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국립소록도병원 심각한 구인난
지난 14일 국립소록도병원의 심각한 구인난이 한 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498명의 환자가 입원하는 병원인데, 정규 의사가 정원 5명 중에 고작 2명뿐이라고 한다. 내과는 7년째, 안과, 이비인후과는 3년째 비어 있다. 4개월 전 섬을 지키던 외과 전문의마저 근무를 관두었다. 간호사 또한 57명 중 10명이 공석이고, 약사는 단 1명이 이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이 살인적인 근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의사의 경우 5차례나 모집 공고를 냈지만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군 복무를 대신하는 소수의 공중보건의들로 병원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구인난의 원인은 간단하다.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대우는 시원찮으며, 살인적인 근무 환경이 더해진다. 가족들까지 데리고 가서 근무할 이유가 없다. 이 문제는 소록도병원뿐만 아니다. 전국의 많은 농어촌 지역의 공공 의료기관들이 같은 이유로 심각한 구인난을 앓고 있다. 의사, 간호사 수는 계속 늘고 있음에도 구인난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구인난은 아직도 의료인들에 대해서만 유독 사명감, 헌신, 희생 등을 바라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명감, 헌신, 희생 등은 고귀한 가치다. 하지만 이런 가치를 스스로 실천할 수는 있어도 남에게 강요하거나 정책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다른 사람도 하기 싫은 것이다.
조금 더 현실적인 이유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서울 대형병원의 1인실에 입원하는 여유 있는 환자보다는 소록도의 환자들에게 내외과적 의료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지금 추진되고 있는 비정상적인 의료 정책들에 대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다.
다만 예전과는 다르게 구인난을 다루는 기사의 논조나 여론의 반응은 조금씩 현실적으로 변해 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더 확산되면 정부가 여론에 발맞춰 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지 일말의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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