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공짜’ 무분별한 급여화로 의료수요 폭발, 건강보험 예상 적자 3조…국민 부담 해결 묘수 있나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67화. 건강보험 적자 

모든 사람은 건강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또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돈으로 비교적 좋은 물건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것을 고르는 것이 당연하다.

이 전제들을 의료에 적용해 보자. 

검사를 공짜와 다름없는 헐값으로 해주거나, 비싼 병실을 싼 병실과 같은 값에 해준다면, 그 쪽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쏠릴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그 증가폭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기 마련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수요를 2006년 롯데월드가 무료 개방 행사를 했다가 경험했고, 2012년 빕스가 1만원 행사를 했다가 경험했고, 2013년 LG가 G2 무료 이벤트 행사를 했다가 경험했다. 모든 행사는 폭발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조기 종료되었고, 각종 사고가 속출하며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이벤트 주최 측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 졌다.

이는 의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2년 전 비급여 항목의 전면적인 급여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사람들이 검사와 치료를 공짜, 헐값이라고 인식하게 됐다. 그로 인해 앞서 여러 차례 다뤘던 것처럼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그리고 MRI 검사 폭증 등의 결과로 나타났다.

이 결과들이 모여 1분기 건강보험은 394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가 넘는 규모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총 3조 1636억원의 건강보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이 적자에 대해 모두 계획돼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아무 사고 없이 10년, 20년 뒤 국민들의 부담까지 해결할 묘수도 모두 계획되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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