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를 위한 알기 쉬운 유전체의학 지상 특강①

[칼럼] 김경철 가정의학과 전문의

<1편> 성큼 다가온 미래의학

메디게이트뉴스에서는 유전체 의학을 이해하기 쉽도록,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유전학 박사인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김경철 본부장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1편>  미래의학이 다가오고 있다
<2편>  유전체 의학의 기초, 변이(variants)가 무엇인가?
<3편>  유전체 의학의 기초, NGS란 무엇인가?
<4편>  임상에 적용하기 (1) 질병예측 (Prediction)
<5편>  임상에 적용하기 (2) 맞춤치료 (Personalized)
<6편>  임상에 적용하기 (3) 정밀의료 (Precision)
<7편>  빅데이터와 AI 
<8편>  액체생검 
<9편>  영양과 유전, 영양유전체
<10편> 영양과 유전, 후성유전학 
<11편> 약물과 유전, 약물유전체
<12편> 유전의학의 발달과 윤리 문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식 기자]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성 된 이후, 불과 15여 년 만에 유전체 의학은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1-3). 그로 인해 개인의 유전적 소인에 맞춰 진단과 치료가 되는 맞춤 유전체의학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맞춤 의학(Personalized medicine)은 개인의 특성을 무시한 보건학적 통계에 근거한 표준 치료 방법과는 달리, 개인의 특성, 즉 가족력, 위험인자(risk factor), 개인 고유의 병력 등에 관한 지식과 함께 유전적 특성인 '유전자형(genotype)'과 '유전자 내 발현 프로파일(gene expression profile)' 등의 차이를 고려하는, 보다 세심한 치료 방법이라 할 수 있다4).

종전의 치료는 진료 방식이 표준화되고, 평균화된 치료 지침에 따라 환자를 맞추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그 결과, 똑같은 약물의 처방이 어떤 사람에겐 효과를 내지 못하고 어떤 사람에겐 너무 과한 효과를 내서 독이 되기도 했다. 개인 맞춤 의학은 환자 개인의 특성과 체질에 따라 진단하고 치료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이 있다. 이를 맞춤의료(tailored medicine)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은 환자의 질병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측하고 치료의 효율을 높이며 부작용을 최소화해 환자의 만족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회의료 비용을 효율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5).

현대의학의 또 다른 특징으로 치료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의 시대라고 부른다. 즉, 예방의학 (Preventive Medicine)은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소극적 예방의학과 예방접종 등 질병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능동적 예방의학으로 나뉜다. 나아가 미래의학은 예측 의학(Preventive Medicine)의 시대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개인에게 어떤 질병이 걸릴 것을 미리 예측하고 나아가 어느 시기에 걸릴 것인지를 알려줘 사람마다 다른 예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마치 내일 비가 올 확률을 미리 예측해 생활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려는 일기 예보와 같이 일생에서 질병이 발생할 확률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미래의학의 또 다른 형태로 참여의학(Participatory Medicine)이 있다. 이는 의료의 수혜자로만 여겨지던 환자가 의료의 공급자인 의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고 능동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개념이다. 미국의 대표적 유전체 서비스 회사인  '23앤드미(23&me)'는 개인의 질병 정보와 유전적인 정보를 빅데이터로 관리하는데, 해마다 추가되는 환자들의 개인 정보를 회사와 개인간 공유를 통해 업데이트 해 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의료 소비자는 자신의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자신의 정보를 능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며 미래의학에선 더 이상 병원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진료 형태가 주를 이룰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이 미래의학의 주된 이슈가 될 것이다. 정밀의학이란 맞춤의학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기존의 임상병리학에 분자 의학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유전, 환경, 생물학적 특성 등 환자 개인의 조건에 맞게 실시한다는 포괄적 개념이다. 이는 일부 진료 영역에 이미 도입돼 있으며, 특히 암 치료 부분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다. 1세대 항암치료 방식에 비견되는 2세대 유전체 기반의 표적치료로 이미 많은 암 치료 부분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이상에서 기술한대로, 현대 의학을 넘어 다가올 미래 의학을 5P의 의학시대라 부른다. 즉, 개인맞춤의학(Personalized Medicine), 예방의학(Preventive Medicine), 예측의학(Predictive Medicine), 참여의학(Participatory Medicine), 그리고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의 시대다. 5P를 통해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획기적인 진보를 이루고 나아가 질병을 극복함과 동시에 건강을 최적화 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본 칼럼을 통해, 학부 때 체계적으로 유전체의학을 배우지 못했고, 바쁜 임상 현장 가운데 최신 지식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쏟아지는 것이 두렵기만 한 임상의사들에게 최대한 알기 쉽게 유전체 의학의 개요와 임상에서의 적용점을 전달하고자 한다.

4차 산업의 시대, 의료 역시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이 때에 시대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새로운 지식을 적극적으로 공부하면서 임상에 적용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참고문헌]
1. The International HapMap Project. Nature. 2003
2. Stein LD. Human genome: end of the beginning. Nature. 2004 Oct
3. Evans WE, McLeod HL. Pharmacogenomics--drug disposition, drug targets, and side effects.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03
4. Abrahams E, Ginsburg GS, Silver M. The Personalized Medicine Coalition: goals and strategies. Am J Pharmacogenomics. 2005
5. Stallings SC, Huse D, Finkelstein SN, Crown WH, Witt WP, Maguire J, et al. A framework to evaluate the economic impact of pharmacogenomics. Pharmacogenomics.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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