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프렉사 특허만료·약가인하 두고, 한미약품·명인제약 다른 결론 이유는?

투약 용법·용량 두고도 판단 엇갈릴 수 있어...다른 형태라도 특별한 차이 없다면 특허권 침해 인정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하나의 오리지널에서 나온 같은 제네릭 제품이라도 특허만료에 대한 책임이 없을 수 있으나, 오리지널 약가인하 등의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자이프렉사의 특허분쟁 사건 역시 제네릭을 만든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이 각각 책임 없음, 특허 및 약가인하 관련 손해 배상이라는 완전히 다른 소송 결과가 나왔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심화교육에 따르면, 이 같은 특허심판·소송 사례를 고려해 허특 연계 관련 품목허가 절차를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허심판은 산업재산권(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 출원의 거절, 등록의 무효, 취소, 정정, 권리범위 등에 관해 고도의 기술적 판단과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특허청 소속 특허심판원에서 시행하는 특별행정심판이다.

특허심판·소송의 종류는 ▲무효심판과 ▲권리범위 확인심판, ▲정정심판, ▲침해금지(예방) 소송 등으로 나뉜다.

특허권 침해나 손해배상사건은 지방법원 합의부, 특허법원(항소심), 대법원으로 이어지는 3심제로 운영하고 있다. 무효나 권리범위확인 사건은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대법원 등 3심제다.

오리지널 제약사에서 침해 행위에 대한 고의·과실, 인과관계 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제네릭 개발 전 특허 관련 사안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실제 일라이 릴리 자이프렉사정(올란자핀)의 경우 한미약품이 무효심판을 청구했을 때 특허 유효로 기각됐으나, 특허법원에 심결취소 소를 제기한 결과 특허무효 판정을 받았다. 이후 한미는 특허만료 시점보다 1년 앞서 품목허가를 취득했고 약가등재절차까지 완료했다. 문제는 제네릭 등재로 보건복지부가 자이프렉사정에 대해 약제상한금액의 20%를 인하하는 고시를 내렸다. 이에 대해 릴리 측은 상고를 제기했고 결국 대법원을 통해 원심 파기결정이 나면서 특허가 유효해졌다.

이후 릴리 측은 한미약품을 상대로 오리지널 약가인하와 특허권 침해 등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한미에 이어 명인제약도 후속품목을 발매했으며, 여기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한미와 명인의 명암이 엇갈렸다. 당시 대법원 측은 "보건복지부가 약가를 인하하고 한미가 제네릭을 판매한 것은 2심에서 특허 무효 판결을 받은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약가인하나 제네릭 출시는 한미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또한 "약가인하시 릴리 측이 집행정지 신청 등을 통해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이에 대해 방어하지 않았다"며 릴리 측에 관련 책임을 물었다. 반면 한미가 올란자정을 발매한 뒤 3개월 후 후속제품을 발매한 명인제약 측에는 고의과실을 인정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즉 제네릭 출시 전 제약사 특허팀이 장벽 특허를 조사한 후 어떤 전략으로 특허 도전을 시행할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식약처 측은 오리지널 제약사가 제네릭 출시 지연을 위해 미시적 개량에 관한 특허를 취득하는 에버그리닝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 약물 유형과 염, 용매화물, 결정형, 광학이성질체, 제형, PK파라미터, 제조방법, 용도 등도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과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유효성분, 치료효과, 용도 등이 동일한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네릭 개발시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 범위와 특허 서류 검토 기간에 따른 연장기간 등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스텔라스 솔리페나신(베시케어)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특허 만료 전에 나온 솔리페나신 퓨마르산염과 솔리페나신 타르타르산염 등이 약학적으로 허용 가능한 염 등에서 차이가 있으나, 인체에 흡수되는 유효성분의 약리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치료효과나 용도가 실질적으로 동일해 특허권 효력을 침해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사건에 대해 특허법원은 염변경제제, 복합제 등은 주성분이 달라 판매금지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특정 유효성분과 치료효과, 용도 등의 동일성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면서 결과가 달라진 것이다.

다파글리플로진(포시가) 사건 역시 용매화물수화물이냐 공결정이나 차이를 두고 다퉜으나, 사실상 약리작용을 발휘하는 데 공결정 형태가 영향을 줄 수 없어서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 범위가 인정됐다.

식약처 허가특허 담당자는 "소제기 기간 중인 빌다글립틴(가브스정) 소송 역시 특허심판원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 범위를 인정했다"면서 "허가 의약품의 안전성, 유효성 자료를 그대로 원용해 허가를 받았으며, 빌다글정의 구체적인 투여요법과 제2형 당뇨병이라는 치료용도와 효과 측면에서도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택발명에 관한 법리(신규성 판단 기준)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선택발명의 신규성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선행발명이 선택발명을 구성하는 하위개념을 구체적으로 개시하고 있어야 하며, 선행문헌의 기재 내용과 출원시의 기술상식에 기초해 선행문헌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선택발명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됐다.

다비가트란의 경우 선행발명에 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의 염이 상위개념으로 기재돼 있어 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의 메탄설포네이트를 선택발명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명세서에는 유기산 제형에 대한 효과로 위의 높은 pH에서도 균일한 생체 이용률이 나타난다는 것만 기재돼 있을 뿐, 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 메탄설포네이트에 관한 효과는 없어 진보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한편 식약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의약품 개발과 허가과정에서 특허 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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