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키 한의사는 범죄자일 뿐이다"

왓슨 시대에 1800년대 논리로 치료하라니!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의협은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운동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협이자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범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은 30일 '자연치유의 허와 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최근 논란이 된 수두 파티와 아토피 피부염 방치 등의 유해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한림의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MMR(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공포감 조성으로 인해 유럽에서 실제로 홍역이 재유행한 사례가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 논란은 1998년 영국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가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논문을 Lancet에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MMR 백신 출시 이후 홍역에 걸리는 아동이 극적으로 감소해 이미 예방 효과를 입증했음에도 이 논문은 전 유럽에 백신 공포를 불러 일으켜 영국에서는 90% 이상이던 접종률이 80% 미만으로 급락했다. 

이후 백신과 자폐증 간에 연관성이 없다는 논문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2010년 데이터 조작 등 논문 작성 윤리 위반으로 게재가 철회됐지만 공포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2016년 조사에서도 유럽인의 40%가 여전히 백신에 대한 안전성이 의심된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잘못된 정보 하나가 공포감을 조성해 과거에 유행했던 감염병을 다시 유행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던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백신 접종 거부로 당장 문제가 생기지 않더라도 5~10년 안에 재유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수두의 경우 어렸을 때 대개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지만 2차 감염이나 합병증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고, 일부 예방접종을 하지 못하거나 효과가 낮은 아동의 보호 차원에서도 예방 접종은 필수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수두 파티에 무방비로 노출돼 합병증이 발생하면 누가 책임지느냐"면서 "미국 CDC도 홈페이지를 통해 수두에 노출되는 기회조차 만들지 말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

아토피피부염학회 안지영 홍보이사는 안아키에서 과학적 근거가 없이 시행한 아토피 치료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 이사는 "아토피는 원인이 불확실한 만큼 반드시 전문가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피부염 만의 문제가 아니라 천식, 비염, 대사성 질환, 심혈관계 질환도 동반할 수 있어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소아 아토피 환자를 내버려 뒀을 때 우울증, ADHD, 불안, 행동 장애, 자폐 등 신경정신장애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아토피 피부염은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후 꾸준한 피부관리와 적극적인 치료만이 악화를 막을 수 있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천의대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안아키는 위중한 범죄행위"라면서 "이익을 얻는 사람이 의료 소비자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엄 교수는 "왓슨을 도입해 빅데이터로 최적의 암 치료법을 찾는 시대에 백신 개발 이전의 1800년대 논리로 치료하는 꼴"이라면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표준화된 진단법과 치료법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안아키는 근거 자체가 없어 논평조차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이들이 설사할 때 숯가루를 먹이라는 처치법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 교수는 "소아는 주로 겨울에는 바이러스 질환에 의해, 여름에는 세균에 의한 식중독으로 설사를 한다"면서 "정확한 진단에 따라 치료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숯가루를 먹이라는 것은 의료인의 상식에 반하는 부분"이라면서 강력한 제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의학적 근거 없이 자연치유라는 말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행위는 의료라고 할 수 없다"면서 "아동학대와 인권침해에 해당하는 만큼 엄중하게 다스려야 한다"며 철저한 조사와 법적 조치를 요구했다.

#안아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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