 새로운 화학 계열을 식별하기 위해 구조 기반 접근법을 사용했다.

할링 박사는 "MRTX849가 비활성 GDP 결합된 KRAS-G12C에 우선적으로 결합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SOS1(MRTX0902와 함께)을 표적하면 아다그라십(MRTX849)가 KRAS-G12C에 결합하고 억제하는 능력이 증가한다"면서 "MRTX0902와 아다그라십 병용은 아다그라십 단독요법과 비교해 전임상 KRAS-G12C 종양 모델에서 항종양 반응의 깊이와 지속성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 C4 테라퓨틱스(C4 Therapeutics)는 ▲SMARCB1 교란 암 치료를 위한 BRD9 분해제 CFT8634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를 위한 IKZF1/3 분해제 CFT7455 2개 후보물질에 대해 발표해 눈길을 끌었고, 이 외에도 ▲인간 백혈구 항원 G(HLA-G) 항체 경로를 변경하는 이중특이성 T세포 JNJ-78306358 ▲열충격인자1(HSF1) 경로 억제제 NXP800 ▲히스톤 메틸기전달효소 SETD2 억제제 EZM0414 ▲전사인자 유발 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BAF(BRG/Brahma-associated factors) 억제제 FHD-286가 소개됐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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