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대정원 확대 등 원안 전면 재검토하면 파업 철회, 원안 강행하면 대화 불가"

"복지부 원안 재논의 여지 보여 의정간담회 수락한 것...코로나19 2차유행 상황에서 의료계 협력 필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19일 긴급 의·정 간담회를 예고 하면서 의대정원 확대 등 정책이 재논의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관련기사=의협-복지부, 오늘 전격 회동...의대정원 증원 정책 철회 여부 관심]
 
앞서 7일과 14일 의료계 파업이 진행되면서 복지부는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공식적인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해왔다. 그러나 의협은 원칙적으로 의료4대악 정책이 원점에서 다시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면 대화 자체에 의미가 없다며 만남을 지속적으로 미뤄왔다.
 
21일 전공의 파업 시작을 앞두고 이번 간담회가 급작스럽게 성사된 배경은 의협이 복지부가 제안한 대화의 진정성을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폭 늘어나 정부와 의료계의 공동대응이 필요한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이전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복지부와 만나 대화를 이어가긴 했지만 의대정원 확대 문제보단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에 중점이 맞춰져 있었다. 사실상 이번 간담회가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이야기하는 첫 대화의 장인 셈이다. 

의협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평가하기에 복지부가 (의대정원 증원 등)원안 재논의에 대한 여지를 어느정도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의료 4대악 정책에 대해 오늘 정부가 변화된 입장을 유연하게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비상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민관 협력이 필요하고 신뢰가 필요하다는 점은 의료계와 정부의 공통적인 인식"이라며 "코로나19의 시급성을 감안했을 때 정부의 기존 관점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협 관계자도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혼자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의료진이 적극 진료와 방역에 임하고 정부는 이를 제대로 지원해야 한다"며 "정부가 코로나19를 극복할 마음이 있다면 어느정도 의료계와 대화를 이끌어갈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의료계는 정부가 원안을 강행한다면 더 이상 대화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의협 관계자는 "의협은 의대생과 전공의들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등 원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인식을 전환한다면 파업은 철회할 수 있다"라며 "반면 정부가 부가적인 수가 문제나 수련환경 개선을 빌미로 의료계를 달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앞으로 더 이상의 대화 진전은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의료계를 자극할 수 있는 발언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4일 전국의사 총파업 당시 업무개시명령을 어긴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을 묻는 질의에 "현황을 파악 중이다. 그러나 관련 부서 업무가 코로나19 대응에 중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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