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든 중소병원, 대형병원 분원‧인력수급 문제로 폐업 위기

11월 중 의료계-국회 여야 의원 주최로 대책 마련 위한 간담회 주최 예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병원의 현실을 알리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와 의료계 간 정책 간담회가 조만간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소병원의 경영난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최근 대한의사협회와 여야 국회의원 등을 중심으로 특단의 정책 대안을 간구하기 위한 토론회가 내부적으로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의협 중소병원정책개선특별위원회와 대한지역병원협의회가 주도적으로 간담회를 추진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국회의원이 함께 참여하는 국회 토론회가 11월 중으로 열리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실제로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중소병원이 느끼고 있는 어려움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1년 상반기 의료기관 종별 총진료비 점유율은 상급종합병원이 22.1%→23.7%으로 1.6%p 증가한 반면, 병원급은 12.5%에서 11.2%로 1%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폐업률이다. 코로나 19 시기 타 종별에 비해 중소병원의 폐업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소병원은 119개 개설되고 93개 폐업해 개설대비 폐업률이 78%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엔 45개 중소병원이 개설되고 150개 병원이 문을 닫았다. 이는 개설 대비 폐업률로 따지만 333%에 육박하는 수치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어려움이 코로나19의 장기화와 더불어 대형병원들의 수도권 분원설립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최근 의료세탁물 관리규칙이 개정되면서 중소병원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견해다.
 
의료계 관계자는 "대학병원 분원이 설립되는 지역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이미 주변에 많은 중소병원과 종합병원이 있다. 대학병원 분원으로 인해 지역 경증환자 진료에 대한 과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결국 1~2차 의료가 파산하게 되는 비정상적인 의료전달체계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학병원 상당수가 비용이 적게 드는 전공의 인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분원의 매출 증가를 위해 불법의료인력 채용을 늘리게 될 것"이라며 "병원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의료진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면서 의사가 부족한 것 같은 통계의 왜곡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세탁물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그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영국 보건부 등에 따르면 가정용 세탁과 산업용 세탁은 크게 차이가 없다. 이번 개정된 의료인 근무복의 개인세탁 금지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세탁물 처리시설과 장비 기준에 종별, 병상별 차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위탁 세탁비용, 세탁 작업장 설치비, 근무복의 추가 구매에 대한 비용보상도 이뤄져야 하고 일회용 근무복에 대한 수가 신설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간호사 인력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병협 관계자는 "중소병원의 간호 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간호와 방역 관련 업무가 늘어 간호 인력 수급에 더 어려움이 늘고 있다"며 "파견 간호사에 대한 수요 확대와 반대로 중소병원에선 사직을 원하는 간호사가 늘면서 정부 대책이 시급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파견 간호사와의 차별문제도 중소병원 인력난의 큰 어려움으로 지적된다. 보건의료노조와 대한간호협회 등에 따르면 정부에서 각 전담병원에 파견한 간호 의료인력이 기존 인력에 비해 3~4배 이상 큰 보상액을 지급받고 있어 중소병원 현장의 인력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이 중소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라고 밝힌 한 청와대 청원인은 최근 청원 게시글을 통해 "파견 간호사들은 주사 처치와 수액 주입 속도 조절 등 기본적인 업무조차 불가능한 인력이 다수이지만 기존 간호사들에 비해 훨씬 많은 금액을 받고 있어 기존 간호사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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