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 파견 날벼락 맞은 군의관·공보의들 "병동·숙직실 쪽잠 자고 주 80시간 이상 근무 강요 당해"

"전공의 아니지만 전공의 업무하니 80시간 이상 일해라 강요…협의 과정에서 면책범위나 처우, 지침도 일방적 통보"

수련병원에 파견된 공중보건의들은 환자병동이나 숙직실 등에서 쪽잠을 자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오늘(11일)부터 4주간 20개 수련병원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158명을 파견했지만 파견 의료진들의 처우와 관련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수련병원에 파견된 공보의 A씨는 메디게이트뉴스를 통해 파견 현장의 실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했다. 

A씨는 "파견 의료진들이 낮병동, 숙직실 등에서 여러 명이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잠을 자고 있다"며 "공보의들은 전공의 신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도록 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련병원 업무가 미숙한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업무에 대한 면책 조항 등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이런 식으론 분명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많은 공보의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이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지침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공보의 파견 지침 등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현장 공보의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의회 이성환 회장은 "공보의라는 신분을 악용해 이용당하는 느낌이 많이 든다. 현재 이미 파견이 이뤄져 진료가 이뤄지고 있지만 면책범위나 처우 문제 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는 공보의들도 있고 책임소재나 처우 문제에 있어서도 정확한 지침 작성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지침을 만드는) 전반적인 협의 과정에서 공보의들의 참여가 제한되고 있다. 업무내용은 그냥 통보하겠다는 곳이 많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체 파견 군의관과 공보의 158명 중 절반이 넘는 92명이 전공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반의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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