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협회 "보건소, 본인부담금 면제·할인으로 환자 유인 지속"

1차 의료기관 경영타격, 폐업위기까지 몰려…보건소 불법행태 바로 잡아야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대한의원협회가 보건소의 진료비 면제·할인 등 약제비 대납 등의 불법행위를 비판하고 보건복지부에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의원협회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대부분의 보건소는 65세 이상 노인 환자의 진료비를 면제하거나 할인해주고 있다. 환자가 부담해야 할 약제비 일부를 조제한 원외약국에 대납해주는 곳도 많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의해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나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의원협회는 "보건소는 일선 의료기관의 본인부담금 면제나 할인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해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환자유인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어떤 법적 근거로 보건소에서 이와 같은 황당한 일을 하고 있는지 질의하는 민원신청을 보건복지부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의원협회가 자체 검토를 실시한 결과 보건소가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해주는 법적인 근거는 없었다. 의원협회는 "복지부는 '수수료와 진료비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는 지역보건법 제25조를 인용해 보건소에서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원협회는 "의료법에는 분명히 '환자의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개별적으로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사전승인을 받아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에만 본인부담금을 면제나 할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라며 "따라서 경제적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무조건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해주는 것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원협회는 "복지부가 의료법 하위법령이 아니라 지침만으로 지방자치단체 조례 규정의 의해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할 수 있도록 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했다. 2003년 6월 '경제적 사정 등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사전승인 기준'을 지침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또한 의원협회는 "해당 지침이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도록 명시한 의료법 제27조 제3항 예외조항의 취지와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의원협회는 "본인부담금을 할인하게 되면 보다 많은 환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고, 건강보험공단이나 의료급여기금으로부터 받게 되는 요양급여비용·의료급여비용이 증가하게 된다"며 "요양급여·의료급여에서 본인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할 때 환자를 많이 유치하 본인부담금을 할인해 발생하게 된 손해를 회복하고도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협회는 "의료기관을 관리·감독하는 보건소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본인부담금을 면제 또는 할인으로 건강보험재정이나 의료급여 기금재정의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며 "보건소의 본인부담금 면제·할인으로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은 경영상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협회는 65세 이상 노인환자들은 본인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보건소로 몰려가고 있는 반면 의원들은 갈수록 환자가 급감해 언제 폐업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결국 보건소가 의료시장 질서를 훼손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벌여 이와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의원협회는 "자신의 돈으로 의원을 차리고 운영하는 민간의원들은 이제 보건소와의 경쟁에 뒤쳐져 폐업의 위기에 처해있다. 보건소의 불법 환자유인행위로 일차의료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라며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보건소의 불공정한 불법 환자유인행위를 즉각적으로 중단하고, 일본 보건소처럼 방역과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 등 보건소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협회는 "보건소의 불법 환자유인행위에 대한 문제제기는 계속될 것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지역주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지자체장의 사전승인을 받아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해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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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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