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정원 10% 이상 늘어난 30개 의대 전체, 의학교육평가인증 '불인증' 예상

평가인증 '불인증' 시 정원 감축, 모집 정지 심할 경우 폐교까지…서남의대 악몽 재현 우려

서남의대 전경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2025학년도 입학 정원이 10% 이상 늘어나는 30개 의과대학 전체가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인증평가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의사단체의 자체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23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소속 의대생들은 각 대학 총장을 상대로 법원에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시행 가처분 신청을 낸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체 조사한 30개 의과대학의 평가를 실시했다.

이들은 2019년부터 적용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ASK2019)를 적용해 각 대학의 교육 환경을 자체 조사했는데, 사실상 10% 이상 입학 정원을 증원한 30개 의대 모두 불인증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원 40명에서 2025학년도 200명으로 증원 예정인 충북의대는 10개 기준 미충족으로 의평원 평가인증에서 불인증 받을 것으로 예상됐고, 현 정원 40명에서 내년도 120명으로 증원 예정인 울산대는 토론식 강의실 부족 등으로 불인증이 예상된다.
 
메디게이트뉴스 재가공

현 정원 49명에서 100명으로 증원 예정인 가톨릭관동의대도 10개 기준 미충족이 예상되며, 현 49명에서 120명으로 증원되는 동국의대는 12개 기준 미충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평원은 9개 영역, 36개 부문, 총 92개 기본기준에 따라 각 의과대학의 교육 여건을 평가한다.

모의 평가에 따르면 각 의대는 학생 수가 늘어남에 따라 부족해지는 기숙사, 강의실 및 실습실, 임상실습 시설 등 부족으로 의평원의 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법 제5조 제1항 제1호와 고등교육법 제11조의2 제2항에 따라 의평원의 의학교육평가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불인증을 받을 경우 해당 의대는 정원 감축, 모집 정지는 학생의 의사국가고시 응시 불과와 더불어 2차 위반 시에는 해당 대학의 폐교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서남의대의 경우 의학교육평가인증을 받지 못해 서남의대 졸업자들의 의사 국가고시 응시 자격이 박탈되는 등 교육 파행으로 이어졌고,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은 2019학년도부터 전북대와 원광대에 분산 배치됐다.

앞서 의평원 역시 현 정부의 의대 증원은 의학교육평가인증 불인증 가능성이 높음을 지적한 바 있다. 

의평원은 "의대 입학정원 증원이 일시에 대규모로 이뤄진다면 의학교육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각 대학의 교육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발표된 정부의 증원과 배분안은 지난 수십 년간의 노력을 통해 이룩한 우리 의학교육을 퇴보시킬 것이며 이러한 교육을 받은 졸업생의 자질과 역량도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교육의 질 저하 가능성이 높음을 인정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서남의대 학생들은 오랜 기간 존폐 위기 속에 부시한 교육으로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야 했다. 서남의대 폐교는 당시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큰 피해를 입었고, 해당 학생들의 편입학 등으로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켰다"며 "부실 교육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대학 총장들은 하루빨리 의대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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