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원격의료 해보니 대면진료 권하는 의사 13% 늘어…현장 의사들의 의견 중요

코로나 이후 원격의료 175배 증가, 해결할 과제도 산적…의사 참여 확대 위해 인센티브 등 확대 필요

한국원격의료학회 박현애 회장(서울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사진=비대면 의료서비스 적용 전략 포럼 실시간 생중계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향후 원격의료 확대 논의 과정에서 진료 공급자인 의료인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에서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가 확대되면서 원격의료를 기피하는 의사가 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격의료 확대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있지만 의사가 진료 제공의 당사자이고 비대면 진료 현장을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제도 개선을 의사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국원격의료학회 박현애 회장(서울대 간호학과 교수)은 6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주최한 '비대면 의료서비스 적용 전략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원격의료 175배 증가…정신과 50% 가장 많아

박 회장은 우선 코로나19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원격의료 사례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을 미국 맥킨지 보고서를 인용해 소개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환자 입장에서 대면진료의 70%가 취소되다 보니 의료기관 직접 방문을 대체하기 위해 50배에서 최대 175배까지 원격의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를 제공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57%가 원격의료를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호의적으로 바라봤고 64%는 원격의료 실시가 오히려 편하다고 답했다. 

과별 원격의료 비중을 보면 정신과가 50%로 가장 높고 약물 남용 치료가 30%로 그 뒤를 이었다. 안과는 2%로 가장 원격의료 활용도가 낮은 과 중 하나였다.  
 
전문과목별 원격의료 비중. 사진=맥킨지 원격의료 보고서

정부의 규제완화도 급물살을 탔다. 기존에 지역과 환자 등에 따라 국한됐던 기준이 대폭 넓어져 주 단위 경계없이 원격의료가 시행되는가 하면 메디케어 지불정책 변화로 제공자 보상도 확대되고 있다. 또한 대면 진료없이 규제약물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도 완화되는 추세다. 

박 회장은 "미국에선 코로나19 이전에 원격의료 관련 엄격한 비용 상한 규정이 있었고 농촌 등 정해진 지역과 장소에서만 원격의료를 할 수 있었다. 제공자 입장에서도 장비 등에 따라 청구자격이 제한됐지만 원격의료를 할 수 있는 범위가 대폭 늘어났다. 보험 적용이 109종에서 272개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코로나 유행이 급속도로 늘었던 2020년 4월 미국 의료보험청구 통계를 보면 원격의료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78배나 늘어난 것으로 알 수 있다. 현재는 그래프가 안정화 추세를 보이며 38배 정도 증가했다"며 "비대면진료 투자도 2019년 77억달러에서 2020년 146억달러로 2배 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편의성 증대·의사 참여 확대 등 과제도 남아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박 회장이 인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격의료는 앞으로도 굉장히 강력한 진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높은 환자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원격의료에 걸맞는 의료 제도와 시스템 변화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격의료 확대에 따른 고민거리도 많다. 한시적 확대가 아닌 일상적인 진료의 한 파트로 남기 위해선 의료 소비자와 제공자 모두가 일상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편의성 증대, 전문과 진료나 만성질환, 급성기치료 모델 등에 있어 체계적인 진료 체계가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편의성 증대를 위해선 가상진료와 일반진료의 트리아지 솔루션 통합이 이뤄져야 하고 통합적인 의료 서비스 유형 확대도 필요하다"며 "만성질환 등에서의 지속적인 원격 모니터링을 위해 비대면진료와 디지털치료제 통합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대면진료를 권장하는 의사의 수가 13%나 늘었다. 사진=맥킨지 원격의료 보고서

특히 박 회장은 원격의료 확대에 있어 다양한 이해당사자간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의사들이 원격의료에 대거 참여하고 시스템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

그는 "원격의료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선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데이터 흐름 통합이 향상돼야 하고 대면과 비대면 의료전달체계도 통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런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의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맥킨지가 세 차례 의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대면진료를 권장하는 의사의 수가 13%나 늘었다. 원격의료 확대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 자체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인센티브를 대폭 늘리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향후 원격의료에 적합한 임상적 세팅을 정할 때 의사들이 거버넌스 안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급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고 현장 상황에 맞는 정책이 나와야 원격의료가 나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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