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뇌전증 디지털치료제 개발 추진…엑스코프리와 반대로 국내 임상 먼저

뇌전증 발작 완전소실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제로' 가동, 시제품 CES 2023 출품해 수상

SK바이오팜 황선관 부사장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전용 디지털 치료제(DTx, 디지털치료기기) 개발에 나선다. 뇌전증 치료제(엑스코프리, 성분 세노바메이트)와 달리 디지털치료제는 국내에서 먼저 임상을 계획 중이다.

SK바이오팜 황선관 부사장(R&D혁신본부장)은 14일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 사전설명회에서 뇌전증 발작 빈도 감소와 예방, 관리가 가능한 5개 디지털치료제 디바이스와 어플리케이션(앱)을 소개하고, 향후 사업 로드맵과 비전을 밝혔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환자의 발작완전 소실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제로(Project ZERO)를 추진하고 있으며, ▲환자 뇌파와 심전도, 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발작 발생을 감지하는 AI(인공지능) 모델, ▲환자에게 발작 감지 알림을 제공하고 이력을 기록·분석해 질환 관리를 돕는 모바일 앱 등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SK바이오팜은 제로 글래스, 제로 와이어드, 제로 헤드밴드, 제로 이어버드, 제로 헤드셋 등 총 5종의 뇌전증 전용을 디바이스를 시제품 형태로 공개했으며, 이중 제로 글래스와 제로와이어드 등은 뛰어난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CES2023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들 제품은 외부 노출을 고려해 안경이나 헤어밴드 등의 디자인이 있으며, 집에 있을 때는 정확한 기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기, 수면 중에는 편하게 측정 가능한 기기 형태로 개발했고 추후 경량화, 소형화해 나갈 계획이다.

황선관 부사장은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디지털치료제들은 모두 제로 앱(어플리케이션)에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 데이터 분석도 가능하다"면서 "기존에는 환자가 직접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부정확했으나, 앱을 통해 뇌전증 관리의 핵심지표인 발작 빈도와 발작의 주요 트리거를 손쉽게 기록 가능하다. 정밀하게 리얼월드 데이터를 기록·분석할 수 있어 향후 발작 가능성을 예측, 관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디바이스센서, 애플리케이션, AI모델을 통해 예방·치료·관리라는 토탈 헬스케어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엑스코프리로 뇌전증을 치료만 가능했다면, 디지털치료제와 앱을 통해 발작 빈도 감소와 발생 예방 등을 모두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한 디바이스(제품)들은 엑스코프리 임상, 허가, 승인, 판매 조직을 활용,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치료용 의약품(DTx)으로 허가·출시를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미국 임상시험은 착수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엑스코프리는 미국에서 먼저 출시한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기존 신약 개발 대비 디지털치료제는 신속하게 임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만큼 최대한 빠르게 출품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치료제 출시에 따른 수익성은 충분할 것으로 봤다. 애보트 연속혈당측정기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어플리케이션을 근거로, 황 부사장은 "당뇨병환자의 가장 큰 문제는 저혈당이다. 해당 기기를 사용시 입원율을 67% 감소시켰고 이에 따른 매출도 매우 높다. 뇌전증도 발작이 가장 큰 문제인 만큼 환자 의료비 절감은 물론, 엑스코프리와의 시너지로 높은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 황선관 부사장

이미 화이자와 같은 다국적사들은 화학의약품, 바이오를 넘어 디지털로 가고 있으며, 다들 시작점에 있는 만큼 SK바이오팜이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SK바이오팜의 디지털 전환은 다국적사에서는 이미 대부분 추진하는 것이며, SK CNC, SK텔레콤 등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ICT 기술 융합으로 최초 디지털치료제 개발 제약기업에서 최고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 부사장은 "뇌파 빅데이터를 갖춘 곳은 없다. AI 개발을 통해 복약효과 분석, 최적 복용량 분석 등을 추진하고 새로운 복합신약, 디지털치료제를 만들어 추가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뇌전증 넘어서 ADHD, 우울증, 조현병, 알츠하이머 등 뇌신경계(CNS) 질환을 비롯해 항암 등의 분야에서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회사의 발전 뿐만 아니라 환자 의료비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치료제 자가 관리로 내원횟수 줄이고 복약순응도 높여 치료율 향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다. 

황 부사장은 "뇌전증 환자에게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더 나아가서 환자 중심의 의료생태계를 조성하고 환자 이동 절감에 따른 탄소배출 저감과 의료비 절감 등 ESG 경영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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