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달러 이상 라이선스 계약 5건 중 1건은 ADC, 빅파마 관심 높은 분야는

ADC 분야 MSD, 데이터 분야 사노피, 세포요법 분야 BMS 돋보여…이중항체분야선 국내사 활약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과거 제약회사들은 주로 자체 연구 역량으로 신약을 개발했으나 점차 바이오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게임체인저가 될 혁신 의약품을 찾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플랫폼 기술을 중점으로 바이오기업과의 파트너십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데이터, 세포 치료, 이중특이항체, 차세대 RNA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거래가 많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Clarivate Plc)가 최근 '미래 의약품을 위한 제약업계의 투자처 - 2023년 제약바이오 산업 거래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MSD, ADC 개발에 대규모 투자…상위 5개 중 2개 거래 체결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0억 달러 이상 파트너십 거래 5건 중 1건이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초점을 맞췄다. 차세대 ADC의 잠재성은 병용 접근법을 통해 향상될 수 있는데, 잠재적인 병용 표적으로 항혈관신생 화합물, HER2 표적 약물, DNA 손상 반응제, 면역관문억제제 등이 있다.

지난해 거래 규모가 가장 높았던 파트너십은 12월 체결된 MSD(Merck & Co.)와 켈룬 바이오텍(Kelun- Biotech)의 거래다. MSD는 전임상 단계 ADC 후보물질 7개를 개발하기는 대가로 선급금 1억7500만 달러와 함께 개발, 규제 및 판매 마일스톤으로 최대 93억 달러를 지불하며, 켈룬에 지분 투자도 계획 중이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두 기업 간 1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거래가 있었다. MSD는 선급금 4700만 달러와 마일스톤 13억600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SKB-264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SKB-264 단독요법이나 키트루다(Keytruda)와의 병용요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릴리(Eli Lily and Company)는 이뮤노젠(ImmunoGen)과 협력하기로 했다. 릴리는 선택한 초기 표적에 대한 선불금으로 1300만 달러를 지불했고, 전체 표적에 대한 라이선스를 신청할 경우 추가로 3250만 달러 권리 행사 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 더불어 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최대 17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메르사나 테라퓨틱스(Mersana Therapeutics)는 2022년 제약회사들과 10억 달러 이상 파트너십을 두 건 체결했다. 그 중 하나는 GSK(GlaxoSmithKline)로, 전임상 단계 XMT-2056에 대해 선불금 1억 달러, 개발 성과에 따라 최대 13억6000만 달러를 받는다.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Janssen Biotech)과는 선금 4000만 달러와 잠재적으로 10억 달러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텔라스제약(Astellas Pharma)은 수트로 바이오파마(Sutro Biopharma)와 면역자극 ADC(iADC)를 개발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선급금 9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각 후보물질마다 최대 4억2250만 달러에 이르는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했다.

AI/ML 분야서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사노피, 상위 4개 거래 중 3건 성사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 기업과의 협력도 다수 이뤄졌다. 지난해 AI/ML 기업과 가장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은 제약사는 사노피(Sanofi)였다. 거래 가치 기준 상위 4개 거래 중 3건을 성사시켰다.

특히 엑센시아(Exscientia)와의 거래 규모는 잠재적으로 총 52억 달러에 이르렀다. 사노피는 엑센시아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종양학과 면역학 분야에서 15개 신규 저분자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과 최대 6개 신규 표적을 위한 약물 후보 개발을 위해 선불금 및 표적 지명금으로 최대 2150만 달러를, 잠재적 마일스톤으로 최대 12억 달러를 추가로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톰와이즈(Atomwise)와는 최대 5개 표적에 대한 선도물질 개발을 위해 선불금 2000만 달러와 최대 10억 달러 이상의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했다.

암젠(Amgen)은 제너러티브 바이오메디슨(Generative Biomedicine)과 협력해 다양한 치료 분야 및 다중 모달리티를 포함하는 5개 임상 표적을 위한 단백질 치료제를 발굴 및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구 협력의 일환으로 초기 5개 프로그램에 대한 선불금 5000만 달러를 지불했고, 이 거래의 잠재적 가치는 19억 달러 이상이다. 더불어 최대 5개 프로그램을 더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는데, 각 프로그램별로 추후 달성되는 마일스톤에 대해 최대 3억70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MSD는 앱사이(Absci)와 생물학적 제제 후보 물질 설계와 복잡한 단백질 발현에 대해 연구할 수 있도록 플랫폼 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MSD는 최대 3개 표적을 지명하고 약물 발굴 협력 계약을 맺는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최대 6억1000만 달러의 선불금 및 마일스톤 등을 지급하게 된다.

보고서는 "대형 제약회사가 직면한 과제는 향후 약물 발굴 및 개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AI/ML 비즈니스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선불금과 마일스톤 지급금의 규모는 제약 분야에 는 적합한 기업이 부족하지만, AI/ML 관련 회사 및 데이터 관리 역량에 대한 니즈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제약회사들은 계속해 획기적인 파트너십의 발굴 및 자체 역량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협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대형 제약회사들이 AI/ML 접근 방식을 그들의 비즈니스 전반에 반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BMS, 2022년에만 다수 거래 체결로 차세대 세포요법 개발 의지 보여

세포 치료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로슈(Roche)는 혈액암 환자를 위한 기성품 또는 동종 CAR-T 세포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포세이다 테라퓨틱스(Poseida Therapeutics)와 연구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포세이다는 1억1000만 달러 선불금과 함께 향후 몇 년 동안 최대 1억1000만 달러 단기 마일스톤 및 기타 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해 최대 60억 달러에 이르는 마일스톤과 기타 지급금을 받을 자격을 부여받았다.

BMS(Bristol Myers Squibb)는 2022년 다수 거래를 통해 차세대 세포 요법 개발 의지를 내비쳤다. 잠재적 가치가 가장 큰 거래는 이매틱스(Immatics)와의 협력 관계 확장과 관련된 거래였다. BMS 소유의 두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추후 최대 4개 추가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계약에 따라 이매틱스는 선불금 6000만 달러에 마일스톤으로 프로그램 당 최대 7억 달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BMS는 센추리 테라퓨틱스(Century Therapeutics)와 iPSC 기반 감마 델타 T 및 NK 세포 플랫폼을 이용한 차세대 세포 요법을 개발하기로 했다. 대신 선급금으로 1억 달러와 지분 투자 5000만 달러, 마일스톤으로 40억 달러를 지불한다.

대부분 세포 요법 파트너십이 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BMS는 젠티바이오(GentiBIo)와의 협력을 통해 다른 적응증에 대한 세포 요법 개발에도 나섰다. 두 회사는 염증성 장질환(IBD)을 위한 엔지니어링 조절-T세포(Treg) 요법을 개발할 예정이다. 미공개 선급금 지급과 함께 마일스톤 및 로열티로 최대 19억 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이중특이항체 분야 에이비엘바이오와 셀트리온 등 국내사 눈길

이중특이항체 개발 기업들도 매력적인 파트너로 떠올랐다. 2022년 가장 규모가 큰 이중특이항체 거래는 50억 달러 규모였다. 서밋 테라퓨틱스(Summit Therapeutics)는 PD-1 차단을 통한 면역요법 효과와 VEGF 차단을 통한 항혈관신생 효과를 하나의 분자로 결합한 아케소 바이오파마(Akeso BioPharma)의 이보네스시맙(ivonescimab)의 라이선스를 인수했다. 선급금 5억 달러와 마일스톤으로 45억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미국, 캐나다, 유럽 및 일본에서 개발하고 상업화할 권리를 확보했다.

사노피는 아다진(Adagene)과 계약을 체결해 사노피 후보 항체의 마스크 버전(masked version)을 개발하기로 했다. 사노피는 아다진에게 선급금 1750만 달러를 지급하고, 협력을 통해 자산의 초기 항체 후보 2개를 개발, 이후 추가로 2개 항체 후보를 개발할 옵션을 얻었다. 반면 아다진은 후보 개발에 대해 최대 25억 달러에 이르는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또한 사노피는 이네이트 파마(Innate Pharma)와 계약을 확대하고, 한국 바이오 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ABL Bio)와도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비엘과는 ABL301을 개발 및 상용화하는 대가로 선불금 7500만 달러와 마일스톤으로 9억85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에이비프로(Abpro)는 셀트리온(Celltrion)과 협력해 HER2+ 암, 흉부암, 위암 및 췌장암 환자들을 위한 이중특이항체 요법인 ABP 102를 추가 개발하고 판매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최대 17억5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체외 연구가 완료된 뒤 ABP 102의 개발을 담당하며, 모든 국가에서의 판권을 갖는다.

AZ·GSK·MSD 등 빅파마들 RNA 기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도 관심

mRNA 코로나19 백신의 성공과 함께 제약사들은 mRNA의 일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RNA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영국 스타트업 백스에쿼티(VaxEquity)와 잠재적으로 50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체결, 26개 약물 표적에 대해 협력하고 saRNA 플랫폼을 추가로 개발하기로 했다.

CSL 시퀴러스(CSL Seqirus)는 인플루엔자와 대유행 대비 및 3가지 추가 호흡기 감염 질환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아르크투루스(Arcturus)와 선불금 2억 달러와 마일스톤 40억 달러 이상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GSK는 올리고뉴클레오티드 기반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웨이브 라이프사이언스(Wave Life Sciences)와 전략적 협력을 맺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선불금 1억2000만 달러와 자본 투자금 5000만 달러를 지급했고, 개발 및 출시 성과에 따라 최대 2억2500만 달러, 판매 성과에 따라 최대 3억 달러 마일스톤이 지급된다.

MSD는 엔지니어링된 원형 RNA(oRNA) 치료제 개발업체인 오나 테라퓨틱스(Orna Therapeutics)와 감염성 질환 및 종양학 분야에서 백신과 치료제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원형 RNA는 기존 RNA 대비 더 안정적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MSD는 오나에 선불금 1억5000만 달러와 함께 최대 35억 달러 마일스톤을 지불한다. 더불어 오나의 시리즈 B 자금 조달에 1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RNA 기반 약물은 이전에 치료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표적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고 다른 분자들보다 설계와 생산이 더 쉽고 비용 또한 낮을 수 있다. 변형을 통해 안정성을 높일 수도 있으며, 바이러스 벡터로 전달되는 DNA 기반 치료제와는 달리 유전독성 효과에 대한 중대한 위험 역시 없다"면서 "결과적으로 파트너십을 통해 차세대 RNA 기술 플랫폼을 발굴하고자 하는 제약회사들의 의지는 계속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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