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최초 정밀의료 프로젝트, 영국 '10만 게놈 프로젝트' 의미

[칼럼] 테라젠이텍스 김태형 이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김태형 칼럼니스트] 8월 31일 울산 유니스트(UNIST)에 있었던 게놈 엑스포 2018에 참석해 영국의 10만 게놈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팀 허바드(Tim Hubbard)의 강연을 듣고 이 내용을 정리했다.
 
영국은 2012년 캐머런 수상이 10만 게놈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많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연구에 머물던 유전체 해독 기술을 임상으로 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희귀 질환 환자는 질환자와 부모까지 세 개의 유전체, 암환자의 경우는 환자 유래 정상·종양 조직에 대해 두 개의 유전체를 30X 전장 유전체 해독(WGS)을 진행하고 있다. 목표하는 10만 유전체 생산을 위해 현재 9만 7166건(암환자 2만 4552건 및 희귀 질환 환자 7만 2644건)의 검체가 모였고, 7만 5552건의 유전체가 생산이 완료됐으며 매달 4450건 이상의 유전체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즈까지 포함해 영국 전역에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의 13개 유전체 의학 센터(Genomic Mdicine Centeres)를 두고 참여자 모집과 임상 정보 수집 및 결과에 따른 진료까지 진행하는 10만 게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리더들은 참여하는 국민들의 경험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 국가 주도하에 프로젝트가 진행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심에서는 국가나 연구자가 있는 것이 아닌, 이 프로젝트에 자신의 유전체와 임상정보를 제공하는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국가 참여자 패널(National participant panel)'을 구성해 참여자들이 관심 가지는 그 가치에 큰 비중을 두고 진행하고 있다고 팀 허바드는 말했다.
 
그래서 참여자들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고 피드백을 하면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사진: 8월 31일 유니스트에서 진행된 게놈 엑스포 2018에서 강연하는 팀 허바드(Tim Hubbard)
 
영국 10만 게놈의 미션
▲영국 국민들의 건강 개선을 위한 목적
▲대규모 유전체 의학 연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목적
▲미래의 정밀 의료 산업을 선도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리딩 하기 위한 목적
▲미래 영국의 정밀 의료 사업을 위한 트레이닝된 인력 배출 및 유전체 의학을 수행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목적

특히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가 있는 1만 170 가족에게는 유전체 분석 결과를 제공했으며 이를 통해 현재 임상적으로 치료가 가능하거나 도움이 되는 환자 가족을 20~25% 찾았다고 한다.
 
그중에 팀 허바드가 소개한 몇 가지 실사례를 들어 보겠다.
 
기존의 진단 방법으로는 찾지 못했던 원인불명의 희귀 질환(간질증상 및 발달지연)을 앓고 있는 4살짜리 아이 가족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임상 결과를 전달했다. 이 경우 양쪽 부모에게는 발견되지 않는 GLUT1 유전자에 변이(de novo variant)가 아이에게만 생겨 발생한 질환으로 보고 있다. 원인을 알게 됨으로 인해 맞춤 치료가 가능해져 탄수화물 제한한 키토제닉 식이요법(Ketogenic Diet)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가 있었다고 한다.
 
참여자 가족 중 수두로 생명을 위협받는 10살짜리 소녀를 둔 가족의 경우 이전에 특이한 감염을 겪었는데 이때 이후부터 지금까지 기존의 검사 방법으로는 그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이번에 10만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해 그 원인이 감염의 원인이 아니라 CTSP1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해 생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골수이식을 계획하고 있으며 소녀의 형제·자매가 이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지 않다는 점까지 확인했다.
 
이번에 발견된 CTSP1 유전자 변이는 면역학자들이나 감염학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었다고 한다. 지금은 더 많은 아이들에게서 이 유전자 변이를 발견하고 있으며 임상적 치료를 통해 그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고 이 유전자 변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 방법을 찾아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원인 불명의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가 있는 수천 명의 가족에게서 발견되는 희귀 질환의 유전자 변이의 기능을 모르는 경우 지놈 잉글랜드와 국제 마우스 표현형 컨소시엄(International Mouse Phenotyping Consrotium)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는 하웰 의학연구소(MRC Harwell)가 협력해 250여 가지 CRISPR-Cas9 마우스 모델을 만들어 유전자 변이의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암환자는 폐암,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대장암을 대상으로 시작해 다양한 암종으로 확대, 환자의 60% 정도에서 임상적 치료 가능한 유전자(actionable gene)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기존 NHS에서는 암 유전체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암 유전체 기반의 레포팅 시스템을 구축할 수가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유전질환 또는 암질환 10만 유전체의 결과 해석을 더욱더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놈 잉글랜드는 '지놈 잉글랜드 임상 해석 파트너(GeCIP: Genomics England Clinical Interpretation Partnership)'를 결성해 유전체 센터에서 생성돼 나오는 환자 유래의 전장 유전체 해독 데이터 중 BAM/VCF 파일들을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제공/협력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까지 GeCIP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멤버로는 2500명의 연구자들이 있으며 24개 국가 300개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자나 연구기관과의 파트너십 이외에도 다양한 유전체 분석 및 제약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일루미나로부터 730억 원 정도의 투자를 유치했고, 5개 유전체 기업으로부터 자신들의 유전체 분석 파이프라인과 해석 툴들을 기부받기도 했다. 또한 13개 글로벌 제약사(애브비, 알랙시온,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젠, 디멘션 쎄라퓨틱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헤로믹스, 로슈, 다케다, 버지, 베링거인겔하임, 등)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사업화를 위해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 NHS는 이 10만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를 위한 연구를 한 것이 아니라 임상에 실용화될 수 있는 경험과 파이프라인과 툴들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10만 명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서비스가 가능해졌으며, 다양한 바이오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신속하게 다양한 진단 기술과 신약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또 개인정보 및 유전체·임상 정보를 생산, 보관, 분석 및 배포하면서 발생되는 다양한 보안이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들을 찾게 되었다고 했다.
 
이에 자신감이 붙은 영국 NHS는 2018년 10월 1일부터 전 국민 대상으로 특정 적응증에 한해 전장 유전체 해독(WGS)을 루틴 검사로 수행하는 것을 결정했다.
 
미래 정밀 의료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 NHS는 세금을 내고 이 프로젝트를 지원해준 영국 국민들에 그 혜택을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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