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하기에는 수가가 낮아 걱정이고, 그렇다고 봉직의 자리도 많지 않은 것 같아 미래를 확실히 보장하지 못하는 것 같다."
모 대학병원 비뇨기과 전공의 2년차 A씨는 전공의들이 비뇨기과를 기피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공의들에게 인기가 높은 과들은 소위 말해 수익이 확실하게 보장되지만 비뇨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기피과로 전락한 비뇨기과의 2017년 전공의 모집 결과를 보면 50명 정원에 19명이 지원하는 참혹한 성적이었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에 따르면 2008년 전공의 지원율은 99.1%에 달했지만 2011년 54.9%, 2013년 39.7%, 2014년 25.3%로 추락을 거듭했다.
2015년 다각적인 노력으로 40.2%로 반짝 상승했지만 2016년 다시 29.3%로 떨어졌고, 2017년 38%를 기록했다.
올해는 전공의 정원을 77명에서 50명으로 줄여 모집했다는 점에서 38% 지원율은 더 참담하다.
비뇨기과학회는 전공의를 확보하기 위해 정원을 50명으로 대폭 줄이고, 수련환경을 개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결과는 이처럼 냉담했다.
빅5병원 중에서도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만 정원을 채웠을 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도 미달을 면치 못했다.
정책 지원 등 관심이 필요하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뇨기과학회 이사를 맡고 있는 모 대학병원 B교수는 학부에서부터 비뇨기과를 접할 기회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B교수는 "현재 의대 커리큘럼을 보면 과거처럼 모든 과목을 수업하지 않고 질병 중심으로 통합교육을 하기 때문에 비뇨기과를 공부하거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면서 "그만큼 비뇨기과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환기시켰다.
또한 의대 실습이나 인턴을 거치면서 비뇨기과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적거나 아예 없기도 해 비뇨기과에 대한 인식이 낮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와 함께 B교수는 "비뇨기과의 수가는 다른 임상과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낮아 전공의들이 어렵게 트레이닝을 받고도 수입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수가 가산 등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비인기과였던 영상의학과, 마취과, 재활의학과 등도 정부의 수가 인상정책으로 기피과를 탈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비뇨기과학회는 수가 정상화를 위해 모든 비뇨기과 수술과 처치, 전문의 검사행위를 30% 가산해 줄 것과 비뇨기과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급여기준 재정비, 체외충격파쇄석기 사용 시 비뇨기과 전문의 필수 고용 등의 개선책을 복지부에 요구하고 있다.
B교수는 "비뇨기과 전공의 미달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생명과 직결된 과가 아니라는 점,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받아주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정통령 과장은 "전공의 미달 등의 어려운 점은 이해하고 있지만 수가를 가산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면서 "사실상 모든 과에서 수가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적절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통령 과장은 "외과와 내과계열 상대가치점수를 개편하고, 이를 통해 과목간 수가 불균형을 해소할 방침"이라면서 "외과와 흉부외과 등에 지급하는 수가 가산으로 불거진 형평성 논란 또한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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