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혈관외과 교수 사직 "전공의 뒤에 숨은 교수 부끄러워"

정부,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있어 합리적 결론 기대하기 어려워…"후배들에게 병원 돌아오라 말 못해"

경북대병원 혈관외과 윤우성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경북대학교가 현 의대 정원의 230%에 해당하는 증원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북대병원 혈관외과 윤우성 교수가 공개 사직했다.

4일 윤 교수는 사직의 글을 통해 대학 본부가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정부 정책을 수용하고, 의대 교수들도 전공의 뒤에 숨어 반대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현실이 부끄럽다며 교수직을 사임한다는 뜻을 밝혔다.

윤 교수는 "외과는 제가 전공의시절 아니 그 이전부터 항상 '지금이 바닥이다'라고 그랬는데 20년 지났는데도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외과가, 이식혈관외과가 필수과라면 현재 그 현장에 있는 우리가 도움이 안되고, 쓸데없는 정책이라고, 좋은 정책이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나쁜 정책이라고 말하는데 왜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는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결론과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윤 교수는 특히 "대학 본부에서 소위 학자라는 사람들이 본질과 현실파악에 대한 노력은 없고 해당 정책의 결과도 예측할 생각도 없이 해당 학과의 의견을 무시한채,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바라보고 정부 정책을 수용하며 이것 저것 요구하는 모습은 할말을 잃게 만들어 뭐라고 언급할 수도 없다"고 질타했다.

또 그는 "현 의료현실에 책임져야 할 정부 그리고 기성세대 의사들인 우리가 욕먹어야 할 것을 의사생활한지 얼마 되지않은 그리고 병원내에서 누구보다 고생하고 있는 전공의가 다 짊어지고 있는 이런 답답한 상황에 저는 제위치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 없다"며 "이러한 상태에서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그리고 후대 의대생에게 외과 전공의 하라고 자신있게 말을 못하겠다"고 고백했다.

그는 "전공의들은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싸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하고, 뒤에 숨어서 '반대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어떻게든 잘 해결되길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부끄럽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저는 이미 오래전 번아웃도 되었고, 매일매일 그만하고싶다 생각하며 살고 있는데, 도와주는건 없고 더 힘만 빠지게 한다"며 "전공의도 없고 학생도 없고, 오히려 교육대상이 없어 더 편해진건가요? 제겐 오히려 고마운일인지도 모르겠다"며 외과 교수직을 그만둔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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